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현대의 지성 111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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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놀라운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16세기에 평범하게 살았던 한 방앗간 주인의 삶을 다루지만 훨씬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방앗간 주인은 물론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지금식으로 말하자면 말을 함부러 하는 사람이엇던 셈입니다. 성직자의 부정축재를 비난하고,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궁극적으로 무엇이 다른가라고 묻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는 그의 그런 조심스럽지 않은 언행으로 인해 결국 파면을 당하고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그 시절에 상류문화와 괴리된 민중문화에서도 당시 첨단을 달리던 지식인들의 문화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주장한 내용들은 단순히 무식한 방앗간 주인이 거짓말처럼 지어낸 것이라고 하기엔 상상력의 범위가 너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 당시에 지식인 사회와 동떨어진 일반 기층민들의 문화에서도 지배적 문화와는 다른 독자적인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몇 몇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역사가 아니라, 실제의 삶에 관한 역사이고 미시사의 장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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