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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게으름뱅이
외르크 페터 슈뢰더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은 것을 참고, 자기 희생을 끊임없이 치루어서 더 많은 것을 이룩하는 것이 오늘날 성공한 사람의 전형인 듯하다. 나도 그런 삶에 자꾸 끌려가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사회가 가진 흡인력은 너무나 강해서, 그런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김없이 게으름뱅이로 치부되고 만다.
게으름뱅이. 이 말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이 단어는 가치지향적인 의미를 지닌다. 사회부적응자라는 의미, 혹은 기생적인 존재라는 경멸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게으름이라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게으름이라는 가치를 가진 단어보다는 새로운 개념인 느림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 생겨난다.
얼마 전부터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느림’은 다순한 동작의 느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우치고 사람답게 살기위한 여유를 갖는 인간의 존엄성의 복귀를 추구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 책도 행복한 게으름을 주장하는 것일게다. 게으름이라는 낙인찍힌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게으름이란 단어로 우리를 옥죄던 사회에 대한 조롱을 하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