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잇다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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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자음과 모음 출판사 서평단 도서. 책 소개의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라는 대목에서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완독을 했던 도서 ‘아버지’. 또 남자로서 어머니보다 마음속으로 더 공감하게 되는 이름, 아버지. 게다가 저자가 나랑 동갑이더라^^;



▶ 도서정보

- 저  자 : 소재원
- 제  목 : 기억을 잇다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17.05.29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6.16





▶ 총 평 점(한줄평)
9.2점 / 작정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 점이 거북할 만도 한데. '아버지'이기 때문인 걸까. 그저 담담히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그 어떤 질병보다 무서운. 기억을 잃는다는 것을, 그 허탈함을.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나쁜 놈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래... 나도... 다르지 않다...
 
조금씩 모습이 달라질지라도. 결국 우리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 속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으려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찾을 필요도 없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우리의 시간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는 이들의 기억. 그 수만큼. '기억을 잇다'가 이 땅 위를 떠다닌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9점 / 아버지와 아들. 아들은 또다시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다. 그 아버지들을 그린다는 것은 그 인물 자체를 바라볼 기회 자체를 뺏어가곤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다. 그저 난 '아버지'라는 단어를 보고 있다.
 
- 소    재 : 8점 / 가족 소재의 이야기는 많이 있었다. '아버지'라는 소재 또한 많이도 있었다. 드라마, 영화, 소설 등등.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 구    성 : 10점 / 아버지와 아들은 각자의 아버지와 아들을 떠올린다. 연결된 고리를 물고 이야기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다른 그림을 그린다. 묘하게 평행선으로 달리던 둘이 만나는 구성. 답답하면서도 매우 좋았다. 중간에 들어가는 편지 형식까지도.
 
- 가 독 성 : 10점 / 국내 소설을 읽은 지가 언제였던가. 번역이 아닌, 우리글로 쓰인 글을 읽는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구성도 그렇고, 글의 호흡도 편안하다.
 
- 재    미 : 9점 / 웃게 만드는 내용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재미라는 항목에 점수를 적어 넣기가 조금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의    미 : 9점 / 이 이야기는 진행되는 내내 하나의 사실을 말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 또한 그것을 어렴풋이 깨달았었기에. 공감하고,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 





 ▶ 책 속의 한 줄
[p10 중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칠십이 년 동안 다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건만 자신의 인생 모두를 정리하는 데 고작 일주일이 걸렸다.




[p69 중에서]
"그럼 아저씨의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나도...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p96 중에서]
"아픔은 간직되는데 행복은 왜 간직할 수 없을까? 우리 아버지와 많은 추억을 만들었는데 나는 기억하지 못하고 살았던 걸까?"




[p188 중에서]
그랬다. 술 먹을 돈은 있으면서 정작 아버지께는 파스 한 장 사다 드리지 않았다. 어머니 병원비는 보태주지 않았으면서 자식들 학원은 열성을 다해 보냈다. 자식들 대학 등록금은 어떻게 해서든 마련했으면서 비가 새는 아버지 집 보수공사할 돈은 없었다. 친구들과 떠들며 술 한잔 기울일 돈은 있으면서 아버지에게 친구들과 약주하라고 돈을 보내 본 기억은 가물가물했다.




[p221 중에서]
"시원하구려. 자식 놈들은 젊은 놈들이 왜 그리 안마를 못하는지 모르것소."
할아버지가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아픈지 몰라서 그럴게요. 아마 지들도 아프면 안마를 잘할 수 있겠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우리는 서로 잘 알지 않소. 그러니 어떻게 주무르면 시원한지도 잘 알고 있지 않소."




▶ 독서일지

[17.06.16 / p7-277(완)]
이건 반칙이잖아. 처음부터 훅 하고 들어온다. / 헉. 사실 엄청나게 힌트를 주고 있었는데. 바보같이 뒤늦게 연결된 고리를 발견한다. / 의도적으로 하는 질문들인데도 매번 쿵 하고 내려앉는다. / 돌고 도는 게 인생이라지만, 많이 슬프다. 누가 읽느냐에 따라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지만 나에게만큼은 이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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