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 꽃잎보다 붉던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1

은교 작가 박범신. 단 한권도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던 중. 인터파크 도서 소개 페이지에서 만난 ‘당신’.


2


[16.02.03 / p5~90]

현실에서 시작한 이야기. 맨 처음 장면은 뭔가 공포영화 같았는데... 이내 촉촉하게 변한다. 현실의 이야기만으로도 짐작되는 지난 시간이 벌써 아프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 / 우리 말로 쓰여진 소설을 오랜만에 읽는 느낌. 실제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번역과는 다른 그 생생한 단어들이 너무도 반갑다.


[p44 중에서]

너는 네 인생을 살아. 나에게 묻은 얼룩을 네가 물려받을 필요는 없어.


[16.02.04 / p91~177]

이야기를 들을수록... 지레 짐작했던 것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 일들 속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좁은 길 아래 절벽. 그 길을 걷는 그들을 보며 짐작을 했음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p128 중에서]

그는 평생 동안 나에게 당신의 본심을 감추면서 살아왔다. 울어야 할 때 그는 웃었고, 화가 날 때 그는 침묵했으며, 욕망이 생길 때 그는 그것으로부터 도망쳤다. 치매에 걸린 몇 년 동안의 발작적인 행동이 아니었으면 죽을 때까지 나는 알지 못했을 꼭꼭 숨겨온 감정들이었다. 그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그의 뇌를 옥죄고 갉아먹고 쭈그러뜨려 왔다는 걸 나는 이제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는 놀라운 인내로 한사코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자신의 원망과 분노를 다잡으면서 살아왔다. 어혈이 고여 속병이 되고 속병이 자연히 우울을 불러온 것이었다.


[16.02.05 / p178~377(완)]

선인도 악인도 없다. 담담히 토해내는 그녀의 이야기에 모두가 안타까움. / 꽤 오랜시간. 누군가를 진심으로 부러워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주호백. 그가 부럽다. 그처럼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부러운 마음. / 참 나쁜 년인데. 이상하게 또 공감. / 울컥하는 마음을 다잡았지만, 결국 에필로그에서 터지고 만다. 구성에 대한 이해. 최백호의 ‘길 위에서’가 아직도 귓가에 선명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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