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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 걷지 않는 인간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
이케다 미쓰후미 지음, 하진수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제공
p.91 하지만 우리 몸은 원래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이토록 장시간 앉아 있기 위한 생물적 진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생물적 진화는 수천~수백만 년 단위로 일어나므로, 새로운 방향의 진화가 그리 간단히 이루어지길 기대할 수 없다.
이족보행을 하는 동물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현대인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 학생이나 사무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일어났을 때 허리나 다리가 뻐근하고 아파 오는 감각을 누구나 느껴 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산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하루 중 사무실에 있는 시간과 서재에 있는 시간을 합치면 나 역시도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10시간은 될 것 같았다. 『걷는다』를 읽으면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는 게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또 체계적으로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낱낱이 알게 된다.
책을 읽기 전에도 당연히 걸으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실제로 걷기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정리된 결과들을 보고 있자니 꽤 놀라웠다. 혈당과 혈압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암과 심장병, 뇌졸중 등의 위험도 감소하며, 심지어는 불면증과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걷기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을 많이 한 날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유산소나 워킹을 미루곤 했는데, 그런 날마다 어쩐지 더 잠들기 힘들었던 게 머리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몸을 움직이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295 이제 인류는 물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거의 다 손에 넣었다고 봐도 좋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육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의식하지 못하게 한다. 무엇보다, 머리와 손만 사용하면 되는 도시 생활은 오감을 구사하는 일의 중요성도 잊게 한다.
『걷는다』는 단순히 걸으면 좋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걷는 데에 가장 중요한 신발과 걸을 수 있는 거리에 대해서도 꽤 체계적인 주장이 실려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은 독자들을 혼내지 않는다. 건강을 위해 산책이나 러닝을 시도하려 정보를 찾아보다가, 집 근처에 잘 깔린 산책로와 커다란 공원이 있고 워킹화에 큰돈을 쓰는 인플루언서들이 사람들이 게을러서 걷지 않는다! 걷는 데는 돈도 들지 않는다! 라고 꾸짖는 컨텐츠를 마주쳐 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걷는다』에서는 대중교통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 치안이 좋은지에 따라 도시의 걷기 친화성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활동 수준이 낮은 것이 여성들이 운동을 덜 선호하거나 더 게을러서가 아니라, 도시의 걷기 친화성이 낮기 때문이라고도 꼬집었다. 평생 하이힐을 신어 본 적이 없을 저자가 앞부분이 뾰족한 여성 구두의 해로움을 알고 있다는 것도 꽤 놀라웠다. 정말로 걷는 일과 신발에 대해 많은 것을 조사하고 겪으며 쓴 책이라는 게 느껴졌고, 읽을수록 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높아져 이 정도 취재력을 가진 사람의 저서라면 얼마든지 믿고 읽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겸사겸사 많이 걸었다. 평소라면 서재에서 보냈을 시간에 책을 들고 근처 카페로 가기도 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가을을 구경할 겸 공원에 가기도 했다. 우리는 헬스장에 가고 영양제를 사서 먹는 일에는 돈과 시간을 기꺼이 들이면서, 인간이라는 동물의 가장 기본 요소인 걷는 것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신발부터 산책로까지 다시 꼼꼼히 점검해, 내 몸을 위한 시간을 내서 걷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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