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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 외 지음 / 이월오일 / 2025년 8월
평점 :
달라도 너무 다른 일곱 언니들의 단짠단짠 이야기
그런 날이 있다. 누군가 툭 하고 건드리면 바로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날. 깜깜한 터널 같던 고시 생활, 몸과 마음은
이미 너무 지쳐 여기가 한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넓은 세상에 비춰보면 고민은 작아진다.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넓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까먹는다. 늘 하늘 아래
있지만, 그 하늘을 똑바로 쳐다본 날은 많지 않듯이.
인생은 달콤함, 행복이 거장한 것일까? 누군가와 함께하는
보통날의 행복을 느끼는 것, 평범한 하루하루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행복 아닐까.
마침표를 찍기 전까지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사랑했던 것을 떠나보내고 완전히 이별하고 나서야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벽에 붙은 메모지들도 바람에 살랑거렸다. 눈물 젓은 빵
대신 나를 버티게 해 준 빗물 젖은 메모지. 얼룩진 벽에
덕지덕지 묻어 있던 나의 행복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걱정으로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이 여행에, 더 나아가 우리의 인생에 사랑하는 이가
있고 그의 밥 위에 고기 한 점 얹어줄 수 있다면 좀 더 힘을
내어볼 만하지 않은가.
처음으로 내 폐허의 문을 열고 먼지 쌓인 공간에서 우두커니
지켜봐 주던 그를 내쫓아 버렸다. 이별했다. 어쩌면 이별하고
싶지 않았는지 모른다. 내 어둠의 끝을 그가 본다면 숨어
버릴까 봐 내가 먼저 도망쳤는지도 모른다.
울음은 카타르시스고 위로고 용서였다. 지금껏 잘 살아온
나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나는 나를 용서했고, 나와
화해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허용해 줬다.
'나 지금 버티고 있는 거구나.'
그제야 깨달았다. 무기력과 번아웃은 단순히 마음의 병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찾아오는 깊은
공허였다. 그 공허를 메운 것은 다름 아닌 '할 일'이었다.
작은 성취, 작은 변화들이 쌓이며 나는 다시 나 자신을
찾아갔다.
삶이 다시 나를 흔들었지만 이번엔 무너지지 않았다.
천천히 일어나 조심스럽게 새로운 걸음을 내디딘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므로.
고요한 마음으로 오직 나만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 아무도 재촉하는 법 없고, 틀렸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재료가 없으면 없는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나름 수습해 가며 완성한다. 먹기 싫은 재료는 과감히
빼버리고, 좋아하는 건 많이 손질한다. 이렇게 편파적이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 작은 도마 위가 참 좋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iworoil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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