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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평점 :
함께하는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카,
세계를 이끄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누구에게나 <네메시스>라고 부를 만한 분신이
한 명씩 있다. 이 사람은 영혼의 형제가 아니라
영혼의 적이다. 둘은 만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보고
상대를 파괴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야.
지금 내 앞에 있는 어른은 어차피 나는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는 다 안다고 생각할 테니까.
동류 인간들의 호들갑과 소란스러움은 참아 내기
힘들어.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 치고 해보라지.
난 혼자 조용히 있는 게 좋아.
저런 멍청이들의 존재를 <견딜 수가 없어>.
아빠도 너랑 똑같아, 니키. 아빠 역시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늘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져. 북적북적한 게 좋아. 그리고
이 애긴 너한테 처음 하는 건데, 지금까지
아빠가 이룬 모든 것은 개인주의를 배척하고
집단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어.
고립된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보다, 함께하는
집단의 숫자에서 나오는 힘을 믿어야 한단다.
둘 이상 모이는 순간 사람들은 바보가 돼요.
그 집단의 어리석음을 못 참겠어요.
숨이 막혀요.
니콜이 들고 온 토끼 인형을 바다 쪽으로 힘껏
던진다. 개가 벌떡 일어나 절벽을 향해 뛰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니콜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울타리 밖으로 나온 양들이 개를 뒤따라 사라진다.
암석 해안이 일순간에 짐승들의 사체로 뒤덮인다.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걸 알아야지.
사소한 행동이 막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많은 사람이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래.
세상은 본래 모순 투성이야. 가난한 사람들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건 아이러니하게도
부자들이지. 과거 로베스파에르나 레닌 같은
위대한 혁명가들, 그리고 오늘날 마오쩌둥이나
피델 카스트로 같은 혁명 지도자를은 모두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어. 하지만 그들은 피착취 계급을
단결시켜 착취 계급을 굴복시키게 만들었지.
너도 봤지, 모니카. 창의력과 독창성을 지닌 인물
하나가 국제 지정학 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거
말이야.
기도가 막히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도 당혹감이나
공포, 분노 같은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니콜은 생각한다.
은회색 눈동자가 거울처럼 맑은 아이야.
이왕 죽을 바에 이런 완전무결한 미모의 소유자에게
죽는 게 낫겠지.
장난 테러 협박 때문에 엄마가 죽었어.
엄마가 그들의 발메 밟혀 죽었어.
엄마를 타고 넘고 밟고 간 사람들··· 그리고 가짜
폭탄 테러 협박한 그놈. 모니카가 길에 우뚝
멈춰 선다.
열여덟 살에 벌써 양도 사람도 죽여 봤다는
생각이 들자 니콜이 뿌듯한 표정이 되어
가느다란 한숨을 내뱉는다. 마치 양 떼를
이끄는 목동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도망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야. 그 근원에서
부터 매듭을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어.
그 여성이 독창적인 테러 전술을 제안했어요.
상대의 허를 찔러 테러인지조차 모르게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모니카는 집단적 공격성과 어리석음이 만들어
낸 종말론적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무력감과 함께 분노를 느낀다.
니콜이 이 장면을 지켜보며 눈을 감는다.
놈에게 남아 있는 생명의 기운을 빨아들이기라도
하듯 숨을 깊이 들이쉰다. 누군가의 생명을 거두는
순간 묘한 쾌감이 느끼는 이유는 뭘까.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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