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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구리하라 유이치로 엮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2월
평점 :
하루키 작품에서 음악이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요소라는 것, 보기에 따라서는 소설의 본질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악을 정리하고, 그 음악을 해설하면서
하루키 작품에서의 의미나 역할, 작가와의 연결
고리를 알아보려는 기획에서 시작된 약간은
특이한 음악 가이드다.
[댄스 댄스 댄스]는 작가의 초기 3부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73년의 핀볼],
[양을 둘러싼 모험]의 속편에 해당한다.
1960년대적 가치관이란, 밥 딜런이나 비치
보이스, 도어스나 비틀스와 같은 하루키의
아이돌이 불러일으킨 가치관을 뜻하며, 초기
3부작은 어떤 의미로는 그들에 의해 체현된
1960년대적 가치관이 마모되어 가는 프로세스를
그린 작품군으로 볼 수 있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 갈 곳 잃고 방황하는 '나'에게
양사나이는 이렇게 충고한다.
"춤춰."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풀사이드]는 서른다섯 살이
되어 인생의 절반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 나이 치고는 충분할 정도로 성공해서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그'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Goodnight Saigon>
에 눈물짓는다. 하지만 " 왜 자신이 울고 있는지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바로 전에는 <Allentown>이
흐르고 있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에서는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가 옛 친구 아오와
만났는데, 아오의 휴대폰 벨소리가<Viva Las Vegas>
였다. 그는 이 곡의 매력에 대해서 "뭔가 의외성 이랄까,
신기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 있어,
사람을 무심코 미소 짓게 만든다고나 할까"라고 말한다.
<Norwegian Wood>는 존 레논이 애인과의 정사를
아내 신시아에게 들키지 않게 은유적으로, 묘사한
곡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노르웨이의 숲]에서는,
제목으로 인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작중에서 테마곡의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등장 방식은 상당히 독특하다.
주인공인 '나'가 원곡을 듣는 장면은 소설 속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심하게 동요하며 '내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잃어버린 많은 것'을 떠올린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불합리한
일들이 계속되어 불평이라도 하고 싶을 '나'의
마음을 렌터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밥 딜런의
<Positively 4th Street>가 대변하는 듯이 보인다.
하루키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다 그려내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변이 카프카]의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는 언젠가
문득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곡으로 크림의
<Crossroads>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는다.
경찰 기동대가 대학에 진입했을 때, "비발디의
<조화의 환상>이 최대 볼륨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묘사, 아무도 없는 바리케이드 안에서
비발디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는 비현실적인 광경이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시적 정서가 담겨 있다.
[1Q84]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음악은 현실과
다른 세계, 때로는 두 사람의 주인공을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 서두에서 꽉 막힌 도로의 택시 안에 이 음악이 울려
퍼질 때, 그것은 주인공이 다른 세계의 문에 손을 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모자르트의 <돈 조반니>를 메인 모티브로 삼아 쓴
[기사단장 죽이기]인데, 작품 안에 등장하는 음악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다.
첫 등장은 '나'가 '멘시키'를 위해 초상화를 그리는 장면.
멘시키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들을 음악으로 숄티가
지휘한 <장미의 기사>를 요청한다. 그 뒤로 그 음반은
'나'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이 된다.
하루키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엿보면 엿볼수록
우리는 어떠한 무력감에 사로잡히고 만다.
'앙금'이란 바로 그 무력감을 가르킨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mytomobook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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