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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 당신이 알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
안준형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11월
평점 :
NO EXIT, 출구 없는 미로.
NOW EXIT, 출구는 있다.
나는 구조자의 심정으로 마약 투약자들을 본다.
사실은 당신들도 살고 싶을 것이라는 마음에 공감
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은 변호한다.
형사 변호인으로서 겪어온 일들을 바탕으로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세상 사람 누구라도 자기 뜻과는
무관하게 죄를 저지르거나 연루될 수 있다. 그럴 때
아무도 나의 사정과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너무
억울하고 슬픈 일이 아닐까.
"우리 애가 대체 무슨 마약을 한 건가요?"
"아이가 감옥에 가면 저희가 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님은 자식을 원망해야 하는지, 가여워해야 하는지,
지지해야 하는지, 질책해야 하는지, 너그러워야 하는지,
무서워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혼란스러워했다.
구치소는 범죄를 가르치는, 수위 '학교'가 된다.
그러나 마약 사범을 일반 수용자와 함께 수용할 때
발생할 부작용 역시 분명하다. 계속 지금과 같은 분리
수용이 유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철저한 감시·감독하에 있더락도 뽕방에서는 별의별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마약 대부분이 끊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지만 유독 필로폰은 중독이 심하다. 오죽하면
필로폰을 물에 녹여 적신 책을 구치소 내에 반입해
페이지를 한 장씩 찢어 먹으며 투약하다 적발되 사건도
있었다.
세상 모든 질문은 쉽게 한 문장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빛과 그림자는 해의 방향에 따라 위치를 서로 바꾼다.
우리가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말의 무게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엑시터시를 복용하면 밤새 클럽에서 춤을 춰도 피곤하지
않고, 음악을 들으면 귀가 아닌 몸 전체로 듣는 느낌이라고
한다.
외국인 친구와 어울리다 엉겹결에 마약을 하게 되기도
한다. 마치 교통사고처럼, 그렇게 평범한 누구라도 갑자기
마약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
형사사건을 많이 담당하다 보면 반듯한 사람보다는 살짝
비뚤어진 사람을 자주 만나고, 정직한 사람보다는 거짓말에
능한 사람을 많이 본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가진 밝은 구석,
좋은 에너지, 긍정적일 수 있는 미래를 들여다봐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마약 전과자가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직장을 잃고,
건강과 아름다움을 잃고, 모두로부터 비난을 받으며,
심지어 가족과 친구에게 버림 받기도 한다.
부모님에게 마지작 진술을 했다. 그의 짧은 한 문장은
내 긴 변론보다 묵직했고, 재판정의 어수선한 소음을
뚫고 사람들의 귀에 가 닿았다.
"저를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약 범죄는 철저하게 시장 논리를 따른다. 대표적인
강력범죄인 살인, 강간, 강도, 상해 등과 달리 마약
범죄의 발생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다른 원리가
작용한다. 처벌하더라도 수요을 줄이지 않는 이상
범죄의 근절은 불가능하다.
형벌권의 행사 주체인 경찰, 검찰, 판사의 민주적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저들은 모두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이다.
'덕목'이란 우리가 꼭 갖추고 굳게 지켜야 한다고 믿는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갖추기가 어렵고 지키기란
더욱 어렵다. 신념은 곧잘 부러지고, 초심은 잃어버리기
쉽다.
통계적으로 형사사건의 무죄 선고 비율은 3%에 불과하다.
변호사들은 무척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법원에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매우 큰 위험을
안기기 때문이다.
마약의 끝은 정해져 있다. 투약이 이어져 몸이 망가진다면
신체적 자살이고, 아직 거기에 이르지 않았다면 사회적
자살 중이다. 나는 구조자의 심정으로 마약 투약자들을
본다. 사실은 당신들도 살고 싶을 것이라는 마음에 공감
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은 변호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saykorea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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