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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파일 명화 스캔들
양지열 지음 / 이론과실천 / 2023년 1월
평점 :
현대 사회의 여러 사건을 더욱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
인류의 문화적 자산인 명화 속 숨은 이야기를 한다.
미다스는 신에게 잘못된 소원을 빌었다 만지는 것마다
족족 황금으로 변하는 저주를 받은 인물입니다.
사랑하는 딸마저 황금으로 만들어 버린 그는 잘못을 깨닫고
신의 용서를 구하지요. 반성하는 마음으로 강물에 손을
씻고야 겨우 저주에 풀려납니다.
<미다스왕의 심판>은 판이 자신의 음악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음악의 신인 아폴론과 맞짱을 뜰 실력이라고
만용을 부렸습니다. 급기야 지금으로 치면 음악 경연 대회가
열렸데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다스만 판이 연주가
더 좋다고 반대했다가 화가난 아폴론이 귀를 잡아당겨 길고
커다란 당나귀 귀로 만들어 버린다.
19세기 러시아 화가 바실리 페로프의 작품<트로이카)는
한눈에도 힘든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트로이카라는 말은 보통 어떤 분야에서 잘 나가는
삼인방을 가르킬 때 쓰곤 합니다. 본래 트로이카는 세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가르킵니다. 그런데 그림은 가장 키가
큰 아이가 가운데를 맡고, 왼쪽 검은 옷차림의 아이는
금방 쓰러지기라도 할 것처럼 위태로워 보입니다.
오른쪽 여자아이는 넋을 잃은 표정입니다.
<야곱의 사다리>는 이 사다리를 통해 천국으로 통하는 길,
신의 축복이라는 큰 행운을 얻은 겁니다. 야곱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아주 선하기만 한 사람도 아니
었습니다. 큰 아들이 받아야 할 축복을 탐내는 아버지를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밀레의 <만종>은 어린 시절 그의 할머니가 일하다가도
교회 종이 울림녀 잠시 멈춰 기도를 드리던 모습이 떠올리며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만종이
울리면 기도를 올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소박한
저녁을 함께 했을까요? 고된 노동의 대가 치고 감자 몇 알이
담긴 바구니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충격적인 비밀은
감자 바구니가 아니라 죽은 아이가 담긴 그렸다는 겁니다.
이런 모습은 너무 비극적이라는 친구의 의견을 받아들여
관을 지우고 대신 감자 바구니로 덧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사실 인간에겐 누구나 나르키소스와 같은 자기애가 조금씩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나르키소스는 서양 화가들의 단골 그림
소재였습니다. 그 가운데 화가 카르바조의 <나르키소스>라는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본다는 일은 그저 보이는 것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마음이 가는 곳을 보고, 그렇게 본 것이 다시
마음을 만듭니다. 내눈에 비치는 것은 결국 내 생각과 마음을
이루게 됩니다.
고다이바는 남편인 레오프릭 백작은 영주의 권한을 남용해
주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무거운 세금을 덜어
달라고 몇번이나 애원했으나 백작은 황당한 조건을 내걸어
주민을 아끼는 당신의 마음이 그토록 지극하다면 그들이
모인 저잣거리를 알몸으로 말을 탄 채 지나가 보라고 말합니다.
고다이바로부터 유래한 용어가 하나 더 있습니다. 관행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대담한 실천을 '고다이버즘'이라고 합니다.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 온 것이 인간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림 속 사내의 다음 행보는 산 아래 세상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겁니다. 저 자욱한 안개 바다처럼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운 현실의 삶 속으로 말입니다.
@eshil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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