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 다시 읽기 -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로 돌베개 한국학총서 15
이호룡 지음 / 돌베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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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동아일보 앞 청계광장에서 보수,수구꼴통의 집회 때문에 귀가 먹먹하다. 도저히 업무를 제대로 할수 없을 정도다. 도대체 이 인간들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의 국민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너무 심하다. 앰프를 틀어놓고, 군가와 애국가,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박근혜!를 외치면서 문재인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게다가 성조기에, 왠 이스라엘 국기까지..(건너편에서는 트럼프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마 트럼프는 청와대 가는 길목에서 엄청 흐뭇했을 것이다. "아, 나의 불쌍한 식민지 백성들아!" 의기양양..트럼프 지나갈 때 몇몇은 울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살려줄 구세주라고..울부짖는다.오 주님! 결국은 무기 팔아 먹기위한 1박 2일 일정..예전 고등학교 다닐때, 연도에 나가 박수치던 시절이 생각났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동남아 순방을 축하드립니다!"와 똑같은 상황이다.이게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것을 그들은 전혀 모르고, 대한 애국당.자신들만이 애국자인 모양이다. 아마 대구에서 관광 버스타고 올라 온것 같다. 시민단체 보조금과 후원금 받아서 이런 행사진행하는 게 그 조직의 존립의미 인가 싶다.내가 너무 편협한가? 민주사회에서의 다원성을 관용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게 아닌가? 건너편 트럼프 반대를 외치는 집단과 이쪽 트럼프 만세를 외치는 저들은 모두 한결같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피를 토하는게 아니냐..

 

나라.. 나라라는게 무엇인가? 애국지사,독립투사들을 생각하다보니 신채호가 떠오른다. 그가 어떤 인물인가?  처음에 과거합격한 후  성균관박사에 제수 되었으나 그 다음날 사직하고 단발을 결행한 뒤 낙향하여 계몽운동을 시작하였다.1910년 나라가 망하자 중국으로 망명하였다.그리고 언론 활동 등 애국 계몽운동을 벌이고, 상해 임정에 참여 한다.이승만의 위임통치안에 실망, 탈퇴하여 가열찬 무장 투쟁을 벌인다.그리고 1923년 이후에 이회영, 유자명 등과 교류하며 무정부주의 사상을 갖게 되었다. 신채호는 김원봉의 요청에 따라 상하이로 와서 폭탄 만드는 시설을 살펴보고, 의열단 선언, 즉 ‘조선혁명선언’을 집필했다.

 

그는 왜 민족주의자에서 무정부 주의자가 되었을까? 그 진실은 아직까지 우리 역사학계에서명확히 파악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도 그의 급변하는 사상적 편력은 독립투쟁의 치열성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짐작.. 그는 당시의 공산주의와 제국주의(식민주의,자본주의)라는 시대조류에서 사상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며 크로포트킨을 비롯한 무정부주의의 매력에 빠져들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당시 그의 진로 변경은 명확하고, 냉철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무정부주의는 독립을 위한 하나의 전술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위조화폐를 제조하다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나라를 찾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은 모두 정당한 것이니 사기가 아니며 민족을 위하여 도둑질을 할지라도 부끄럼이나 거리낌이 없다”고 당당히 진술한다. 결국, 이러한 진술에서 "여전히 그의 무정부주의 사상의 한계가 드러난다. 그가 무정부 주의자가 된 이유 역시, 나라를 되찾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렇게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자신의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그를? 그런데, 도대체 그에게 '나라'라는 것은 무엇일까?  무정부주의자가 되었어도 그것을 위해 목숨을 버릴 만큼 나라와 민족이란 것이 그리도 중요하단 말인가? 그러고 보면 그는 진정 무정부주의자는 아니다..역시 시대적,사상적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여전히 우리사회의 마르크스 주의나 무정부주의의 가치를 더 우선하는,진보주의자들은 그가  '1936년 뤼순감옥에서 순국 하였다.' 고 하는 것 보다 차라리 '한 개인으로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죽었다!' 라고 서술하고 싶을 것이다. 입진보인 나도  사실은 그러고 싶은 심정이다. 자유의지로 태어나지도 않고,본성적으로 이기적이며 자유롭기를 바라는 개인에게 도대체 나라와 민족이란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박근혜. 만세! 앰프의 소음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우리사회의 이데올로기 갈등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오늘 무척 우울하고,화가 난다. 빨리 집에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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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08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는 것은 자유이지만, 반 트럼프 시위와 친 트럼프 환영 집회 모두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해요.

레삭매냐 2017-11-08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조국 응원하는 심정은 그럭저럭 알겠는데
이스라엘 깃발은 정말 이해를 하지 못하겠
습니다. 이스라엘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요.
심지어 이스라엘은 기독교 국가도 아닌데.

저도 막걸리 먹고잡네요.

sprenown 2017-11-0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어제는 소음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막걸리가 시원하고 너무 맛있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