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평전
강대석 지음 / 시대의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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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4년 문예진흥원 우수도서에 선정됐지만, 정권이 바뀐 뒤인 2008년엔 국방부 불온도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고 한다.수구보수세력의 시각에서는 피 뚝뚝 흘리면서 이 세상을 갈아엎을 빨갱이 서적이 될 만 하다. 그만큼 김남주의 48년 삶이 치열하였고,저자 강대석 교수의 거침없는 글발이 선명하다는 얘기다.

 

시인 김남주는 1946년 10월 16일 전남 해남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난 이후 미국식 교육과 입시 위주의 교육에 반발해 고등학교를 중퇴한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3선 개헌과 유신 헌법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남민전 사건으로 9년여 동안 감옥살이하다 1988년 12월22일 풀려난다. 이후 계속 옥바라지를 해왔던 연인 박광숙과 결혼, 토일이라는 이름의 사내아이를 남기고1994년 2월 13일 췌장암으로 죽었다.

 

치열하고도 거룩한 삶이었다.이념이나 이데올로기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류에 영합하지않고 인간으로서,시인으로서 자신의 사상과 정신적 가치를 지키며, 꿋꿋하게 살다가는 생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물론 나에게도 소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꿈꾸며 노래하는 조국의 통일이 하루바삐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도 있고, 민족이 자주성을 되찾아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생활을 독자적으로 결정했으면 하는 그런 꿈도 있다. 그러나 당장에 이루고자 하는 소원은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대로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만이라도 침해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조국을 사랑하고 통일을 꿈꾸는 청년학생들이 아닌 밤중에 기관원에 납치되다시피하여 끌려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자,농민이 어딘지 모르는 곳에 연행되어 육체적 가혹행위를 당하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허위의 세계를 폭로하고 진실을 노래한 시인이 체포와 고문과 투옥의 공포로 부터 해방되어 잠이나마 좀 편하게 잘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141,142쪽)

 

민중시인,혁명시인의 순결하고, 고귀한 삶이다. 그와 같은 사람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이만큼이라도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음으로 나마 그에게 꽃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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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2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국방부 불온서적이라니.. 국방부 꼴통 인증한 거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정말 쓸데없는 짓만 합니다.

sprenown 2017-09-23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그렇지요! 쓸데없는 짓 많이들 하고 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