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엘리트 - 돈과 권력과 명성은 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집중되는 것일까?
C. 라이트 밀스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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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과 명성은 왜 소수의 사람들에게로 집중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일전에 로버트 머튼의 '마테효과'로 분석한 '나쁜사회'라는 책에서 언급했었는데, 라이트 밀스의 저서 '파워엘리트'가 출판된 해가 195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이 이런 물음에 대한 선구적 저작일 것이다. 그래서 사회학 분야의 고전으로 분류되었을 것이고..

 

경제,정치,군부의 삼각구도로 구성된 파워엘리트들이 미국을,아니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이 책의 주장은 이제는 너무 상식적인 얘기일수도 있겠으나, 당시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업의 자유활동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를 앞세우는 자유주의는 상류층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비판은 12장 파워엘리트의 역사에서 "1866년 의회선거를 기점으로 경제적 권력우위가 공식화 되었다"는 주장과 맞물려 그러한 기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대단한 통찰력이라고 생각한다.(뉴딜정책, 2차대전이후 심화되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지금이야 군부의 권력이 많이 쇠퇴하였다고 하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영삼 정부에서의 '하나회' 해체전까지만 해도 군부가 오히려 가장 막강한 권력의 파워엘리트였다.또 이 삼각구도의 파워엘리트들간에는 유동성이 있어 지금도 참모총장 등 군수뇌부 출신이 방산업체 등 경제계에 진출하여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이 있다.(정치인,고위관료 출신도 마찬가지다) 미국 동부출신의 장로교회를 다니며 명문사립고,아이비리그대학을 나온 파워엘리트의 배경과 문화의 유사성은 "그 계급조직들이 서로 밀접히 연결된 가운데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면, 그 조직들의 엘리트들도 지속적인 형태의 집단을 형성하는 경향을 보인다.(39쪽)

 

밀스에 의하면 현대 민주사회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도 '분할과 통치'의 대안적 표현에 불과하다. 파워엘리트에 의해 장악된 미디어의 여론형성과 지식주입,기술습득위주의 교육체계에 의해 길들여진 대중들에게"이해관계들의 조화는 지배집단들의 이데올로기로 아주 훌륭할 것이다. 지배집단들의 이해관계가 전체 공동체의 이해관계와 동일한 것으로 보일 것이 때문이다. 이 원칙이 통용되는 한, 투쟁을 시작하려는 모든 하류층 집단은 공통의 이익을 교란시키며 조화를 깨뜨리려는 집단으로 여겨질 것이다." 이와 함께, "따라서 이해관계들의 조화라는 원칙은 특권을 누리는 집단들이 자신의 지배적인 지위를 정당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발동시키는 정교한 도덕장치가 된다" 라는 E.H.카의 주장을 덧붙인다.(340쪽).

 

도덕적 자질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자신의 사회안에서 권력의 수단과 부의 원천,명성의 역학에 의해 선택되고 다듬어진 파워엘리트(오히려 부도덕,무능력하다)...그럼,그들에게 조종당하는 대중들은 어쩌란 말인가? 밀스는 자신의 편향들과 좌절감의 뿌리를 보지 못하고 있는 대중들에게 '이성적인 시민'으로서 '공중'이 되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식견이 있고 분별력 있는 공중과, 판단력이 탁월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런 공중에 대해 합리적으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정치지도자"가 존재하는 사회...견제와 균형의 민주적 가치가 존중받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꿈꾼다. 여전히 종교계,교육계,언론계를 비롯하여 모든 분야에 적폐가 똥덩어리처럼 쌓여 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후진' 나라가 과연 밀스가 말하는 그런 민주주의 사회로 탈바꿈 할 수 있을까? 그 똥덩어리,쓰레기보다도 못한 인간들이 기득권과 특권을 쉽게 내려놓을지 의문이지만 일단 나부터라도 '공중'이 먼저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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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15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민들도 어떤 문제를 보고 내린 자신의 의견과 판단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반성할 줄 모르는 시민이나 엘리트나 둘 다 똑같습니다.

sprenown 2017-09-16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옳은 말씀입니다만, 직접적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파워엘리트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워엘리트를 중요한 자리에 앉힐때는 청문회도 열고, 도덕적,법적,문제를 지적하며 강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겠죠. 파워엘리트에게는 일반시민보다 더 높은 도덕적 자질과 능력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