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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회 - 평등이라는 거짓말
대니얼 리그니 지음, 박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무릇 있는자는 더욱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 마태복음 13장12절
여기에서 따온 용어가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마태 효과'다.
결국 갈수록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양극화,사회적 불평등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저자 대니얼 리그니는 이러한 마태효과가 정치,경제,교육,문화,과학,기술 등
우리 세계,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지적한다.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이 평등한 기회의 땅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모든 미국인에게 성공할 기회가 있다는 것과 모든 미국인에게 성공할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 있다는 것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첫 번째 문장은 진실이지만 두번째 문장은 거짓이다.(24쪽)
과학계에서도 마태효과가 입증되는데, '가장 유명한 사람이 명성을 독식한다'는 말처럼 노벨상을 수상한 유명과학자가 더욱 더 명성을 얻고 대우를 받는다는 것. 또 과학사학자인 마거릿 로시터는 이른바 '마틸다 효과'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은 남성들만의 네트워크와 차별적인 행위를 통해 남성들에게는 누적우위를 여성들에게는 누적열위를 부여하는 과학계의 마태 효과다.(59쪽)
미국의 백인 기득권층과 흑인가정의 자산격차는 극심한 수준인데 흑인과 히스패닉 가구가 축적한 자산은 백인가구 평균의 10분의 1에도 미치치 못한다. 이런 극단적인 불균형에는 노예제가 존재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국가정책들이 인종차별적이라서 흑인보다 백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110쪽)
교육분야에서도 명문대학들이 더 많은 기부금을 받아 대학들간의 재정적 격차가 증가되고 있으며 문화계 역시 문화자본이 그러하다. 또한 부르디외가 말하는 '상징자본 ' 도 마찬가지로 유명세나 명성은 돈과 지식처럼 스스로 증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부르디외의 저작 '구별짓기'를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시골촌놈이 파리 명문고등학교에 유학와서 느꼈던 부유층의 고급문화 향유, 그에 대한소외감, 차별의식에 대한 반감이 그를 뛰어난 사회학자로 만든 원동력 이었던 같다.근데 나중에 그도 유명세와 명성을 이용하여 업적이 과대포장된 것은 아닌지... 그래도 그는 양심적인 사회학자로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승자독식의 이 더러운 세상'은 이미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 자연법칙이란 말인가, 아니면 사회적 구조인가? 생물학적으로도 사소한 유전적 차이가 경쟁을 통해 증폭됨에 따라 우세한 수컷이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더욱 중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된다는 것.(155쪽).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누적우위를 제한하고, 통제하기 위해 자연적 과정에 개입할 필요가 있으며 그건 누진세 등 조세정책을 필두로 한 정부의 노력 뿐만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통한 저항운동,사회운동 등을 통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불평등 구조에 대한 인식과 그 원인에 대한 고찰, 문제점 및 대책(대안)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부 국장에게 '나쁜사람' 이라고 얘기했던 박근혜. 이명박이후 그녀의 집권기에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더욱 커졌다. 그녀는 진짜 나쁜사람이 누구인지 깨닫기라도 할런지 모르겠다.
이런 나쁜사람들이 진짜 '나쁜 사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