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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위징어? 어렸을때 알았던 이름은 '호이징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아마 하위징어가 더 원음에 가깝기 때문이겠지.) 이 책은 유명한 문화인류학(철학)서적으로, 그리 어렵지도 않다. 주제는 다 들 알다시피,"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인데,하위징어는 고대 제례의식 부터 현대의 정치행위까지 모든 인류의 행위양식이 다 "놀이"에서 근거한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가지 역사적 풍습과 의식등을 예로 들어 논증한다.
(현대의 인기있는 스포츠중 하나인 축구도 아이들이 해골을 차고 다니던 놀이에서 연유하지 않았던가? 또한, 사랑놀음이라는 것도 밀당의 연속으로 본질은 남녀간의 유치한 놀이에 불과하다.)
어쩌면, 하위징아의 관점에서는 이 알라딘 서재에서 "좋아요"를 기대하면서 내 글을 봐주길 바라고, 인정욕구에 징징대는 나 같은 인간 역시 알라딘서재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서재 역시 이러한 놀이터를 제공하면서 더 많은 책을 팔아먹기 위해 이렇게 '놀고 있는' 것이다.(좋아요의 품앗이나 댓글놀이, 친구신청,서재지수,순위매기기 등 기능의 확장과 업데이트 통해)
자, 그럼 지금부터 한번 놀아나 볼까?
예전에, 중국 제자백가중에 한사람일 뻔 했던 놀 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놀고 있다. 고로 존재 한다."
"놀아라, 인간들이여! 그것이 너희들의 본성이려니."
* 놀 자(BC 453년?~ ?)는 지금의 윈난성부근에서 태어나 '희자' '소자' 등과 함께 활동했던 인물로, 한 학파를 이루지는 못했으나, 따르는 제자들과 함께 "죽음놀이"에 심취하여 젊어서 죽은 것으로 전해 진다.. 그의 죽음놀이는 이후 문화예술계와 철학계에 영향을 미쳐 현대에 와서도 많은 문화예술인과 철학자들이 그를 흉내내다 따라 죽었다.
노동력 상실을 우려한 위정자들에 의해 그의 이름<여기 나오는 노자를 제외한 그 이후의 이름들은 실존인물이었음에도 본명이 밝혀지지 않아 필자가 편의상 명명한 것임을 밝혀둔다.> 은 역사에서 묻혀 졌다가 최근 여행,숙박관련업체의 TV광고(출연:오달수)에 힘입어 잠깐 언급되었다. 그 광고는 얼마 못 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중단되었다. 한편, 중국 소수민족 출신 재야 사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그가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여 이에 위협을 느낀 공자학파 측에서 그에게 '죽음놀이'라는 새로운 놀이를 소개해 주었다고 한다.
또한 그의 가계도를 오랜세월 추적,연구한 윈난성의 한 재야학자에 따르면, "그의 가계는 원래 노자(함곡관에서 국경수비 관리 윤희에게 '위선과 가식을 버리라'며 도덕경을 전해준 뒤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됨)에서 시작되었으며 '녹 자'(양귀비와 야생대마를 사용한 놀이방법을 개척했다),'논 자'(술,노래,춤을 이용한 다양한 사랑놀이 방법을 창안. 음주가무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 후에 중시조로 추앙받았다.)가 그의 직계다"고 주장한다.
그의 죽음 이후 제자와 가족들이 중국 각지(지금도 베트남북부 소수민족인 흐몽족[빨간족과 파란족이 있다]의 의상과 축제문화에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다)로 흩어져 살았는데 '놓 자'(인간과의 놀이에서 싫증이 나서 달과의 놀이방법을 창안. 우리나라에도 일부지역에서 아직까지 달놀이가 전승됨.그가 죽은 자리에 달맞이 꽃이 피었다고 전해짐) 에서 그 명맥이 끊겼다고 주장한다. 일설에는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놓 자'였다고도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놀 자' 계통의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계셨지만, 드러내지는 않았는데 '놀 자'사상을 존재론적 철학의 경지로 끌어올리신 분은 천상병시인이다. 그 분은 우리네 이승에서의 삶 자체를 '소풍'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어 또 한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 야스퍼스 차축시대의 평행이론으로 보면 '놀 자' 사후 고대 그리스에서는 에피쿠로스(BC341~BC271)가 주도하는 쾌락주의학파가 번성하였는데,'놀 자'사상이나 철학과 그 주장내용이 놀랍도록 유사하다. 에피쿠로스는 "모든 행복의 시작과 뿌리는 쾌락이다. 심지어 지혜와 문화까지도 여기에 귀착된다"고 주장하고, 친구들과 제자들에게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라고 독려했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철학은 지중해를 넘어 인근국가로 퍼져 약 500여년간 맹위를 떨치다가 기독교도에 의해 말살되었다는 사실이다.이후 313년 기독교가 공인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뭔가 사악한 음모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