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새롭게 읽기 - 예수님의 마지막 일곱 말씀에서 배우는 기독교 핵심
권해생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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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을 위해 죽는가?

이 두 가지 명제는 사뭇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육신의 삶이 끝이 아님을 아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보내심에 따라 이 땅에 왔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따라 살다가, 부르심을 받고 다시 주님 품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가장 완전한 ‘참 인간’의 삶을 사신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인하여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무엇을 위해 사셨고, 무엇을 위해 죽으셨는지를 살펴보면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의 방향성이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가장 좋은 주제는 바로 ‘십자가’다. 이 책의 지은이는 예수님이 실제로 십자가에 달려 계실 때 말씀하신 ‘가상칠언’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상칠언

이 책은 가상칠언이라는 주제에 맞게 예수님의 7가지 말씀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각 장에서 풀어간다. 구성상의 특징은 단순히 십자가상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예수님이 언급하신 말씀의 구약적 배경과 함께 그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 복음서 및 이후에 기록된 서신서와도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구약과 신약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핵심이 십자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지은이가 인용한 존 스토트의 표현이 이를 잘 드러낸다.

“만약 십자가가 우리 종교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의 종교는 예수님의 종교가 아니다.” (25쪽)

각 장의 주제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구절들을 충분히 묵상하고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개요를 밝힌다.

1장 : 임마누엘을 위한 십자가 (마 27:46)
2장 : 희년을 위한 십자가 (눅 23:34)
3장 : 구원을 위한 십자가 (눅 23:43)
4장 : 믿음을 위한 십자가 (눅 23:46)
5장 : 새로운 가족을 위한 십자가 (요 19:26-27)
6장 : 목마름 해소를 위한 십자가 (요 19:28)
7장 : 새 창조를 위한 십자가 (요 19:30)

임마누엘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자면, ‘임마누엘’이라는 의미가 더욱 확장된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라는 의미인 임마누엘은 주로 예수님의 오심에 대해서 주로 소개되어왔는데, 사실은 예수님의 삶과 죽음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라는 것이다.

“사실 임마누엘이라는 주제는 마태복음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며, 예수님의 십자가도 임마누엘의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즉 십자가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 위해 예수님이 버림받으신 사건이다.” (32쪽)

이 글을 읽으며 왜 예수님께서 복음서에서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요16:7)고 말씀하셨는지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마태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왜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하) 하셨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정말이지 예수님의 삶은 소름돋을만큼 정교함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한 장의 글로 정리하기에는 나의 지식이나 글솜씨가 너무나 모자란다. 그저 성경의 모든 구절 하나하나가 다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하고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 그 자체가 성경에서 약속한 언약의 성취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 그 분의 십자가가 있다는 것 밖에는.

패러독스

하나를 더 언급하자면 예수님의 십자가는 아주 역설적이라는 것이다. 당대에 가장 끔찍하고 저주받은 형벌이었던 십자가가 사랑의 상징이 된 것, 예수님의 처절한 고통과 탄식의 메시지가 우리에게는 가장 큰 복음의 메시지가 된 것 말이다. 그분의 버림받으심으로 우리가 버림받지 않게 되었고, 그분의 고통당하심으로 우리가 고통을 당하지 않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큰 은혜일까? 윤동주 시인의 싯구처럼 예수님은 참으로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라 표현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십자가의 역설을 따라 살아갈 자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제자도는 곧 십자가의 도다. 예수님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마16:24)이라 말씀하시지 않으셨던가. 그러면 그런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 말씀하신 그 일. 바로 생명을 위한 사역,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일이다.


“어떤 사람의 유언을 들으면, 그 사람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며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199쪽)

예수님의 초점은 사람에 있었다. 죄인에게 새 생명을 주고자 하셨다. 그래서 타락한 창조세계를 다시 회복시키고자 하셨다. 그것을 위해 십자가를 기꺼이 지셨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분이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사랑이며,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십자가만이 믿는 자의 바람이요 자랑임을 고백하며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예수님의 오심을 기념하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강절의 시작에 이 글을 쓰니 의미가 있다.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가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권해생 #십자가새롭게읽기 #두란노 #두포터11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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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사 걷기 - 한민족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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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차매!

“한국 역사도 교회사적 의미가 있을까?”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소제목으로 담은 질문이다. 이는 나의 질문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나는 늘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우리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지기 전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복음이 들어온 구한 말 이후의 암울한 역사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는 어떻게 우리 가운데 드러났는지.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지식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복음이 우리 민족에게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교’에 대한 기록이었다.

‘특히 당 시대에는 서양에서 전파된 기독교의 한 분파가 경교라는 이름으로 유행했다. 경교는 빛의 신의 가르침이라는 의미가 있다. (중략) 네스토리우스가 세운 이 기독교 종파는 페르시아에 정착했다가 중국에까지 전파되었다. (중략) 이때 경교는 당과 활발한 교류를 했던 한반도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31-32쪽 중에서)

그리고 함께 제시된 유물은 더 신선한 충격이었다.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된 돌십자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상(공식적으로는 아기를 안고 있는 관음보살상이라 부른다)이 발견된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 ‘우리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졌다’는 일반 명제를 성립시키기는 무리겠지만, 기독교가 오래 전부터 동양권에 전해졌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복음을 가진 자로서는 어쨌든 복음을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전파하는 것이 의무이지 않을까.

복음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구한 말의 과정은 더욱 스펙타클했다. 내가 대학교에서 배웠던 내용과 겉으로는 같았지만 속 사정이 너무나 달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까지의 그 어느 과정에서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없었던 순간이 없었다. 권서인과 매서인으로 대표되는 성경 번역 및 유입의 과정은 다큐멘터리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할 만큼의 감동이 있었다. 한국판 부림절 사건은 완벽한 에스더서의 한국어 버전이었다. 한글성경의 번역 과정에서 드러난 한글의 우수성, 네비우스 선교 정책으로 대표되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선교 연합 작전, 교과서에는 한 줄로만 설명되는 개신교 선교사님들의 눈물겨운 의료선교와 교육선교의 스토리들. 이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복음’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신사 참배 허용, 해방 이후 정치와 종교의 밀접한 연관 속에 이루어진 교단 내부의 갈등은 오늘날 한국 교회의 큰 아픔으로 자리잡았다. 예수의 십자가 보혈의 흔적이 아니라 교회의 생존과 번영을 둘러싼 힘의 논리가 우선순위가 되어버린 역사의 상흔이 상당히 안타까웠다. 쉽고 정확하게 설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교단 분열의 역사는 복잡했고, 그 복잡한 만큼 하나님의 마음 아파하심도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미국의 영향을 받은 ‘복음주의’적 선교의 영향으로 종교개혁의 원리 원칙이 적용되지 못한 것이 오늘날 교회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은 오늘 나의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책의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전공하고 가르치는 교사로서 늘 마음속에 ‘우리의 역사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한국 교회가 걸어온 역사가 곧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 그 자체’라는 점이다. 이는 책에서 밝힌 ‘종교개혁적 관점’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날이 좋지는 않았다. 시대는 암울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의 빛줄기가 비친 날도 있었다. 반대로 교회는 성장하는 듯하나 영적으로는 내리막길을 걸어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은 교회를 사랑하시고, 한민족을 사랑하심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때가 차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구가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한국 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제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19를 겪으며 교회의 전반적인 환경이나 선교전략이 변화의 급물살을 맞이하고 있다. 다음 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일도 쉽지 않다.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라고 하였고, 결국 중요한 것은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아니라 그 위에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출애굽을 잊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펼쳐진 것은 사사기의 혼란스러움과 이스라엘의 분열과 포로 생활이었다. 그렇다면 교회의 역사를 모르는 기독교인, 교회 공동체는 어떨까. 우리에게 역사는 단순한 교양 이상의 것이다. 하나님께서 보편 교회, 그리고 개교회에 역사하심을 살펴보고 그 은혜를 기억하는 것은 앞으로 걸어갈 믿음의 걸음 걸음을 더욱 의미있게, 담대하게 만들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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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도는 힘이 세다! - 응답 없음에 지쳐 있는 당신에게
강정훈 지음 / 두란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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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하면 우리가 일하지만,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선교학자 패트릭 존스톤의 말을 아주 좋아한다. 내가 섬기는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구절이기도 하다. 성경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수많은 기도의 모범을 담고 있다.

4살 난 내 딸이 스스로 기도를 하기 시작하는데 그 기도의 내용은 고스란히 부모의 기도 내용을 따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음을 알게 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성경에 있는 수많은 기도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도움이 된다.

필자는 구약과 신약의 수많은 기도 중 28가지의 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인물의 상황과 환경, 그리고 인물의 성향까지를 고려하여 그러한 기도가 나오기까지의 배경에 주목한다. 수많은 상황 가운데서 기도하고 응답받은 성경의 사례를 통해 기도의 의도와 과정 그리고 결과까지를 살펴볼 수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실제적인 성경 인물의 기도를 주제로 풀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도를 어떻게 드려야 할까? 신앙생활을 오래 하면서도 사실 쉽게 설명하기 힘든 주제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통해서 실제로 하나님 앞에 기도한 믿음의 조상들은 어떻게 기도했는지, 그리고 기도의 결과로 얻은 것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기도는 하나님을 설득하고자 용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설득당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알게되는 것 만큼 기쁜 일은 없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는 그 설득의 논리의 극치를 보여준다.

기도로 인해 상처받았다가 기도로 다시 그 상처를 회복하였다는 필자의 고백과 같이, 기도는 힘이 있다. 힘이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신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이 기도라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한 필자가 성경을 진하게 우려낸 ‘기도 에센스’와 같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기도의 불씨가 희미해져가는 많은 그리스도인의 기도생활이 다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말씀은 잘 읽지만 기도는 잘 안되는 그리스도인.
기도의 무응답으로 실망한 경험이 있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 책을 꼭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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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기다리는 기독교 - 1세기 그리스도인들처럼 세상을 감동시키다
스캇 솔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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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을 ‘혐오의 시대’라 부른다. 코로나19 이후에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진 것 같다. 점점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혐오를 통해 자기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 그 대상 중 하나가 바로 기독교다. 교회를 향한 비판과 혐오는 늘 어느 정도 있어왔지만 요즘같이 공격을 받는 시기도 없었던 것 같다. 의를 위하여 받는 박해는 충분히 감당해야 할 부분임에는 분명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기독교의 본질 그 자체에 대한 비난보다는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으로 인한 분노일 때가 많다.

스캇 솔즈의 「세상이 기다리는 기독교」는 이런 관점에서 기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어 원제목과 같이 ‘저항할 수 없는’ 기독교, 세상이 거부할 수 없는 기독교가 되는 방법. 진짜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세상에 그 가치를 제대로 보이지 못하는 연약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이 담겨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그리스도인 개인에 초점을 둔다. 세상이 원하는 ‘본래’의 기독교란 결국 ‘예수’안에 답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치 유기성 목사님의 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결국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예수와 함께 있어야 그리스도인다운 것이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증거하는 성경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 성경을 쥐어짜 내었을 때 나오는 단 한 단어가 바로 ‘예수’임도 알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먼저 내가 예수로 인해 변화되어야 한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예수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이 모인 공동체의 모습에 대해 논한다. 이 부분의 핵심은 ‘서로’, ‘돌봄’, ‘축복’이다. 코로나19 이후 함께 모이는 것이 기피되고 있지만 인간의 삶에는 늘 함께함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도 삼위일체이시기 때문이며, 창조의 섭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를 북돋워주고, 때로는 서로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주기도 하며, 서로를 축복해주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파트는 그런 공동체가 세상 가운데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것은 복음이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졌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음은 세상의 많은 것이 결핍된 자들에게 먼저 들려졌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들이 그들이다. 세상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자들이 오히려 그 물질과 영혼의 가난함을 인하여 하나님을 더 갈급하게 되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함을 찾게 되었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의무를 넘어선 선물임을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사명이란 다른 그 어떤 자리에서보다 지금, 여기 나에게 주어진 상황 가운데 내가 해야 할 일임을 일깨워준다.

마하트마 간디가 “그리스도는 좋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싫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너무 안 닮았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맞다. 너무나도 슬픈 사실이다. 이것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도 참 진리를 거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의 연약함과 죄악은 결코 나의 창조의 본질이 아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성령의 열매라는 것이 내 속에서 어떻게 영글어가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다시 받는 그 날까지 열매 맺어가기를 힘써야 한다.


‘열매는 즙이 풍부하고 달콤한 상태로 자라서 익지 않는다. 열매는 하나님이 정하신 느리고도 평범한 과정을 통해서 서서히 자란다.’ - 50쪽

기독교의 진리는 갈구하지만, 부족한 그리스도인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나 자신의 연약함으로 인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 헤매는 이들에게도 읽기를 권하고 싶다. 나-교회 공동체-세상의 적절한 연결선을 긋는 것을 돕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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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도, 힘들어도, 슬퍼도 기도 먼저 - JUST ASK
J. D. 그리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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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관계에는 자연스러운 요소와 의지적인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될 때, 대개는 그 존재 자체에 이끌림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온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대상이 (가장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나는) 나의 자녀라 할지라도 그 사랑을 올바르게 표현하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는 서로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척도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더 많은 대화,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이 책은 하나님과의 대화, 기도에 대한 책이다. 기도는 인생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영성 훈련의 주제이자 하나님과의 관계 그 자체이다. 그러나 기도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에서 밝혔듯이 그리스도인(더 정확히는 신학생이라 밝혔다.)의 하루 평균 기도 시간이 6분이라고 한다. 전에 읽었던 책에서 현대인의 집중력이 8분이라고 한다. 바쁘고 바쁜 하루의 일과 속에 하나님께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나마도 줄어든 현대인의 집중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원제목처럼 ‘Just Ask’, 그냥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독려하기 위해 이런 책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책의 첫 번째 주제는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 이유’이다.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하나님을 그만큼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도를 해봤자 응답받지 않기 때문이고, 셋째는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이유는 모두 한 가지를 전제한다. 바로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닌 ‘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이 아닌 내 뜻만을 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인정하더라도 거기에 굳이 나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파트를 읽으면서 기도 생활에 대한 나의 태도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러웠다. 여러 가지 영성훈련으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신뢰하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는 기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 사람과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나누지 않다가 뜬금없이 ‘사랑해’ 라고 하면 그 사람이 나에게 뭐라고 대답할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한테 왜 그래?’ 라고 말하지 않을까.

문제를 인식했으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결방안은 당연하게도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는가?’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기도문은 우리에게 복음 속의 복음이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기도의 모범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기도를 하셨다. 이 책에서도 밝혀 두었듯이, 예수님의 삶은 기도로 가득차 있다. 주기도문의 구조적 특징과 원리는 수많은 기도와 관련된 책들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주기도문을 다룬 이유는 결국 그 기도를 따라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기도의 실천 방안을 한 가지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말씀과 연결된 기도라는 점에서 적용 가능할 것 같다.

HEAR 기도법
1. 주목하기(Highlight) : 성경을 읽으면서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들에 주목하라.
2. 조사하기(Examine) : 그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조사하라. 스터디바이블이나 주석서를 사용해도 좋다.
3. 적용하기(Apply) : 그것들을 적용해서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라.
4. 반응하기(Respond) : 기도로 그것들에 반응하라. 약속을 주장하라. 도움을 요청하라.

말씀만큼이나 기도도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서 자녀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들여야 하고, 자녀의 관심과 성격을 고려해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상황도 살펴야 한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언제나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으시고 늘 기도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일단 기도하는 것이고, 기도하면서 말씀에 기반하여 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사실 이 책은 누구에게 추천하기보다 내가 먼저 체득하고 훈련해야 할 책이다. 그래도 다른 기도에 관한 여러 책들에 비해(부끄럽게도 기도 관련 책들도 많이 읽기는 했다) 구성이 간단하고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게, 현실 적용이 가능한 제안들도 많이 제시하여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기도생활이 부족한 나의 현실을 잘 적시해주어 기도에 관한 동기부여에 탁월하다.

4살 난 첫째아이는 나의 식사기도, 큐티하기 전 하는 기도, 잠들기 전에 해주는 축복기도를 잘 따라한다. 나도 자녀에게 기도의 본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그러려면 기도의 본을 보이신 나의 아버지, 나의 예수님을 잘 따라가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저자의 아버지가 늘 새벽 4시 반에서 5시 반까지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그도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니라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자녀라면 기도해야 하고, 하나님이 그런 자리로 분명히 이끄신다는 점이다. 오늘 이 책을 읽은 것도 그런 이끄심임을 기대한다. 기도에 대한 거룩한 부담이 산더미인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찔릴 것은 찔리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의 자리로 함께 나아가자.

#기도먼저 #JD그리어 #두포터11기 #두란노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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