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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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면에 나열된 체크리스트를 읽다가 멈췄어요. 사람이 죽으면 몸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임종 순간 곁에 있어본 적 없다. 죽음을 준비해본 적 없다. 전부 해당됐거든요.

삶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배우고 준비하면서, 죽음에 대해서는 왜 이토록 무지한 채로 살아가고 있는 건지. 그 불편한 질문이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롤란트 슐츠는 죽음을 감정적으로 포장하지 않아요. 임종실에서 일어나는 일, 사망 후 신체에 진행되는 과정, 장례 이후 유족에게 남겨지는 것들까지 철저하게 기록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을수록 무섭거나 으스스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지금 살아있다는 감각이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내 이름이 국가 기록에서 언제 지워지는지 모른다는 문장이 특히 오래 남았어요. 살아있는 동안 수많은 흔적을 남기며 살지만, 그 흔적도 결국 사라진다는 것.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음에 관한 가장 정직한 책이 삶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남겼습니다.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지금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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