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음악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고 나서 이게 음악을 넘어선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목소리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몸을 빌려 쓴 편지라는 첫 문장이 책 전체를 압축했어요. 좋은 목소리란 잘 훈련된 소리가 아니라 자기 삶을 견디고 이해하며 마침내 받아들인 사람이 내는 소리라는 것. 읽으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떤 사람의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가 기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이 조용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해줬어요.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정원사의 마음으로 남겨두는 장면이 특히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각자의 목소리가 각자의 시간에 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켜보고 돌보는 일.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목소리가 자라날 수 있도록 지켜보는 일이라는 말이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머릿속에 머물렀습니다.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따라왔어요. 나는 지금 어떤 숨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목소리는 나를 닮아있는가. 이런 질문을 남겨주는 책이 오랜만이었습니다.음악을 하는 분만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살아가고 싶은 모든 분께 권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