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부서에 있을 때는 퇴근하고 간단한 먹을거리 만들어 냉동실에 식혀 둔 차디찬 맥주 한 모금이 나를 즐겁게 하는 일 중 하나였다.

냉동 새우랑, 베이컨만 있으면 면 삶아서 우유에 넣고 끓이면서 치즈 몇 장 덮어 놓으면 정말 맛있는 파스타가 뚝딱 만들어진다.


쌀국수도 내가 좋아하는 면 중 하나, 내가 싫어하는 면이 있었나? 면 요리라면 언제든 땡큐인 나는 비빔국수, 잔치국수, 콩국수, 칼국수, 라면, 수제비 등 뭐든 다 좋아한다.

쌀국수 삶아 냉동새우랑 계란을 굴 소스와 간장 약간 넣고 달달 볶으면 맛있는 쌀국수 볶음 완성!!

유리컵에 이슬 송송 맺힌 맥주 한 잔이면 모든 직장 생활의 고달픔을 다 잊을 수 있는데...



7월 부서 이동 이후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히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부서 이동으로 이젠 주말 초근 따윈 개나 줘버려가 돼 너무 좋지만, 얼른 적응하고 저녁에 맛있는 거 만들어 먹는

소소한 즐거움 빨리 되찾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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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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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그저 아이를 낳는 기계에 불과한 시대, 여자를 배당받지 못한 남자가 존재하지만 그 또한 여자보다는 높게 평가받는 시대라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언제인지는 모르나 도래할 것만 같은 시대가 배경이다.

남자에게 배당되는 물품 취급을 받는 시대라니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시대다. 어느 날 갑자기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한마디 예고도 없이 해고가 됨과 동시에 내 계좌에 있던 모든 돈은 남편 혹은 남자 보호자 것이 되고 내 이름으로 된 카드는 일시 정지되며 이에 대한 어떤 항의도 불가한 시대

그들이 동결시킨 거야. 그녀가 말했다. 내 것도 마찬가지야. 여성 단체의 카드도 마찬가지야, M이 아니라 F라는 글자가 박한 계좌는 전부 그래. 몇 번 단추만 누르면 되는 일이야. 우리는 철저히 차단당한 거야

하지만 은행에 2000달러나 예금해 두었는데, 나는 말했다. 세상에 중요한 게 내 계좌밖에 없다는 듯이.


여자들은 더 이상 재산을 가질 수 업게 됐어. 새로 입법된 법이야. P308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 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P315

모든 것이 봉건시대로 회귀한 듯하나 주인공은 태어나면서 이런 시대를 산 게 아니다. 일상의 자유를 누리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씨받이로 남자에게 제공된 여자들은 그의 아내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나는 책들을 바라보지 않으려 애쓴다. 책장에 가득 꽂힌 책들, 책들, 끝도 없는 책들....

사령관의 서재에는 이렇게 많은 책이 있으나 그의 아기를 낳아야 하는 그녀는 그 방에 출입할 수도 주인의 허락으로 들어갔다 하더라고 책을 보지 않으려 애써야 한다. 상상만으로 숨이 막힌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글을 썼을지 알겠다.

아기를 낳기 위한 행위들은 더 이상 섹스도 강간도 아닌 기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에게 나란 존재는 스쳐 지나가는 변덕일 뿐이라는 걸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p275

사령관이 아내와만 할 수 있는 게임인 스크래블(낱말맟추기)을 아내 몰래 시녀와 하려고 금지된 방으로 불렀다, 여자에게는 목숨이 걸린 문제를 남자는 고작 게임이나 하려고 ...

여자들은 더 이상 재산을 가질 수 업게 됐어. 새로 입법된 법이야. - P308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 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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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많은 집에 막둥이 출생 전 한여름 동안 친척 집에 맡겨진 소녀의 이야기다.

없는 집에서 키우던 소를 게임으로 잃었지만 친척 아주머니에게는 건초가 쌓여 있다는 허풍을 떠는 아버지, 딸을 일면식도 없는 친척 집에 맡기고 돌아가는 길에 따뜻한 말은커녕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조차 내려놓지 않고 돌아가는 아버지, 양육해야 하는 많은 아이와 산더미 같은 일에 파묻혀 자녀에게 애정 어린 눈길조차 주기 어려운 어머니 밑에서 많은 것을 삼키고 감내하며 살던 아이는 자신의 집과는 많이 다른 친척 집에서 여름 몇 달을 보내며 친척 아주머니와 아저씨에게서 따뜻한 애정과 배려를 경험한다.

클레이 키건의 소설은 많은 설명을 해주지 않지만 절제 된 문장 속에서 아이가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알 수 있었다. 애정 어린 아주머니의 배려를 경험하면서 그리고 저급한 호기심과 무례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사람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과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 많은 것을 잃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 P17

"발가락이 길고 멋지구나." 아주머니가 말한다. "멋진 발가락이야."

나중에 아주머니가 잠들기 전 나를 침대에 눕히고 머리핀으로 내 귀지를 파준다.
- P43

킨셀라 아저씨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고마워요, 밀러드. 얘를 맡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주머니가 말한다. "참 조용하네요, 얘는."

"해야 하는 말은 하지만 그 이상은 안 하죠. 이런 애들이 많으면 좋을 텐데요." 아저씨가 말한다. "집에 갈 준비 됐니, 아가?"

내가 일어나자 아저씨가 의례적으로 분위기를 맞추려고 몇 마디 더 한다.
- P67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 P70

"넌 아무 말도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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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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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신착 도서를 검색하다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곤 집어 들고 그 자리에서 읽었버릴만큼  분량은 아주 얇은데다  재미까지 있다.


자의가 아닌 남편으로 인해 태어 난지 4개월 된 갓난아기를 데리고 국경을 넘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서전적 에세이? 다.

한 팔에는 아기를 안고 다른 팔엔 기저귀와 아기 용품이 들어있는 가방과 함께 다른 가방엔 사전을 넣고 국경을 넘었다고 했고, 모국이 아닌 타국에 정착하기까지 말은 하지만 읽고 쓸 수는 없는 문맹자로 살아야 했다고 했다. 어떤 마음이면 생사가 오가는 국경을 넘으며 사전을 가져갈 생각을 할까?  
문맹으로 5년을 살던 그녀가 이제는 프랑스어로 소설을 쓰는 유명한 작가로 성장했으나  여전히 글을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고백한다.  자발적으로 모국어가 아닌 외국 언어로 소설을 쓰는 줌파 라히리와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무엇을 하든 자발적 의지냐 아니냐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주는 예 이리라.

문맹을 읽고 그녀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한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도 구매해서 읽고 있다. 

와우... 아주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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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를 조형물로 전시해 놓은 카페 겸 미술관을 우연히 보게 되어 주말을 맞아 가게 되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 압도적인 구조물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여름에 보는 빙하(물론 실물은 아니지만)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무더위를 뚫고 방문하게 되었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지만 첫 방문이니 미술관부터 보고 자연스레 작품들을 보고 따라가게 되면 카페가 나온다.

전시명 : 1.5℃ - Trouvaille

운영시간 : 2025. 9. 15. / 6시 마감

입장료 : 성인 12,000원 /원주시민 2천 원 할인 / 우리는 원주시민이 아니므로 둘이 24,000원

주제 : 예술로 마주한 임계점 그리고 발견의 순간’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동시대의 기후 위기를 예술적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발견의 장을 마련


빛을 이용한 작품, 몇 개의 조형물, 캔버스에 그려진 몇 개의 방하 형상화 한 작품, 방문객이 꾸며놓은 거대한 방문 기록? 작품 수가 많질 않아 돌아 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고 작품을 전시할 벽 공간이 중간중간 비어 있는데 여백의 미를 살린다고 하기엔 너무 자주라 입장료가 다소 비싸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주한 카페 벽면 유리창에 비친 빙하 조형물 밑에 고여있는 물도 깨끗하고 여름이라 그런 건지 빙하를 따라 계속 조금씩 물이 흐른다. 겨울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차가운 스테인리스 재질 그래도의 모습일지 아니면 물을 뿌려 거대한 빙벽을 만들어 놓은 건지....


2시 쯤 되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 그리 넓지 않은 카페안이 사람들로 가득차 소란스러워 서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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