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통해서 사람의 생각과 상황과 처지를 읽는 아이, 고아원 출신의 아이와 기업가인지 어둠의 세계 종사자인지 모호한 남자의 로맨스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
"이제부터 내가 주는 옷 입고, 내가 주는 것 먹어. 내가 살라는 데서 살아." P153

여자한테 옷 사주는 거,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의 영화 <프리티 우먼> 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에서 나오는 로맨스의 시작? 너무 흔한 클리셰로 흥미가 반감되는 듯했으나 흥미로운 소재로 계속 읽어 나감.
여주인공의 인물 묘사는 없으나 이쁘다는 거겠지?
이런저런 이유로 남자가 제공하는 주거 공간에서 지내게 되는데, 보유 도서가 웬만한 마을 작은 도서관 보다 큰 2층 서재부터가 흥미롭고 여성들이 어린 시절 갖게 되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배경이며 스토리다. 지금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며 부모가 아니고서는 그런 대우는 불온하며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80평 아파트에서 하릴없이 남자가 사다 주는 명품 옷과 백을 메고 가끔 오케스트라 공연도 보고 명품 디저트 SNS에 올리고, 기댈 곳 없는 고아에게 선행을 베푼다기엔 다소 과한 생활의 편의, 그런데 아무것도 요구하는 게 없다?
이 정도면 누구나 예상하는 반대급부가 무엇인지 가늠이 될 텐데. 도통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 사람은 불안해 지지.
소재 신선하고 이야기도 흥미로우나 문오원과 읽는 자의 로맨스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오원이 죽으며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으며, 그 둘이 사랑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 없으나 그거 말고는 설명할 수 있는게 뭘까? 죽음의 기로에서 핸들을 반대로 꺾을 수 있다는 게.
절창 : 칼이나 유리같은 예리한 날에 베인 상처
핍진성 : 실제처럼 느껴지게 함(문학 작품에 주로 쓰임), 진실에 가까운 정도, 실물과 아주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