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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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모스크바의 신사, 우아한 여인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터라 망설임없이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선택했다. 미국 국적의 직장인 이었으나, (아.. 물론 예일대를 나온 수재이긴 하다) 틈틈이 소설을 써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에이모 토울스, 특이하게 러시아가 배경인 소설을 자주 쓰는 것 같다.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줄서기>
볼셰비키 시절의 푸시킨과 이리나 농부 부부의 이야기다. 직장에서 하는 것마다 서툴러 적응하지 못했던 푸시킨은 러시아 시민의 일상인 식품을 사기 위한 줄서기를 통해 특유의 인사성과 붙임성으로 진가를 발휘하면서 미국까지 진출하는 일을 흥미롭게 그렸다. 미국에 도착해서 벌어지는 일은 또 어찌나 조마조마 한지...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
취향 저격의 소설이다. 책과 고서점,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애매한 캐릭터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철부지 사기꾼 그들이 만들어낸 한 낮의 꿈같은 드라마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 재밌다.

<나는 살아남으리라>
그 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고 싶어다는 것. 우리는 그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거짓말을 했다. 한 사람도 빼지 않고 모두.
성실하고 유능한 남편이 부인 몰래 주말마다 나가서 타는 스케이트(어린시설 형제들과 정신없이 놀던 놀이)를 타는 걸 알게 된 부인은 딸이 보는 앞에서 남편의 뺨을 때리며 둘 사이는 급격히 불편해지고 이혼으로 가는 순서를 밟는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도박, 폭력도 바람도아닌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게 자신을 빠뜨린진채 즐거움을 찾는다고 배신감을 느끼다니 오히려 응원해줄것 같은데 그럼 자기도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면 되지 않나? 
본의아니게 부모의 이혼에 트리거 역할을 하게된 딸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피력한다. 인생이란 아이러니하면서 결국은 본인 위주인 것이다. 당연한 거지. 사람의 심리를 예리하게 잘 표현했다. 널도 폐기도 존도 다 그들만의 이유가 있고 그것도 이해가 간다.

<밀조업자>
음악콘서트홀에 가서 음악감상 하는 걸 고귀한 행위라고 여기는 남자가 옆자리의 노인이 옷 속에 몰래 숨겨둔 녹음기로 녹음하는걸 목격하고 정의감에 불타 그 노인을 콘서트 중간에 다른 사람의 음악감상을 방해하면서까지 신고하게 되는데, 이유를 듣고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본인은 정작 음악감상과는 영영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마치 안톤 제호프의 '관리의 죽음'을 연상케한다. 

<디포에니코 조각> 메리종에서의 점심식사
나이를 먹어서 유일하게 좋은 점은 욕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예순 다섯살이 넘으면 여행하고 싶은 생각, 먹고 싶은 생각, 소유욕이 줄어든다. 그쯤 되면 오래된 스카치 위스키를 몇 모금 마시며 오래된 소설을 몇 페이지 읽고 방해꾼 없이 킹 사이즈 침대에 눕는 것이 하루를 마감하는 최고의 방법이 된다. 
수태고지라는 유명한 그림을 조각 내어 자손 대대로 유산으로 물려 준다는 설정이 기발하다.






젊은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며 나아가는 길은 중서부의 주간 고속도로가 아니다. 지평선까지 시야가 탁 트여 있지도 않고, 하얀 차선이 그려져 있지도 않고,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환한 표지판도 없다. 그보다는 좁고 구불구불한 샛길에 가깝다. 길가에는 덤불이 가득하고 머리 위에는 가지가 늘어져있다. 젊은이는 그 길을 나아가면서 갑작스러운 교차로, 옆으로 갈라져 나간 오솔길, 운명적인 우회로를 만나는데 그 길들은 각각 비숫한 교차로와 소솔길과 우회로가 있는 다른 샛길로 이어진다. 길이 워낙 복잡하고 수풀이 우거져서 어느 지점에서든 자신이 온 곳을 되돌아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앞으로 나아 갈 길은 말할 것도 없다. - P73

아, 티모시 드디어 네게 경험이 될 일이 생겼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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