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장편소설 / 문학동네 / P 523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이시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비숑 프리제 종인 강아지이다. 실제 이기호 작가가 기르는 개의 이름과 같다고 한다.
왜 하필 개이름이 이시봉일까? 그 얘기를 하자니 스포일러가 될것이므로, 일단 읽어 보시라. 500페이지가 넘은 분량으로 다소 두꺼워 보일수있으나 크게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으니.
인간은 자꾸 동물을 인간화시키려고 해. 그것도 자기와 친한 동물들만, 그러면서도 안간의 동물화는 참지 못하는 게 또 인간이야. 그러니까 개만도 못한 이간, 돼지 같은 인간, 이런 말에 심한 모욕을 느끼잖아. 나는 마리야, 그게 자본주의에 핵심이라고 생각해. 무언가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수치심과 모욕을 느끼게 하는 거. - P189
인간은 늘 자신에게 유리한 족으로만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어리석은 희망을 품고 산다. 희망,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희망이라는 단어에 기대어 불면의 밤을 지세웠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흼ㅇ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을 속이고 과시했던가! 개들은 보이지 않는 희마에 들뜨지 않는다. 눈앞에 놓인 희망만 면밀히 관찰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그래서 그 희망이 좌절되었을 때도 서로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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