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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4월
평점 :
대체로 젊을 때는 확실한 게 거의 없어서 힘들고, 늙어서는 확실한 것밖에 없어서 괴롭다. 확실한 게 거의 없는데도 젊은이는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는 체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만 한다.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이 오히려 판단을 어렵게 하는데, 이렇게 내려진 결정들이 모여 확실성만 남아 있는, 더는 아무것도 바꿀 게 없는 미래가 된다. 청춘의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김영하의 에세이집이다.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재밌는 작가라고들 하는데, 이상하게 김영하의 소설 중에 막 너무 좋다 하는 건 없었지만
<다다다> 초판 3개 부분(읽다, 보다, 말하다)으로 각각 냈었던 에세이를 보고 팬이 된 거 같다. 가끔 알쓸신잡에 패널로 나오는 부분에서도 말을 너무 잘하고 중저음의 목소리로 일정한 속도로 말하는 박학다식한 면이 부럽기도 하고, 삶의 스타일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 인상에 남는다.
50대 후반에 수강생들이 대부분 여성일 텐데 그 안에서 꾸준한 요가로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도 요가를 1년 정도 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유튜브에 요가 채널 틀어놓고 하던 요가가 내 몸과 마음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주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자부심? 땀 흘리고 마지막 가만히 누워 명상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었는데 친구와 함께 요가 강의를 들으며 했던 시간은 자꾸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잘 안될 때 속상함도 있고, 그래서 그랬는지 그리 꾸준히 다니지 못하고 그 이후로 요가와도 영영 안녕이 돼버렸네. 다시 혼자만의 요가 타임을 가져봐야겠다.
인간의 관계는 기대와 실망이 뱅글뱅글 돌며 함께 추는 왈츠와 닮았다. 기대가 한 발 앞으로 나오면 실망이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실망이 오른쪽으로 돌면 기대도 함께 돈다. 기대의 동작이 크면 실망의 동작도 커지고 기대의 스텝이 작으면 실망의 스텝도 작다. 큰 실망을 피하기 위해 조금만 기대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과연 그 춤이 보기에도 좋을까? 기대도 실망도, 그냥 나 혼자 추는 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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