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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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산북스 나나흰 미션도서로 나에게 온 책이다. 하루키나 베르베르 말고는 소설을 거의 안 읽는 요즘인데 이렇게 통쾌하고 공감되는 책을 읽을 기회를 주다니 고맙다. 거짓말 안하고 손에 들자마자 다 읽었다. 밥 벌어 먹고 살고 있거나 먹고 살아야 할 모든 젊은이에게 강력 추천한다. 사실 표지 디자인 투표도 했는데 내가 투표한 일본 원작 표지는 채택이 안 되었구나. 띠지에 일본판 "미생", "송곳"이라고 비유를 했는데 회사 생활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제가 통한다. 안 그래도 전에 드라마 "미생"도 재미있게 보았고 요즘 드라마 "송곳"을 정주행하고 있는데 이 둘보다는 소설이 훨씬 이야기를 명랑하게 풀어간 구석이 많다. 사실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엄청 무겁고 어두워질 수 있는 요소가 많았는데 작가가 젊어서 그런지 (이 소설 등장인물이 선입견 갖지 말라고 부르짖었지만) 오사카 출신이어서 그런지 명랑 쾌활한 전개와 결말이 억지스럽지 않게 느껴졌고 납득할 수 있었다. 아마도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 부분 본인이 겪었거나 또래들이 겪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내 블로그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요즘 묘하게 진로에 관한 책을 종종 읽었다. 나는 가능하면 이직 없을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길을 찾을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하는데 다른 일을 하면 어땠을까 종종 궁금해한다. 진로를 개척, 발견해야 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낭만적으로 자립하기의 의미에 대한 고민에 떠밀려 헬조선에서 사는 청년들, 학생들을 보면 답답하고 힘들겠다 싶다. 어제는 30대 청년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1년 동안 거짓 출근을 하다가 결국 자살했다는 기사와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면서 다시금 이 소설이 생각났다. 안팎으로 어떤 압박에 시달렸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어려운 상황이 올 때 천연덕스럽게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한 명만 있어도 좋을 텐데. 주인공이 엄마와 오랜만에 통화하는 내용이 참 좋았다. 어떤 낌새가 느껴져 걱정되지만 내색하지 않고 다음에 엄마 생일 케이크를 들고 집에 오라고 자연스럽게 말해주는 엄마였다. 물론 주인공이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그 아픔을 먼저 겪은 친구였지만, 걱정을 티내지 않았던 엄마 반응도 좋았다. 나도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치여 밥 먹으면서도 눈물이 줄줄 나던 힘든 때 엄마가 굳이 "무슨 일 있어?"라고 캐묻지 않고 밥 다 먹을 때까지 옆에 있어주어서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소심하고 걱정 많은 나는 학급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더 놀라곤 하는데, 2016학년도에는 좀 더 자주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졌다.

"- 만약에... 만약에 말인데, 내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 어머나, 뭐 어떠니?

어머니의 대답에는 당혹감도 망설임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잠깐만, 그렇게 간단히 말하지 마.

- 그게 뭐 별일이라고. 세상에 회사가 거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너무나 태연한 어머니의 말에 나는 맥이 빠졌다.

- 아니, 보통은 말리지 않나.

- 그야 네 인생인 걸. 네 생각대로 해도 되잖니.

- 그렇긴 하지만...

-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어. 아직 젊으니까." 169쪽.

 

 

가끔 '나이가 벼슬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자신이 겪어봐서 다 안다, 이렇게 해야 결국은 잘 된다며 특유의 확고한 기준이나 원칙을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할 때 폭력이 되는 경우를 보곤 한다. 다양한 어른을 만나보면 다 그렇진 않던데 어떤 어른은 나이가 들 수록 인생관이나 사고 방식 틀이 점점 확고해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꼭 숫자인 나이 탓만은 아닐 테다). 이를 다른 말로 권위주의와 관행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송곳"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속속들이 군대구나 싶어지는데, 이 이야기 주인공 회사 부장 역시 전형적으로 마초다운 센척을 보여주고 있다. 매사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언어 폭력을 일삼고 위계서열을 중시한다. 주인공에게 '패배자'라며 욕을 퍼붓는 부장에게 주인공이 받아치는 이야기는 정말 통쾌했다. 현실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지인들과 요즘 교무실이 너무 개인주의화 되었고, 세련된(칭찬 아니다, 비열, 교묘와 비슷한 의미) 통치술 때문에 말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나서서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이야기를 했다. 학교 뿐만이 아닐 테다. 주인공이 내 대신 화내주는 듯 엄청 매우 통쾌했다!!  

""내 인생은 댁을 위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딴 회사를 위해 있는 것도 아니야. 내 인생은 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라고!"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이 사람이 정말 불쌍해서 마음이 아파졌다.

"패배자, 패배자. 대체 뭐에 졌다는 거지. 인생의 승패는 남이 결정하는 건가요? 인생은 승패로 나누는 건가요? 그럼 어디부터 승리고 어디부터 패배인데요?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죠. 나는 이 회사에 있어도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만둡니다. 단지 그뿐이에요."" 197쪽.  

 

 

아무튼 여러 모로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는 제목만 봐도 도살장에 끌려 가는 기분으로 출근하는 많은 직장인이 쉽게 공감하리라 확신한다. 실제로 하고 싶지도 맞지도 않는 일을 할 때 주인공이 겪는 느낌을 읽으며 '나도 이런 적 많은데'라는 생각 정말 많이 했다. 이 회사를 박차고 나가면 살 길이 막막해지겠지 불안하겠지만, 주인공이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가며 전보다는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며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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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범의 방학 공부법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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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학원 파견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을 잔뜩 구입했었나보다. 전국민의 자기계발을 효과적으로 돕고 있는 다산북스에서 공부법 관련 책도 심심찮게 출간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박철범의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http://blog.yes24.com/document/2460876 이었다. 그 책은 구체적인 공부법을 알려준다기보다는 공부 의지를 다잡을 수 있게 돕는 책이었다고 기억한다. 공부에 전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저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어려운 상황이라서 더욱 공부를 얼마나 즐겼는지, 배움과 성취의 기쁨을 누렸는지 보여주는 책이었다. 그러한 배경을 알고 최근 나에게 온 책 "박철범의 방학 공부법"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당신에게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나는 당신이 단순히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성적이라는 결과'보다 더 큰 것을 원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성실한 자세'다. 만약 당신이 지금 힘든 상황에 있다면, 그런 당신을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성실함뿐이다. 성적, 등수, 점수와 같은 '결과'는 거기에 집착하는 사람을 오히려 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자동적으로 붙는다.

따라서 당신은 오로지 "오늘 하루 나는 성실하게 보냈는가?"라는 질문만 던져야 한다. 만약 그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이 많아진다면, 미리 축하한다.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정말로 만족할 만한 순간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해라.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공부해라." 242쪽.

 

 

문체는 쉽고 와닿는 비유나 자신이 직접 사용한 공부 방법을 곁들여 제시하고 있으며 구조는 단순하다. 많은 자기계발서의 특징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내면화시켜 실천하는 일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흐트러지기 쉬운 방학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집밖으로 나가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는 습관 기르기, 과목별 기본서 3회독을 통해 1. 이해력, 2. 암기력, 3. 사고력을 기르기 라는 핵심 내용에 십분 공감한다. 저자와 비슷한 이유로 나도 학업 관련 사교육을 받지 않고 자기주도학습과 EBS만으로 엄청 매우 성실하게 공부해왔다. 수능 점수를 몇 점 맞고 어떤 학교와 학과에 진학해 지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와 상관 없이, 중, 고, 대학교 때 성실하게 공부했던 습관이 지금의 좋은 삶의 방식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공부는 평생 해야한다. 새로운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실한 삶의 태도는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실한 태도는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삶의 방식을 배웠으면 좋겠다. 얄팍한 공부 스킬만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성실함, 독서의 필요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방학에는 어떻게 독서를 해야 좋을까?

방학에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방학이 아니면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독서'이다.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능력의 대부분은 교과서보다는 '독서'를 통해서 얻는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든 교양이든, 아니면 어떤 일에 대한 노하우든,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감정적인 능력이든 말이다. 독서는 나약한 인간을 강하게 만들고, 비어 있는 정신에 현명함과 탁월함을 심어 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알아 나간다. 그 과정에서 지식이 늘어 가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이야기 자체에서 기쁨을 얻기도 한다. 공부에 필요한 두뇌 능력도 책을 읽으면 쉽게 키울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지금 고3이 아니라면, 방학마다 해야 할 활동에서 독서를 절대로 빼놓지 않기를 바란다." 41-42쪽.

 

 

3회독도 어려워보이면서 독특한 공부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특히 비교적 끈기가 부족해진 요즘 학생들이 실천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만두고 싶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학생이 성공하리라),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공부 방법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설명하는 공부 방법이었다. 이는 내가 밑줄 치며 조용히 묵독하고 손으로 정리하고(반복하면서 보기는 당연히 실천했지만) 문제를 많이 푸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일 테다. 저자는 왜라고 질문하기보다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어떤 소주제에 들어 있는지, 틀린 문제가 어떤 내용에 관한 문제였는지, 방금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하며 되도록 소리내어 말로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왜라고 질문하지 마라'는 조언은 최근 이슈가 된 서울대 A+ 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고 답에 그대로 기록했기 때문이었으며, 서울대에서 학점이 비교적 낮은 학생은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이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떠올리게 하긴 한다. 아마도 저자가 위와 같이 조언한 이유는 우리 교육에서 공부해야할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부를 할 때, 내 스스로에게 설명할 수 없으면 공부를 끝내지 않았다. 아무리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했더라도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56쪽.

 

어떤 책을 읽으면 떠오르는 주변 사람이 있다. 이렇게 공부법이나 교육에 대한 책을 읽고 있노라면 특히 우리반 학생이 떠오른다. 나나흰 활동을 하느라 다산에듀에서 보내준 책들을 지금껏 아이들에게 소개하면서 특별히 우리반에서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이번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학생이 떠올랐다. 머리가 좋고 집중력과 몰입도가 뛰어나 특목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만도 한데 그러기에는 시험 결과가 어딘가 2% 부족해 학생 스스로와 어머니 모두 안타까워하는 학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친구에게 성실함과 부지런함, 자신에게 부족한 분야일 수록 물고 늘어지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책을 그 친구에게 선물하고 겨울방학에 이 책 한 권이라도 꼭 읽어내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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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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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 3기 활동을 하고 있어 나에게 온 책이다. 서평 마감 기한에 시달릴 필요도 없이 너무 쉽고 빠르게 잘 읽히는 '심플한 자기계발서'이다. 문단 변경이 너무 많기는 하지만 쓸데없는 장식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좋다. 주제 범주를 좁히자면 경영 혁신에 관한 책이다. 나는 혁신학교 교사인지라 사장을 관리자로, 유저를 학생으로, 기업 용어를 학교 용어로 적용하며 읽으니 의외로 잘 맞아 떨어져 재미있었다. 요즘 학교 혁신을 방해하는 교육청, 교육부를 혁신하기에 관심이 많아 저자가 실행한 구체적인 혁신 방법들이 인상 깊었다. 매우 젊고 저돌적이라는 느낌이다.

 

저자는 방송국(컴퓨터 관련직), 인터넷 게임 회사에서 근무해보았고 최근에는 그 유명한 라인을 개발하다시피 한 '굉장한 사람'이다. 그 어떤 분야보다도 속도가 빠르게 돌아가고 변화가 많은 분야인 만큼 책 내내 '혁신'을 강조한다. 차례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그의 경영 방침은 우리 통념과 많이 달랐다. 직종에 맞는 혁신으로 성공했다. 관리와 통제라는 관행을 깨고 업무를 심플하게 만들어 모두가 수평적으로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실제로 업무를 실행할 전문가에게 믿고 권한을 이양하는 자세는 모든 리더들이 본받아야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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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에듀 2016 - 2016 대한민국 교육계를 뒤흔들 13가지 트렌드
이병훈 교육연구소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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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로서 책을 제공 받은 주제에 공립 혁신 중학교 도덕 교사로서 이 책에 대해 솔직히 평하자면 무섭고 답답하고 속이 울렁거린다.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다며 따라야 하나?? 2016년 교육 트렌드를 최대한 빠르고 세밀하면서도 사실적으로 제공하고 싶었던 이 책은 독자가 위와 같은 거부감을 가질까 우려했는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그래도 사교육에 너무 휘둘리지는 말자'는 등의 당위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 관련 기사들을 재구성한 듯한 내용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어서 시사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헬조선'에서 살아갈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일 테다. 무엇보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책 곳곳에서 말하고 있어서 없던 불신감도 생기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월요일마다 기독교사를 위한 역사 특강 들으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무실 가고 있는데 반갑!!

어쨌거나 솔직함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삼은 이 책은 꽤나 교육부 정책 홍보 책자 같기는 하지만 지금 교육계에서 이슈인 지점들을 한 눈에 알아보기 편하다. 논의 맥락이나 방향성은 매우 다르지만 이 책이 다룬 몇 몇 소재는 좋은교사운동 정책위나 토론회, 월간 "좋은교사"에서 다룬 바 있으며 책 읽는 내내 이 책과 반대 입장에 있는 듯 느껴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떠올랐다. 자유학기제나 거꾸로교실, 비교적 여유로운 학교에 대해서는 우리 단체도 호의적이다. 그러나 일단 차례에서 엿보이는 각 장 제목만 봐도 '학부모'인 독자가 불안감을 느끼고 당장 학원 등록하러 달려가기에 충분하다. '고등학교가 대학 입시를 결정한다', '내 아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 '강남은 지금 국어 열풍', '사교육 무한도전'... 강남, 목동 등 (이 책 표현에 따르면) 교육특구에서는 이렇게까지 (사)교육을 열심히 시키고 있는데 당신들은 괜찮겠느냐, 이미 매우 뒤처져 있다고 책 내내 주장하는 듯하다.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하니 수학이 문제란다. 수포자를 없애고 사교육을 줄이고자 수학 문제를 쉽게 출제하자니 이번엔 국어가 문제란다. 영어는 절대평가가 도입되어도 비단 입시만을 위해 존재하는 과목이 아닌 만큼 사교육비는 여전하단다. 한자까지 가세해 국어도 가르쳐야 한다니, 여전히 사교육이 문제란다.

문, 이과 통합, 한국사 절대평가, 영어 절대평가,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논란까지 2015년 한 해도 끊임없는 교육 정책의 변동과 대학들의 눈치 싸움, 공교육과 사교육 간의 날카로운 긴장이 이어졌다. 바뀌고 바뀐 입시 정책은 '풍선 효과'를 낳으며 일명 '두더지 잡기'로 변모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나를 잡으면 다른 게 튀어 오르는 형국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과 얼마 전에 마련된 교육정책과 입시 자료들조차 금세 폐기된다. 이런 혼란 속에서 수험생은 '마루타'로 전락해 번번이 피해를 보고 있다." 24-25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중2 아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 이유는 책 많이 읽어라, 중국어 공부하라는 이 책 주장에 납득해서이다. 사교육 억제 정책 일환으로 수능 중 영어가 절대평가 되었고 아마도 그 다음 차례는 수학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국어가 어려워지기도 했고 앞으로도 영수보다는 국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목동에서 오래 논술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친구는 요즘 밀려드는 논술, 국어 수강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단다. 워낙 어떤 시험을 보거나 무슨 일을 하든 문해력은 필요하다. 특목고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미 '자기주도학습전형'이라고 해서 독서 이력을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학교들이 있다. 학교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독서 상황 기록에 공을 들인다. 힘들어도 열심히 읽히고 열심히 기록해주고 싶은 이유는 책 읽은 경험은 어디 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거기에 힘을 실어줄 만한 주장을 납득할 만한 근거를 들어 하고 있다. 또 하나는 아마도 중국은 지금 중학생들이 직업 생활을 할 때 미국보다 힘이 세질 수도 있으니 중국어를 배워두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심지어 영어보다도 중국어를 배우라고 이야기한다. 97년에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사회주의인 척하면서 무섭게 자본주의화 되는) 중국을 직접 보고 듣고 느꼈다. 그 옆에 붙어 있는 조그만 땅덩어리에 살고 있으니 앞으로도 어떻게든 이 무서운 나라와 엮이리라 믿었다. 나는 요즘 커서 뭘하고 먹고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으면 중국어를 배우라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

"사교육 업체에서는 이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비판적 사고를 가진 창의 인재, 융 복합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맛에 맞춰 이공 계열 지원 학생도 인문학적 소양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도록 지도한다. 예를 들어 매해 고등학교 학생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인문학 도서의 독서 기록을 빠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과 학생이 일반 논술이나 독서감상문, 문학 관련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학은 기업을 바라보고 고교는 대학을 바라보는 실정에서, 기업에 부는 인문학 바람은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고등학교에까지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취업과 입시만을 위한 보여주기식 인문학 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서류에 적힌 수박 겉핥기식 인문학 활동은 면접과 글쓰기 논술에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252-253쪽.

 

또 하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장은 '아날로그 교육법', '자연주의 육아'를 다룬 장이었다. 지난 봄 단기방학에 혼자 제주올레를 다녀오느라 제주 관련 책과 자료를 좀 찾아보았는데 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제주에서 한 달 살기' 처럼 학업 스트레스에서 떨어져 슬로우 라이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 자연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생활을 추구하는 어머니들이 있어서 부러웠다.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공단 매연을 마시는 우리 아이들도 제주에서 한 달 씩 생활했으면 좋겠다. 제주도 특성화 초등학교들이 돌리고 있다는 방과 후 프로그램은 잘은 모르지만 어쩌면 대외 이미지와 실적을 위해 교육주체들을 압박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닐지 궁금했다. 특히 '시범학교', '연구학교'는...;; 어쨌든 이 초등학교들에서 독서,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좋아보였다.

"자연주의 육아: 자연과 함께하며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건강한 육아 방식이다. 가치관뿐만 아니라 자연을 먹고 크고, 아파도 자연으로 다스리는 방법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143쪽.

 

최근 교육계 이슈 중 가장 어이 없었던 지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와 함께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이다. 인성을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정책이 나오자 마자 사교육 업체가 기승을 부리리가 전망했는데 과연 그렇게 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착해보이는 방법'을 가르쳐준단다.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듯 이 책 서술이 양쪽 입장을 오가는 와중에 아래 내용이 공감 되었다. 이미 인성교육진흥법 관련해서 "우리교육" 등에서 자주 논했던 맥락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인성이라는 매우 주관적인 요소를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측정할 수 있는가 하는 비판이 있다. 특히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한 것 자체가 국민 의식을 국가가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73쪽.

 

전에 다산에듀에서 나온 "도미노 공부법"을 우리반 학생에게 선물했는데 성적이 오른 후 물어보니 그 책을 인상 깊게 다 읽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특목고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그 친구가 생각났다. 책이 보여주는 맥락은 화나고 답답한데 생생한 정보가 너무 많다. 행여 쓸데없는 불안감을 조성할까 걱정되면서도 이런 정보를 이 동네만 모른 채로 '동등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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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올레 - 놀멍 쉬멍 먹멍 일본 규슈 걷기 여행
손민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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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래와 같은 서평단 신청글을 올려서 뽑혔다.

"1. 규슈
10년 전쯤에 학교에서 중학생들 데리고 일본 탐방 다녀왔네요. 버스 타고 관광지마다 내렸다 탔다 하면서 전문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완전 패키지 여행이었지요. 학생들 관리하느라 피로하기도 했지만, 나가사키 카스테라도 먹고 유황온천도 경험하고 원폭 관련 지역도 보고 구마모토 쪽 성터들도 둘러보았던 기억이 나요. 관광이든 여행이든 우리와 다른 생태, 역사를 가진 지역을 직접 걸으며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2. 제주올레
안 그래도 규슈올레가 제주올레와 결연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부터 들으면서 규슈올레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오래 걷기를 좋아합니다. 머리를 비우고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걷다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납니다. 제주올레는 1, 2, 6, 10, 12, 13, 14, 14-1을 완주했어요. 저는 여행가기 전에 그곳 여행기와 가이드북을 좀 많이 읽고 가는 편인데, 지난 봄 단기방학 때 제주올레 전후로도 요즘 쏟아져 나오는 제주 관련 서적을 잔뜩 읽고 갔네요. 올 봄에 제주올레 다녀오면서 남겼던 후기 주소 링크 걸어봅니다.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5508543

이 책 서평단으로 뽑아주시면 조만간 규슈올레갈 때 참 도움이 되겠네요. ^^ "

 

 

타 온라인서점 중앙북스 블로그에 서평단 신청을 하면서 그 시기 정도에 배송이 되면 단기방학에 여유롭게 읽고 서평 완료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책 발간이 늦어지면서 배송 역시 늦어졌고 그사이 미친듯이 바쁜 학기 중 일상으로 진입했다. 평일에는 진득하게 책을 읽기 어려울 뿐더러 다 읽었다 하더라도 리뷰를 정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평쓸 때 앞부분만 읽고 쓰거나 훑어보고 쓰지는 않는다. 게다가 서평단이라니 기한에 늦더라도 제대로 읽고 쓰고 싶었다. 이야기가 들어있더라도 일단은 '가이드북'이다보니 지금 당장 밟고 있는 곳이 아니라면 책이 나열하고 있는 여행 정보에 대한 필요를 생생하게 느끼며 읽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 규슈 올레를 준비하고 있는 입장은 아니다보니 코스에 대한 소개와 숙소, 식당 등 정보보다는 본문(= 저자가 규슈 올레 개장식마다 참여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올레' 역사에 대한 이야기, 그 지역 자체에 대해 저자가 인문학적으로 풀어주는 이야기 등) 책장이 훨씬 잘 넘어갔다. 어쩔 수 없었겠지만 계속 나열되는 잘 모르겠는 일본어 지명과 인물명들도 책 읽는데 오래 걸리게 만든 요인이다. 어쨌든 올레나 규슈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이 읽으면 분명 '규슈올레' 뽐뿌가 느껴질 만한 잘 만든 책이다. 너무 알차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다 읽기 어렵다? 미안하다?는 느낌이다. 언젠가 규슈 올레에 도전해볼 테니 책을 잘 가지고 있다가 꼭 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라쓰 코스는, 안은주 사무국장의 말마따나 걷기에 좋은 길이다. 우리의 가슴 시린 역사를 알지 못해도 일부러 찾아와서 거닐 만한 길이고, 우리의 가슴 시린 역사를 새기고 있다면 더욱더 찾아와서 걸어야 하는 길이다. 가라쓰 코스는 규슈올레 최고의 역사기행 코스다. 다시 말하지만, 아픈 역사도 우리 역사다." 97쪽.

 

 

* '올레'

지난 봄 단기방학 때 중산간지역(12코스~14-1코스) 올레를 하면서 제주 4.3을 책으로, 발로 더듬었다. 마을 전체를 불태웠을 만큼 잔인했던 일련의 사건들 이후 생존한 사람들도 떠나고 그대로 황폐화된 마을도 있었다고 한다. 애초에 올레 정신은 이미 부자 중국인들 때문에 더욱 물가와 땅값이 올라버린 관광지가 아니라 소외 되고 잊혀졌던 제주 구석구석 골목길을 발굴해 알리고 함께 걷는데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제주올레는 사단법인이라는 민간에서 추진한 사업이고 이를 벤치마킹한 규슈올레는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제주올레 측에서 규슈올레를 인가?해 줄 때 엄격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올레 정신에 부합하는 길만을 통과시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스들은 저자 말처럼 한국인으로서는 찾아가기 쉽지 않을 만큼 교통이 불편하거나 먼 곳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주할 수 없는 상황일 때 가장 먼저 걸어보고 싶은 길들은 관광지라 찾아가기 쉬운 길이 아니라 구석에 있는 코스들이었다.   

 

* 농민운동, 기독교

"시마바라의 난은 1637년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지역에서 발발한 농민 봉기를 일컫는다. 역사책은 대부분 시마바라의 난이라고 기록하지만, 여기 아마쿠사 제도에서는 꼭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일아고 부른다. 아마쿠사 지역이 시마바라의 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 정확히 말하면, 시마바라 지역의 농민세력과 아마쿠사 지역의 농민세력이 각자 궐기한 뒤 두 세력이 뭉쳐 막부와 싸운 사건을 가리킨다.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라고 쓰기도 한다. '잇키'는 민란 또는 민란을 주동한 세력을 말한다. 세력으로서 잇키는 주로 농민이나 종교집단이다 에도 막부시대에 잇키는 수시로 발발했다. 3000건이 넘는 민란이 일어났다는 기록도 있다.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는 아마쿠사·시마바라 지역에서 일어난 민란이라는 뜻이다. 물론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피해도 컸던 민란이다.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은 종교전쟁으로 설명되곤 한다. 일본에서 기독교 세력이 막부와 정면으로 맞선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을 '기리시탄의 난'이라 하기도 한다. 나로서는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라고 부르고 싶다.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이 기독교와 무관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눈에는 신앙을 잃어 방황하는 기리시탄보다 농사지은 것 다 뺏기고 허기에 전 농민이 더 들어온다. 동학 난이 아니라 동학농민전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210-212쪽.

최근 타 출판사에서 보내주어 읽었던 "나라 없는 나라"라는 소설은 동학농민운동 당시 여러 사람들의 입장 차이와 상황 전개, 특히 전봉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옛날 일을 지금 상황에 대입해도 설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놀라운 한편 답답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우리의 농민 운동과 비슷한 일이 우리보다 이전에 규슈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인상 깊었다. 필요한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규슈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농민운동은,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어보이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다시 반복될까.

좀 더 재미있는 점은 규슈에서 있었던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는 기독교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일제시대 때도 십자가나 성경을 밟고 지나가보라는 비기독교인 인증?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일본에서는 기독교인을 걸러내어 죽이고 있었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일본 기독교박해사를 이 책을 통해 좀 더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섬 올레인 아마쿠사 세 자매는 철저히 일본 근대사를 읽을 수 있는 코스란다. 찾아가기 비교적 힘들겠지만 걷고 싶다. 특히 아기자기한 마을 길이라는 말에.

 

저자가 기자이다보니 사진도 아름답게 찍어왔다. 사진 속에 언뜻 언뜻 보이는 간새표지판, 화살표, 리본들이 반갑다. 규슈 쪽에서 제주올레 쪽에 사용료를 내고 있다고 한다. 제주올레와 규슈올레가 자매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밀접한 관계인지, 제주올레 쪽에서 규슈올레 쪽에 거의 가르쳐주다 시피 하면서 발굴한 길들인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익숙해서 더 걷고 싶어질 듯한 규슈올레다. 덤으로 온천, 맛있는 음식들 역시 규슈올레를 부추기는데 그러나 비싼 물가, 아무래도 언어적 차이 등으로 인해 혼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전철 없어 배낭여행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다. 책 읽는 내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겨울 오키나와 같이 갔던 베프에게 또 적금 부어 이번엔 규슈올레 가자고 할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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