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학원 파견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을 잔뜩 구입했었나보다. 전국민의 자기계발을 효과적으로 돕고 있는
다산북스에서 공부법 관련 책도 심심찮게 출간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박철범의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http://blog.yes24.com/document/2460876 이었다.
그 책은 구체적인 공부법을 알려준다기보다는 공부 의지를 다잡을 수 있게 돕는 책이었다고 기억한다. 공부에 전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저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어려운 상황이라서 더욱 공부를 얼마나 즐겼는지, 배움과 성취의 기쁨을 누렸는지 보여주는
책이었다. 그러한 배경을 알고 최근 나에게 온 책 "박철범의 방학 공부법"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당신에게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나는 당신이 단순히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성적이라는 결과'보다 더 큰 것을 원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성실한 자세'다. 만약 당신이 지금 힘든 상황에 있다면, 그런 당신을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성실함뿐이다. 성적, 등수, 점수와 같은
'결과'는 거기에 집착하는 사람을 오히려 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자동적으로 붙는다.
따라서 당신은 오로지 "오늘 하루 나는 성실하게 보냈는가?"라는 질문만 던져야 한다. 만약 그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이 많아진다면, 미리 축하한다.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정말로 만족할 만한 순간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해라.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공부해라." 242쪽.
문체는 쉽고 와닿는 비유나 자신이 직접 사용한 공부 방법을 곁들여 제시하고 있으며 구조는 단순하다. 많은 자기계발서의 특징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내면화시켜 실천하는 일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흐트러지기 쉬운 방학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집밖으로 나가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는 습관 기르기, 과목별 기본서 3회독을 통해 1. 이해력, 2. 암기력, 3. 사고력을 기르기 라는 핵심
내용에 십분 공감한다. 저자와 비슷한 이유로 나도 학업 관련 사교육을 받지 않고 자기주도학습과 EBS만으로 엄청 매우 성실하게 공부해왔다. 수능
점수를 몇 점 맞고 어떤 학교와 학과에 진학해 지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와 상관 없이, 중, 고, 대학교 때 성실하게 공부했던 습관이
지금의 좋은 삶의 방식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공부는 평생 해야한다. 새로운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실한 삶의
태도는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실한 태도는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삶의 방식을 배웠으면 좋겠다.
얄팍한 공부 스킬만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성실함, 독서의 필요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방학에는 어떻게 독서를 해야 좋을까?
방학에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방학이 아니면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독서'이다.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능력의 대부분은 교과서보다는 '독서'를 통해서 얻는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든 교양이든, 아니면 어떤 일에 대한 노하우든,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감정적인 능력이든 말이다. 독서는 나약한 인간을 강하게 만들고, 비어 있는 정신에 현명함과 탁월함을 심어
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알아 나간다. 그 과정에서 지식이 늘어 가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이야기 자체에서 기쁨을 얻기도 한다. 공부에 필요한 두뇌 능력도 책을 읽으면 쉽게 키울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지금 고3이
아니라면, 방학마다 해야 할 활동에서 독서를 절대로 빼놓지 않기를 바란다." 41-42쪽.
3회독도 어려워보이면서 독특한 공부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특히 비교적 끈기가 부족해진 요즘 학생들이 실천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만두고 싶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학생이 성공하리라),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공부 방법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설명하는 공부 방법이었다.
이는 내가 밑줄 치며 조용히 묵독하고 손으로 정리하고(반복하면서 보기는 당연히 실천했지만) 문제를 많이 푸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일 테다.
저자는 왜라고 질문하기보다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어떤 소주제에 들어 있는지, 틀린 문제가 어떤 내용에 관한 문제였는지, 방금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하며 되도록 소리내어 말로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왜라고 질문하지 마라'는 조언은 최근 이슈가 된 서울대
A+ 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고 답에 그대로 기록했기 때문이었으며, 서울대에서 학점이 비교적 낮은 학생은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이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떠올리게 하긴 한다. 아마도 저자가 위와 같이 조언한 이유는 우리 교육에서 공부해야할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부를 할 때, 내 스스로에게 설명할 수 없으면 공부를 끝내지 않았다. 아무리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했더라도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56쪽.
어떤 책을 읽으면 떠오르는 주변 사람이 있다. 이렇게 공부법이나 교육에 대한 책을 읽고 있노라면 특히 우리반 학생이 떠오른다. 나나흰
활동을 하느라 다산에듀에서 보내준 책들을 지금껏 아이들에게 소개하면서 특별히 우리반에서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이번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학생이 떠올랐다. 머리가 좋고 집중력과 몰입도가 뛰어나 특목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만도 한데 그러기에는 시험 결과가 어딘가
2% 부족해 학생 스스로와 어머니 모두 안타까워하는 학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친구에게 성실함과 부지런함, 자신에게 부족한 분야일 수록
물고 늘어지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책을 그 친구에게 선물하고 겨울방학에 이 책 한 권이라도 꼭
읽어내라고 부탁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