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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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향형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있고, tvN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를 공감하며 보고 있습니다. 내향형과 민감함이 항상 함께 오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함께 가지는 경향성은 확실히 있는 듯해요. 이를 테면 "콰이어트" http://blog.yes24.com/document/7943594 라는 책을 보면 내향형인 사람은 감각적으로 민감한 사람이 많아 큰 소리나 혼란스럽고 복잡한 환경을 못 견디는 편이라고 합니다.
예의 드라마에 공감하는 이유는 홍보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타인 시선에 민감한 보스가, 그림자처럼 뒤에서 뛰어난 관찰력과 분석력을 발휘해서 문제 상황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기획하는 등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문제를 가진 사람을 뒤에서 지켜보거나 그의 말을 평소에 잘 경청하고 기억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을 주지요. 사실상 활발하고 위트 있어 얼굴 마담 하는 사람보다 이런 사람이 조직에서 실세일 때가 많고요.
완벽할 수도 없으면서 완벽을 추구하느라 피로하고, 예민하다는 점까지도 스스로를 비난할 구실로 삼는 저입니다. 좀 더 심리적으로 건강한 2017년을 보내고 싶어요. '민감함은 고쳐야 할 성향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성향'이라는 저자의 논조에 몹시 공감되어 신청합니다."

 

이를 테면 목소리 크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내 귀 근처에서 말을 하고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하던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이어폰을 꺼내 가사 없는 클래식을 듣는다. 커피는 점심시간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데 오후나 저녁에 마시면 머리와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내향인과 민감한 인간이 꼭 일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확연하게 내향인인 동시에 민감한 인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위안을 너무나 많이 받았다. 신청글에서 썼듯 민감함조차 자신을 비난하는 구실로 삼고 낮은 자존감을 가졌던 악순환을 선순환을 바꾸는 방법 등, 인지적으로 민감함이 가진 특성과 강점,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납득하게 함으로써 민감인들이 현대를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책이다.

 

* 뇌에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예술가형??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대뇌피질'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화(발달? 진화?)하고 있다면 포유류-유인원-외향인-내향인 순서로 스펙트럼에 위치지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저자는 내향인과 민감인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민감인 역시 덜 민감한 인간에 비해 발달한 부류가 아니겠느냐는 새로운 가설을 가져보았다. 한편 예로부터 예술가는 예민하다는 통념이 있어왔는데 적어도 오감에서 민감하기 때문에 좀 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창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보았다. 실제로 저자는 민감인이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상에서 의지를 내어 해야할 활동 목록을 소개하고 있는데 예술과 자연을 향유하는 활동이 꽤나 많다. 나는 이미 많은 활동을 일상에서 즐기고 있는지라 반가웠다.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다". 실제로 너무 예민하다는 비난을 많이 듣는 인생이라 슬펐는데, 어렸을 때보다는 지금 강점을 생각하며 좀 더 편안해진 편이고, 앞으로는 축복으로 여기고 강점을 키워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민감인에 대해 신생아 때부터 추적 연구한 내용들이 실려 있어 다소 길지만 옮겨둔다.

"신생아들도 감각적인 인풋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신생아들에게 빨대로 물을 마시게 하고 갑자기 물의 당도를 줄이면, 어떤 아기들은 그냥 순하게 물을 마시지만, 어떤 아기들은 매우 강한 반응을 보인다. 라 가스(La Gasse, 1989)는 2년 후 이 아기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강한 반응을 나타냈던 아기들이 다른 아기들보다 훨씬 더 수줍어하고 조심스러운 아기로 자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Jerome Kagan, 2004)도 그의 저서 "기질의 긴 그림자(The Long Shadow of Temperament)"에서 이 연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유전과 기질에 관한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제롬 케이건은 생후 4개월 된 500명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략 다섯 명 중 한 아기가 다른 아기들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 그는 이 아기들을 '내향적인 아기'로 표현했다. 그 아기들이 다른 아기들보다 더 경계심이 많고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그는 그 아기들을 '반응성이 높은 아기'로 바꿔서 표현했다.

케이건이 사용한 반응성이 매우 높다는 표현은 새로운 인풋과 변화에 노출되었을 때, 더 높은 정도의 각성이 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이건은 이 아기들이 2세, 4세, 7세, 11세가 되었을 때 어떻게 달라졌는지 계속 추적했다. 그 결과 모든 경우에서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이 항상 새로운 인풋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반응성이라는 용어를 외향적으로 반응한다는 말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고반응성은 내면적인 각성과 효과를 가리킨다... 울면서 팔을 흔들어대던 아기들이 시끄러운 십 대 청소년으로 자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들은 자기 또래들보다 인생에 대해 더 깊이 사색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청소년으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208-210쪽.

 

민감인들의 강점은 다음과 같다. 내향인과는 다르다, 더 많이 받아들이고 깊이 생각한다, 혼자가 편하다, 자극에 대한 임계점이 낮다(작은 자극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필요 이상으로 양심적이도, 내면의 삶이 풍부하고 본능적인 영적 호기심을 가졌다. 완벽하고 치밀하다, 느리고 신중하다, 감각적인 것을 추구한다(차례 참조). 저자가 목사이자 상담가이다보니 4, 5장에는 자신이 지금껏 수행한 상담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민감인들이 잘 대화하고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 설명이 꽤 구체적이고 길었으나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나머지 부분들은 너무나도 공감되어 책장 넘어가는 줄 모르겠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냐며 자책하고 있을 세상 20% 민감인들에게 권한다. 남들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소중한 강점을 선물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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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논쟁! 철학 배틀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이와모토 다쓰로 그림, 김경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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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 5기 마지막 미션도서로 받아보았다. 개인적으로 생소하지 않고 익숙한 철학책이라 기뻐하며 받았다. 책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은 표지가 만화책(남학생들이 좋아하는 그림체) 같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책은 제목처럼 토론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발언하는 철학자는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발언할 때 만화 캐릭터를 함께 실어서 누가 발언하고 있는지 금방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 점이 묘하게 가독성을 높여준다. 철학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교사이다보니 이런 철학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학생이 읽기 적합한가'를 꼽는데, 이 책은 문제집보다 읽기 쉬우면서 사회적 쟁점에 대해 여러 철학자가 시대에 관계 없이 함께 모여 토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등학생 수준에 강추할 만하다. 특히 윤리와 사상을 준비하는 학생이 철학사를 앞부터 뒤까지 주제에 맞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실제로 오래 학생을 가르쳤다는 저자는 책 하단에 해당 철학자의 대표적인 개념을, 각 장 말미에 철학자들이 주제에 대해 했던 핵심 주장을 요약 정리해주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지점은 철학자의 대표 주장에 맞추어 성격이나 발언 방식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점이다. 나이 서열은 시대 순으로 정해 고대 철학자에게 근대 철학자가 존댓말을 쓰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자 대부분이 고집 있고 자신의 사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고대 철학자에게도 썰전 마냥 막말을 하면서 대들기도 한다. 도덕 교사이고 칸트에 관심이 있으니 아래와 같은 내용은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칸트와 토론하는 사람들은 칸트를 너무 이상적인 생각을 가진, 자신의 동네에서 벗어나지 않고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할 정도로 꼬장꼬장한 인간으로 대하고 있다. 그러한 반응에 대해 칸트는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가장 고지식한 삶을 살았지만 가장 자율적이었기에 자유로웠다던 칸트를 재발견한다. 도덕 시간에 중학생에게 이런 아이러니를 설득시키기가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칸트: 섭섭한 말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오직 실천이성의 도덕 명령에 따름으로써, 다시 말해 스스로의 규칙에 구속당함으로써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안이함을 배제하고 늘 자율적으로 의무에 따르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유입니다." 54쪽.

 

"충돌하는 세계관" 스터디를 하고 있을 때 읽어서 키르케고르의 인간 발달 3단계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석사 때 미학으로 논문을 쓰면서 아름다움과 숭고함에 대해 고민했다. 아름다움보다 숭고함이 높은 단계에 있으며 미적 인간이 도덕적 인간으로 '고양'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취했기 때문에, 키르케고르의 아래와 같은 주장은 언제고 꼭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키르케고르: 인간은 누구나 쾌락을 통해 질적인 비약을 추구합니다(미적 실존). 그러나 그것이 일시적인 쾌락이라는 데 절망합니다. 금방 싫증을 느끼고 따분해지고 우울한 기분에 빠지죠. 이 대목에서 선배님의 변증법 논리를 좀 빌리겠습니다만, 그래서 인간은 미적 실존 상태와 결별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갑니다. 다시 말해 스스로 계단을 올라가는 거지요. 인생은 에스컬레이터처럼 저절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닙니다...

'미적 실존' 상태에 절망한 인간은 결단에의해 가족이나 직업을 갖고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윤리적 실존'으로 비약합니다. 양심을 갖고 엄수갛게 살아가는 태도를 취하지요. 그러나 이때도 인간은 '윤리'에 부합하지 않은 스스로를 계속 책망하고 절망합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므로 인간은 반드시 절망합니다. 그리고 이성에 비추어 부조리한 종교적 진리, 신앙의 진리로 다시금 비약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인간은 '신'앞에 오로지 혼자 서 있는 실존적 단독자가 되어 주체적 진리를 획득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결단을 통해 우리는 미적 실존, 윤리적 실존, 종교적 실존으로 비약해가는 거죠..." 136-138쪽.

 

논쟁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여기 다 옮기는 일은 의미가 없을 듯하다. 책은 아래와 같은 주제들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각 쟁점에 대해 대표적인 철학자들이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철학책은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에 대해서는 그런 걱정을 내려놓아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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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워드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단어의 힘
존 고든.댄 브리튼.지미 페이지 지음, 이경희 옮김 / 다산4.0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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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 5기 활동이 끝나간다. 이번 미션 도서로 선대인의 경제 서적(다소 두껍다는)이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2조인 나에게는 이 책이 왔다. (음력) 새해를 맞이했고 교사로서는 1년 농사 시작인 3월을 앞두고 준비해야하는 2월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자기 계발 서적은 '우리 모두 당연히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워하는' 내용을 다룬다. 이 책 저자도 원 워드는 실천하기만 하면 무조건 의미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년 마다 그 해에 붙들고 살 단어 하나를 정하자는 이야기는 사실 도덕 교과서에 나오듯 추구할 삶의 목표를 가치 단어로 정하자는 말과 다름 없다. 이 책이 가진 미덕은 그러한 실천을 정말 손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에 있다. 마치 "목적이 이끄는 삶"처럼 제목에 감긴 철학부터 기독교적이라고 생각했더니 역시나 이 공 저자 3명은 '기독운동선수협의회'라는 단체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나도 개신교인이지만 교회 생활 열심히 하는 분들을 뵈면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란 내세까지 자기 계발하고 싶어하는, 이 사회에서 가장 성실한(혹은 불안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단적인 예로 그 쉬고 싶은 일요일 오전에 열심히 일어나 매주 주일 성수를 할 수 있는 우리를 보면 말이다.

 

1. 원 워드 만들기

원 워드를 만들어서 실천하면 좋은 이유와 사례를 나열한 후 저자는 독자에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원 워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자는 질문에 답해보면서 자연스럽게 2017년 한 해 붙들고 살 원 워드를 도출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원래도 최근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생기면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는 '단순, 심플'한 삶을 추구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읽으면서,

-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 단순한 삶, 심플한 생활 환경, 삶의 여백, 휴식과 쉼, 여유로운 마음

- 내게 방해가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치밀하게 계획 세워서 덜 불안해해고 싶은 마음, 분주하게 살아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고 싶어하는 욕심

- 왜 그 길을 가야 할까? 여유롭게 삶을 향유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고 넘기지 않고 깊이 있게 누리기 위해, 나와 타인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라는 답변을 생각해보았다.

(책 중간과 말미에 있는 질문 3가지가 다소 다르다. 앞부분에는 -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 - 내 길을 막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버려야 할까? 가 적혀 있다.)

2. 원 워드 실천하기

원 워드를 정했다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항상 눈에 보이게 해야한다. 원 워드를 항상 생각하면 삶 모든 부분에서 만나는 경험에서 그 원 워드를 찾아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일본 여행 다녀올 때나 이번에 '무인양품'을 주제로 다룬 잡지 "매거진 B"를 구입해 읽으면서 '단순'이 갖는 의미와 철학에 대해 곱씹어보고 있다. 2017학년도에 어떤 방향을 지향하며 수업과 생활교육을 해야할지에 대해서도 슬슬 고민하고 있다.

더불어 원 워드를 정한 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공언해야 한다. 도덕과 교육학에서도 항상 이야기하는데 착한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공언'하는 행위는 일종의 약속이기 때문에 실천할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가족이나 동료와 함께 실천하면 더욱 좋다. 잘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실천 과정에서 생겨난 가치들을 풍성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학교에서 실천하기

책에는 아예 '학교를 위한 원 워드'라는 챕터가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이번 첫 도덕 시간에는 '나의 꿈봉투'를 변형해 원 워드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하고 1년 후에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가능하다면 사물함에 붙여서 항상 학급 친구들 모두와 함께 볼 수 있도록 시도해보고 싶다. 이 책에는 원 워드 철학을 공유한 선생님들이 실천한 사례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요즘 많은 혁신 학교에서 새학년 준비 워크샵 때 교육 가족이 함께 모여 그 해에 공유할 교육 가치를 도출해내기도 하는데, 우리학교 이번 워크샵은 어떨지. 적어도 교사들이 납득할 기회도 없이 위에서 일방적으로 정해 내려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원 워드의 힘은 교사들이 가장 중요한 것이 집중하도록 돕는다. 다음 내용에 관해 생각해 보라. 학교 관리자들과 교사들은 새 학년을 준비하기 위해 모여 한 해를 위한 비전, 기대, 계획, 목표 등에 관해 의논한다. 이 과정에는 흥미, 기대, 열정 등의 단어로 가득하다. 이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능력을 최고로 이끌도록 돕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10월이 지나갈 즈음이면 교사들은 학기 초에 느꼈던 긍정의 에너지와 낙관주의를 잃고 교실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무너진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겠다고 세웠던 목표는 쓰레기통이나 책상 위 바인더 안에서 잊혀지거나 노트북에서 무시되어 버리기 쉽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원 워드에 있다 이것은 모든 학생들의 능력을 최고로 이끌도록 교사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추진력 역할을 한다.

또 원 워드는 교장과 교사들이 팀워크와 통합을 만들어 낼 큰 기회를 창출하도록 돕는다..." 136-137쪽.

요약하자면 원 워드의 매력 자체가 '단순함' 추구에서 온다. 짧기 때문에 항상 기억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이나 경험에도 적용과 실천이 가능하다. 구구절절한 버킷리스트 10개보다 짧은 단어 하나가 삶에 주는 의미와 힘이 훨씬 크다. 납득 가능한 이야기기에 꼭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 형식을 봤을 때 미안한데 쓸데없이 고퀄이라고 말해도 괜찮을지?? 최근 일본 여행 다녀오면서 일본 서점이나 일본 전철 안에서 문고본을 많이 접하고 오니, 한국에서 이런 자기 계발 서적이 좋은 종이질을 추구하며 가름끈까지 넣고 표지와 띠지까지 달아서 양장본으로 나오는 상황에 의문이 든다. 사실내용 분량으로 봤을 때 매우 얇은 문고본으로 만들어도 충분할 듯하고(지금으로서는 가독성을 위해서였는지 책에 여백이 너무 많아보인다) 자기 계발 서적 특성 상 휴대성 있게 가지고 다니다가 짬이 났을 때 얼른 꺼내 읽기 좋게 책을 얇고 작게 만드는 편이 독자에게도 훨씬 좋고 환경에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내용이 의미 있는 만큼 착한 형식에 담아내는 철학을 추구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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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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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 5기 미션도서로 가제본 도서를 받아보았다. 아이들이 읽어도 너무 의미 있고 좋을 듯 따뜻하고 착한 소설이라 개학하면 학급 문고에 꽂아두려고 한다. 왜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아역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원작 소설가의 차기 작품이기 때문이다. 느낌이 몹시 비슷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던 "개훔방" 여주나 가족 해체 위기에 처한 이 소설 여주가 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결말을 취하고 있다.

 

아버지는 교도소에 가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졌으며 엄마처럼 의지하고 따르던 언니는 친구네 집으로 들어가버려 보호자를 잃은 여주는 어머니의 언니인 이모네 집으로 가게 된다. 텃밭을 가꾸고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는 착하디 착한 이모와 이모부를 만나 시골 마을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인상 깊은 인물은 다리를 절뚝이는 빨간 머리 책가방 친구 하워드는 친구들이 자신을 놀리든 말든 꿋꿋하게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착한 친구이다. 마음과 달리 평소 살던 대로 그 착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면서 주인공 찰리는 본인도 점점 그 착한 분위기에 스며들어간다. 결정적으로 유기견 위시본을 자신의 반려견으로 삼는 과정에서 찰리는 마치 자신 또한 버려진 딸이자 동생 같은 기분으로 이모 집에 오게된 처지를 위시본에게 투영하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찰리는 위시본을 더 따뜻하고 소중하게 대해줄 수 있었을 테다.

 

찰리는 수년 간 각종 방법으로 매일 매일 소원을 빌어왔다. 소원 내용을 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에 당연히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소원을 비는 장면은 나오지만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독자는 그 소원이 무엇일지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원은 찰리나 독자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뜻한 마음으로 훌훌 읽을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동화 같은 성장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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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밸런스 - 모든 건강의 근원은 숙면에 있다!
한진규 지음 / 다산라이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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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학이 오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1일 1식 습관이 굳어진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잠을 자거나 밥 먹기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읽고 싶고 보고 싶은 게 많다보니 정작 몸에 관한 부분을 잘 챙기지 않는 편이다. 밥은 몰아 먹고, 밤에는 자지 말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티며 무엇인가를 한다.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니 오전 늦게 일어난다. 저자가 말하는 '수면 위생'을 확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생활 방식일 테다. 다산북스 나나흰 5기 선택도서라 나에게 온 이 책이 지금 읽기 시의적절했다.

 

이렇게 '피로사회'에서 자기계발형 인간으로 만들어지는 우리들. 아래 내용을 읽고 있으려니 '쉼이 있는 교육' 프로젝트가 생각난다. 수면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잠' 역시 인간에게 필요한 영역이라 있는 것이고, 이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으면 일상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효율성이 극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잠을 아껴가며 깨어 노력하는 일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여전히 수면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 단적으로 잠 안자고 공부하는 풍토를 보면 알 수 있다. 개개인의 수면 양과 수면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고3만 되면 4~5시간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고 밤새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듯한 사회 분위기, 새벽 1시까지 아이들을 잡아 놓고 교습하는 것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학원들, 대다수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평균 2~4시간씩 엎드려 자는 나라, 그래도 문제를 삼지 않고,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교육 당국, 온나라 학생들이 만성 수면 부족으로 공교육이 제대로 설 수 없는 나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식과 야근으로 인해 늦게 잠자리에 들지만, 다음 날 출근 때문에 일찍 일어나 항상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샐러리맨. 밤을 새우거나 늦게까지 일하면 칭찬 받는 문화. 세계에서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현재 피곤하다.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절대적인 수면시간이 모자란 상태다. 많은 이들이 늦게 잠자리에 들고, 적게 잔다. 정상적으로 자는 사람들을 오히려 게으르다고 여긴다. 필요한 수면시간보다 1시간 적게 자면 그 다음 날 업무나 학업 효율이 30퍼센트 떨어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늦게 자면 같은 시간 잠을 자도 깊게 잠들지 못해 피로가 쌓이게 된다." 8-9쪽.

 

특별히 '수면 장애'라는 불모지를 특화해 공부하고 한국에 들여온 저자가 지혜롭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열의를 가지고 있고 한국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간결한 문체로 납득할 만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이 책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10년 넘게 자신이 만났던 보편적인 수면 장애 환자 사례를 임상적으로 분석하면서 독자가 수면 위생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있어서 와닿았다.

 

요즘은 다큐멘터리에도 가끔 나오던데, 수면 장애를 부르는 가장 위험한 증상 중 하나는 수면 무호흡증과 코골이 증상이다. 저자는 '렘수면, 논렘수면' 패턴을 가지고 그러한 증상이 왜 위험한지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행히 나는 요즘 일상에서 피로하거나 잠을 못잤다는 느낌이 별로 없는 편이라 남 이야기 읽듯 읽었지만 알아두어 나쁠 게 없고 주변에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이 꼭 존재할 것만 같았다. 산소와 관련된 증상이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다른 질병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니 꼭 알아두고 심리적, 물리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밖에도 불안이나 우울증이 가져오는 불면증, 밤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을 위한 지침, 하지불안증후군, 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야경증과 몽유병, 기면증, 이갈이 등 각종 수면장애의 원인과 대처법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수면 밸런스를 찾기 위해 일상에서 따를 수 있는 지침도 제시하고 있다. 내가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을 다룬 부분이었다. 예전에 임고 준비할 때 교육학 공부한다고 전태련 선생님 강의를 듣는데 "밤에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은 임고 보면 안 된다"고 단언하셔서 좌절한 기억이 있다. 당시 내가 밤에 공부하고 낮에 자는 패턴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밤에 활동해야 집중력도 높고 그러기를 즐겨하는 나 자신에게 (성실하지 못한 인간인 듯) 죄책감이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생체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고 원인이 있다고도 밝히고 있어서 약간 마음을 놓았다. 직업 상 저녁형으로 살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아래 내용 이후에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생활 패턴을 아침형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니 궁금한 독자는 이 책을 찾아 읽어보면 도움이 되겠다. 

 

"저녁형(지연형)

저녁형은 통상 야행성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30퍼센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즉, 새벽 2~3시에 자서 아침 늦게 일어나는 유형이다. 이 생체 주기는 뇌의 시신경 교차 상부핵의 유전자 양상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조절된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인 만큼 신체 리듬을 강제로 바꾸는 일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나이와 생체 시계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서 습관을 들이면 큰 부작용을 줄이고 원하는 생체 주기를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은 일반 성인들보다 1시간 내지 1시간 반 가량을 더 자야만 두뇌가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가 늦게 잠들어도 아침 일찍 등교를 해야 하므로 학생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학생들의 생체 리듬을 고려해서 1시간 늦게 등교하도록 배려한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래를 주도해 나갈 청소년들의 수면 건강까지 챙기는 이런 선진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책에 우리라도 이제 발 벗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162-163쪽."

경기도교육청이 9시 등교를 시행했(밀어붙였)고 현장 교사로서 중학생들 삶의 질이나 학습 효율이 나아졌음을 체감한다. 균형이 깨진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교육정책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자. 사람의 수면 리듬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밤 11시에 잠이 들어 다음날 아침 7시 정도에 일어나는 수면 리듬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멜라토닌'과 '체온'이다. 사람은 보통 새벽 3시경에 멜라토닌이 가장 많이 분비되고 체온은 새벽 5시에 가장 낮게 떨어진다.

아침형은 멜라토닌이 최고점에 오르는 시간과 체온이 가장 낮게 떨어지는 시간이 일반인보다 빠른 사람을 말한다. 이런 아침형 수면 리듬을 가진 사람은 전체 인구의 1퍼센트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반대로 멜라토닌이 최고점에 오르는 시간과 체온이 가장 낮게 떨어지는 시간이 일반형보다 더 늦은 사람들이 있는데, 흔히 저녁형 또는 올빼미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저녁형은 전체 인구의 5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이러한 유형은 주로 유전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아침형보다 저녁형 인간의 분포가 비율상 훨씬 많은 만큼 모든 사람들에게 아침형으로 살기를 바라는 일은 설득력이 없는 말이 된다. 일반형이나 저녁형인 사람이 멜라토닌 분비와 체온을 고려하지 않고 억지로 아침형이 되려고 하면 당연히 잠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면 결국 몸에 여러 가지 균형이 깨지고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침형 인간이길 아예 포기하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165-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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