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정치 -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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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 정치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
강준만 (지은이) 인물과사상사 2022-12-29

이런 제목을 붙일 수 있는 베짱을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대한민국에 딱 두 사람있겠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이 강준만교수님이네요.

사실 대한민국이 두 파벌로 나뉘어져 완전히 대립을 하여 서로 다르다고, 상대를 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쪽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 저런 이야기가 먹힐 거라 생각하고 하는건가 궁금해하던 차에 제목부터 분명하게 표현한 책이 나왔습니다.

나는 과거에 학생들에게 보수·진보 신문을 동시에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양쪽의 시각을 다 아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누가 내게 ˝그 권유는 여전히 유효한가?˝라고 묻는다면, 이젠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없다. 학생들이 언론에 대한 환멸을 가질지도 모르는데, 차라리 자기 색깔에 맞는 신문 하나만, 아니 유튜브에 푹 빠져 살라고 말하는 게 더 현실적인 게 아닌가?
6p.
가운데 중도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라고 말하는 지식인의 고뇌가 있습니다. 사실 저렇게 양쪽을 같이 봐야 올바른건데 이제는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시대입니다.

어렴풋이 신문의 기사제목으로만 읽었던 나팔수들과 광대들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여 보여줍니다. 뒤의 주석을 보면 기사만 200여건을 참고했습니다. 2019년 8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3년간의 정치판의 퇴마록을 짚어줍니다.
(다시 한번 기사를 같이 확인할 수 있게 링크를 걸어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저 기사들을 종이신문으로 본 것같습니다. A3면, 5면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서술방식은 신문기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사의 핵심을 명확하게 정리하거나 읽은 후에 왜 그런지 설명하다가 어느 부분에는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물어봅니다.

이들은 20년, 50년, 100년 집권을 위해선 ‘대중운동‘과 더불어 ‘악마‘가 필요하다는 것도 간파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리말‘에서도 언급했던, 미국 사회운동가 에릭 호퍼의 다음 주장에 깊이 공감하는 동시에 그걸 실천 강령으로 삼은 게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대중운동이 시작되고 전파되려면 신에 대한 믿음은 없어도 가능하지만 악마에 대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중운동의 힘은 대개 악마가 얼마나 선명하며 얼마나 만져질 듯 생생하느냐에 비례한다.˝
16-17p
저도 20년, 50년 집권이 왜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설명해줍니다. 악마화 전략의 시작은 이때였군요.

갈등을 먹고사는 분야에선 영혼이 맑은 사람일수록 내로남불의 동력이 되는 독선과 오만이 강한 동시에 그걸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회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 사람들이 부도덕해지기 쉬운 걸 밝힌 이른바 ‘도덕적 면허 효과moral licensing effect‘라는 개념이 적합하다.
94p.
영혼이 맑다고 칭찬을 하지만 결국 독선과 오만하여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를 돌려 말하네요.

˝조직에서 나오기 전에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누가 나쁜 놈인지 알았다. 지금은 그런 확실함이 사라졌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는다.”
청소년 시절 6년 동안 네오나치 집단에서 활동했던 바이스게르버라는 독일인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스물한 살에 그곳에서 빠져나온 그는 이후 교육과 강연을 통해 극우주의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사회학자 라우라 비스뵈크의 ˝내 안의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다가 이 대목에서 슬그머니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세상을 선악 이분법으로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을 실감나게 표현해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확실함이 사라지는 바람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도 있다니,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악 이분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악으로 여기는 법은 없다. 자신을 선으로 간주하기에 선악 이분법을 쓰는 것이다.
141-142p
아. 이분화가 왜 나오는가 했더니 자신이 확실해지려고 나온거군요. 학교다닐 적에 머리나쁜 애가 자기공부방법이 옳다고 고집하는 모양입니다.

상대를 악마로 매도하는 작전은 반대로 자신들은 신의 편이 확실해야 한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격화의 모습은 없으면서 자신들이 비웃던 악마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어 이분화에 실패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줍니다.
전략이 증요한데 안맞는 것을 계속 밀고나가는 폐해입니다. 이렇게까지 자상하게 방법을 설명해주면 경청까지는 아니어도 좀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작년엔가 정치서적을 한권 읽고는 너무 어지러운 말에 몇일을 피곤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객관적인 팩트로 편집하면서 오히려 쯧쯧.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식이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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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석주원 옮김 / 디이니셔티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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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은이), 석주원 (옮긴이)
디이니셔티브 2022-12-29

가토 다이조 선생은 사회심리학에 관한 책을 600권 넘게 집필하였다고 책 뒤의 날개에 나옵니다. 에이, 한 인간이 어떻게 600권을 쓰겠어? 60권의 오타아닐까. 그런데 책 안의 내용중에 반세기를 공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20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50년을 더하면 나이는 대략 75-80세. (다른 책을 찾아보니 1938년생입니다. 85세네요) 50년간 책을 써왔다면 1년에 12권. 한달에 한권씩 쓴겁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인터넷서점에 가보니 통합 212권, 외국서 164권, 국내 번역서가 36권입니다. 가능한 일인게 아니라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정도 쓰면 내용이 겹치지 않을까 궁금하죠 (책은 안읽고 딴짓만 하고 있습니다)
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 2022년 12월
나를 잃지 않고 오늘을 사는 법 2022년 7월
불안한 마음을 안아 주는 심리학 2022년 7월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2022년 3월
마음을 쉬게 하는 법 2021년 9월
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 2021년 5월
기꺼이 오늘을 살다 2020년 12월
역경에 약한 사람, 역경에 강한 사람 2019년 6월
사람이 너무 어려운 나에게 2019년 2월
비교하지 않는 연습 2018년 11월
아이의 자존감이 자라는 엄마의 말 2017년 7월
나는 왜 고민하는 게 더 편할까 2016년 11월
왜 나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낼까 2015년 10월
화낼 수 있는 용기 2015년 8월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2015년 7월
열등감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심리학 2015년 1월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2014년 8월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는 육아 2014년 4월
나는 왜 소통이 어려운가 2013년 4월
... 이 뒤로도 있지만 절판, 품절되어 안적었습니다.

정작 책은 순식간에 읽습니다. 이정도 분량이면 한달에 한권씩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어르신의 글이라 자꾸 가르치려듭니다.

1장에서 복수심, 열등감, 시기심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50이 넘었는데 이런 아이같은 감정이 없는데? 하면서 읽어나가는데 곰곰히 읽으면 있는 것같기도 합니다. 어르신의 술책에 말려들어가는건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무엇이 가장 재미있을지 진심으로 생각하자˝라고 말하지만, ‘무엇이 가장 재미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사회적으로 60이 되었으니 예순이라고 생각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심리적으로는 아직 다섯 살이라는 것을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가장 재미있는 게 뭔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재미있는지 모르는 이유는 마음에 품고 있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서입니다.
29-30p
세상살면서 재미있는게 뭘까요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지가 재미있는걸 남에게 물어볼까 궁금했는데 정작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고 싶어 물어보는 것같습니다. 다이조선생에게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겠죠. 그래서 찾아낸 이유인듯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관점이 적고 가치관이 왜곡되어 있어서입니다. 자신의 체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42p.
무슨 글이 단정적입니다. 너 좋아하는 게 없어 물어보면 부족해서 그래! 펑

만약 지금 당신이 50이 되어 ‘이제부터 어떻게 살까?‘를 고민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50까지 자신의 ‘무의식에 숨겨진 분노‘를 자각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속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괴리를 없애야 합니다. 예를 들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선입견 없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수줍음을 잘 탄다면 자신이 수줍음을 잘 타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마음속의 숨겨진 적개심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71-72p
말이 재미있죠. 이 분 머리속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있습니다.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면 안되겠습니다. 밖으로 표출되는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2장에서는 시작에 오이디푸스,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이야기합니다. 아니, 이게 언제적 이야기입니까? 프로이드가 여기서 나오네. 거기에 키이르케고르, 성장동기, 정체성, 뭐랄까 고등학교 윤리교과서를 다시 들추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심리적인 혼란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움을 만납니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인생 자체가 막막해질 뿐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내적인 힘을 키워야 합니다.
내적인 힘은 자신만의 고유성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게 합니다.
155p
이쯤 읽으니 저자의 논리에 빠져들어갑니다. 그래 정체성이 없으니 불안하겠지, 내벅인 힘을 길러야되겠다. 이건 세뇌아닐까요.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에서 괴리되고, 다음엔 자신을 믿는 의지를 잃어버린다.˝
즉, 자기소외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무엇을 해도 열중하지 못하고 어떤 체험을 해도 마음에 깊이 남지 않습니다. 마음이 거기에 없어서 그 일을 진심으로 체험할 수 없습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그것은 자기 자신의 감정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무미건조한 세계에서 살게 됩니다. 그대로 가면 최악의 상황에는 사람 사이가 이어지지 않은 환상의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소외는 현실에 전념하지 않는 모습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181p
현실에 전념하지 못하는 인간은 자기소외에서 시작합니다. 억지스럽지만 그럴듯한 부분이 있습니다.

‘50이 되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무의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심리적 나이‘의 중요함을 이야기했습니다. 50이 되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 남아있는 마음속 상처부터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원래 젊을 때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해서입니다.
188p.
아아. 결론에서 고민하지 말고 마음속 상처를 해결하라!고 하십니다. 재미있는 분입니다. 뭔가 마음이 급해 정답을 정해놓고 설득이 아니라 자기논리를 강요하시는 사회의 원로선생님입니다.

#50대남자를위한심리학
#50대
#50대남자
#은퇴
#심리학
#디이니셔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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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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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은이), 유혜자 (옮긴이) 문예춘추사 2022-12-01

2014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입니다. 표지가 멋있어졌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소설만 많이 쓴 것이 아니라 에세이도 꽤 쓰고 그림도 많이 그렸습니다. 책 사이사이 살며시 놓여있는 그림들이 괜찮습니다. 전부 본인이 그린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내 삶은 때로는 힘겹고 불쌍하게 채워졌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볼 때나 가끔 내가 느끼기에도 멋있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삶은 어둡고 슬픈 밤과 같아서 가끔 번개라도 쳐서 잠시나마 주변의 어두움을 당당하게 물리친 것처럼 보이게 해 주지 않으면 잘 견뎌 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는 어두움은 우리 일상에서 반복되는 끔찍한 일일 뿐이다.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일까?
64p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어두운 밤에 왜 번개가 쳐야하는 걸까? 얼마전 읽은 이해못할 프랑스철학자같은 소리입니다. 느닷없이 평범한 일상을 반복하는 것이 뭐가 나쁘다고 하는걸까요. 인생은 항상 파격과 변신만 있어야할까요.

그러나 그 맛은 너무나 썼고, 세상은 밤새도록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연기를 내뿜으며 도는 것 같았다. 여기에는 눈을 감은 자연이 있고, 저기에는 모든 것을 보는 영혼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영혼은 계속해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생명이 없고, 황량한 것으로 탈바꿈한다. 도덕, 철학, 규범 앞에서 눈감은 자연은 자꾸만 다시 한쪽 눈을 뜬 채 부끄럽게 밖을 내다본다. 그 어떤 것도 그것의 이름에 걸맞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다. 그 어떤 이름도 사물에 어울리지 않는다. 모든 것이 이름일 뿐이고, 그냥 사물일 뿐이었으며 모든 것 뒤에 생명의 성스러움과 비밀이 계속 새롭게, 더 멀게, 더 두려운 반사경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래서 나는 축이 존재하는 한 연기를 내뿜고 계속 돌아가는 내 세계를 좋아한다.
113p
소설가입니다. 그림도 곧잘 그립니다. 아니, 이 사람 도대체 정체가? 철학자인 것같습니다. 이 대목은 꿈의 한 부분입니다. 독일사람은 어렵게 생각해야 머리속이 잘 굴러가나 의문스러운 대목입니다. 어쩌면 너무 쉬운 생각의 흐름인데 제가 문해력이 떨어져서 무슨 말인지 모르는 걸까요.

헤세의 에세이라길래 상당히 가벼울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습니다. 그림 아래에 싸인도 멋들어지게 H.H 헤르만 헤세를 줄여쓰고 어감도 명랑한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중학시절에 싯다르타, 데미안을 읽어서 쉽게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닌가 봅니다. 너무 난감해서 데미안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모두들 인간이 되라고 자연이 내던진 존재다. 우리는 모두 근원을, 어머니들을 공유한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깊은 계곡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제각기 깊은 심연에서 내던져진 시도로써 자신만의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저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데미안 | 헤르만 헤세, 김인순 저

아하, 원래 이렇게 쓰는 인간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헤세의 글은 아마 문고판의 축약본이거나 처음부터 요약된 줄거리였나 봅니다. 오히려 부처님의 거대한 생애를 너무 표면적으로 싯다르타에서 다룬게 아닌가 사뭇 우습게 생각했는데 충분히 어렵습니다. 싯다르타도 제가 가볍게 생각한 이유는 고타마 붓다(세존)이 나오고, 친구 고빈타가 나오고 싯다르타가 붓다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으로 주장이 좀 억지스러워서 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이나 친구나 가공의 인물이잖습니까. 헷갈리잖습니까. 뭔가 떼쓰는 듯한 징징거림이 있어 시시하게 봤는데 다시 보니 상당히 진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영부영 대충 읽고는 에세이지만 쉽지 않은 글이다 마음먹고 다시 읽었습니다. 아! 두번째는 천천히 읽어보니 괜찮습니다. 약간 소리내어 읽는듯한 느낌으로 느긋하게 읽으니 아주 좋습니다. 평상시의 습관으로 건성건성 읽으면 안되는 글이었습니다.

단지 무엇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누구나 사소한 기쁨을 느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꽃이나 열매에서 나는 아주 특별한 향기를 맡는다든가,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것이라든가,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어떤 노랫말을 흥얼거리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 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20p.
천천히 장면을 떠올리면서 내 경험이나 상상을 동원해보면 뭔가 공감대가 만들어집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내 인생을 바라보면 나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또 착각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불행했던 것 같지도 않다. 사실 행복과 불행에 대해 묻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누구나 인생을 돌아보면 즐거웠던 날보다 불행했던 날이 더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60p.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듯한 소리입니다. 이런 대목에서 같이 과거를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간단한 문장 하나조차, 책의 한 구절조차 삶과 연결된다. 삶 속에서 지혜를 깨우쳤을 때 하나의 문장은 새롭게 다가온다. 지식은 삶의 지혜와 연결된다.
뒷표지.
그런데 뒷표지의 글은 본문 내용에 없습니다. 뭔가 전체 문장의 한 부분인 것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어찌 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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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승리의 법칙 - 다국적 기업에는 주인이 없다
이병승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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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승리의 법칙
다국적 기업에는 주인이 없다
이병승 (지은이) 클라우드나인 2022-12-12

10년간 미국에서 유틸리티 설비를 수입하여 국내시장에서 판매를 하다가 합작회사를 차립니다. 그런 후에 글로벌 회사의 임원으로 20년 이상 경험한 이야기가 술술 흘러갑니다.

미국 기업의 운영자 데이브가 합작을 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한마디 합니다.
벤, 당신은 매출 20억짜리 회사의 100퍼센트 지분을 가진 오너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200억짜리 회사의 50퍼센트 지분을 가진 동업자가 되고 싶은가?
24p.
캬. 멋진 말입니다. 스티브잡스가 평생 설탕물만 팔고 살거냐는 말에 덜컥 회사를 옮긴 사람이 있죠. 한마디는 참 중요합니다. 회사를 다섯배 키워준다는데 안할 수가 없는 거죠. 그렇죠? 규모는 열배지만 지분이 반으로 줄으니 다섯배 맞겠죠.
그런데 자세히 들어가보니 이 사람은 인수, 합병, 판매의 대가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생리는 이익을 좇는 것이다. 이익을 좇는 과정에서 불법이 아니라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이익을 키우려 한다. 이때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데이브처럼 탁월한 전략가이자 협상가가 회사를 만들고 키워낸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다국적 기업에서도 탁월한 리더의 역량은 회사의 성장과 생존을 좌우한다. ‘F‘사의 탄생 배경을 보더라도 복잡한 이합집산, 즉 인수합병과 권모술수에 가까운 협상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성장을 했다.
37-38p. 1장 다국적 기업의 생리를 이해하라
회사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기존 사업을 성장시키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법 두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의 합병이 떡하니 돈넣고 사업자를 내는게 아닙니다.

간단한 지분인수가 아닌 사업양수도의 복잡한 방법을 택하는 것일까? 그건 합작 이전에 발생한 문제로 생긴 돌발부채는 기존 회사가 책임지고 새롭게 설립된 합작회사는 그 이후에 발생한 문제만 책임지면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돌발부채는 회계장부상에서 누락된 잠재적 부채를 말하는데 기존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은 새로운 합작파트너도 공동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합작 이전에 생산된 제품이 합작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합작 이후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면 새 투자자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인지하는 순간 잠재적으로 하자처리가 필요한 모든 제품에 이 비용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합작 당시 인지하지 못한 손실이 그만큼 생기는 것이 된다. 만일 이를 인지하고도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으면 분식회계가 된다. 사업양수도 방식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흔히 택하는 합작 방식이다.
48p.
라고 합니다. 이런 글은 한번 읽으면 이해가 되는데 다시 읽으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큰일입니다. AI나 파이썬같은 것만 이해가 안되는게 아니라 이런 말도 어렵습니다.

다국적 기업에서 대개 회의 참석자는 어떤 생각도 말할 수 있다. 사장이 주관하는 CEO가 주관하든 이미 제시된 큰 레벨의 정책 방향에 벗어나지만 않으면 의사 개진이 자유롭다.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의 역할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더 많이 제안할 수 있도록 사기를 고무하고 제안된 아이디어가 각자의 다른 관점에서 활발히 검토하게 하여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게끔 의사진행을 주재하고 이견을 조율할 뿐이다.
그들의 문화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CEO 한 사람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태프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아내 분석한 내용을 모두 취합한 뒤 모든 팀이 함께 검토한다. 팀별로 의견의 차이가 크면 사장이나 CEO의 조율을 거쳐서 최종적인 결정에 대한 합의를 유도한다. 사장이나 CEO가 전문가 집단인 스태프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2장 다국적 기업의 조직문화를 이해하라 73
요즘 우리 회사도 누구나 이야기하는 시대여서 많이 자유로워진 듯합니다. 윗사람들이 말하기만 하다가 듣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글로벌의 영향인가 봅니다.

2장의 5편. 반칙도 게임의 룰이다에서 영화 마진콜을 멋지게 해석합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지만 저게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생각했는데 게임과 규정으로 이해하니 이제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어느 회사인지 궁금했는데 골드만삭스였네요.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게임의 룰이며 각자는 그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결국 모든 판단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반칙도 게임의 룰 일부이며 페널티를 받고도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들은 법과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한 서면으로 된 약속이 아니면 번복해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안한 마음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도 법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주위에서도 공식적으로는 문제 삼지 않는다.
93p.
몰랐던 비즈니스의 일면을 새롭게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다가 5, 6장에서는 본사와 결별하는 수순을 밟게 됩니다. 보통 소송을 하면 이기거나 지는건줄 알았는데 몇년을 싸우다가 합의를 합니다. 이것도 다국적기업의 모습인가 봅니다. 한참 일하는 와중에 소송을 하게 되면 피곤할텐데 끝까지 해내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끝나고 나니 27년을 일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인생 승리의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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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황에도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한다
정규범(경장인)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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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하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투자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 수 있어 좋습니다.

2장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자아비판? 자기판단을 정확히 하고 시작합니다. 부동산이 뭉뚱그려 하나가 아닙니다. 빌라, 아파트, 오피스텔 등 자기 적성을 찾아야 합니다.

3장 ‘초보일수록 경매를 시작하라‘가 핵심입니다.
부동산 경매의 기초를 잘 설명합니다. 장단점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장점 :
1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2 대출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알짜정보네요. 비록 대출금리가 치솟았지만 시세보다 저렿ㅁ하게 사서 더 많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3 돈을 지키는 법을 알게 된다.
단점 :
1 수익화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2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어렵다
3 변수가 많다.
깔끔하게 장단점을 짚고 넘어갑니다.

124-171p까지 경매과정도 핵심정보가 알찹니다. 물건 검색, 권리분석, 현장조사, 입찰, 매각결정허가, 잔금납부기한 통지, 소유권 이전, 명도 등 순서대로 꼼꼼하게 설명해줘서 아하, 이렇게 순서가 되는구나 이해가 쉽습니다. 더 괜찮은 부분은 성공사례 3건을 이 순서대로 분석해줍니다.
이 부분만 읽어봐도 웬지 경매법정에서 숫자를 쓰는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저는 입찰까지만 하고 한번도 낙찰받은 적이 없습니다. 부러워하며 읽고 있는데 중간중간 위로해줍니다.

4장은 아파트, 오피스텔의 분석 방법입니다. KB부동산에서 자료를 검토하고, 지방 아파트의 6단계 분석이 나옵니다. 새겨보기로 사례분석도 들어있는데 이 부분이 더 많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같습니다. 남의 성공사례를 읽는 것만 봐도 즐거워집니다.

5장은 부동산투자를 하는 마인드를 정립시켜줍니다. 대출을 받는 이유, 전세보증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정보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등의 기본기를 다져줍니다.
그다음 중요한 세금을 설명해줍니다.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 알고 나면 무섭지 않다고 하지만 읽어보니 무섭습니다.

6장은 임장 노하우와 인테리어 꿀팁입니다. 이런 내용 좋습니다. 누가 이렇게 친절하게 하나씩 가르쳐주겠습니까. 급매물 찾아내는 방법, 씨리얼사이트 이용하는법을 알려주는데, 들어가보니 뭔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사이트가 엉망인데 여기서 정보를 깨내는 걸 보면 대단한 실력입니다.
뒤에 인테리어에 투자하여 두배로 이익을 보는 방법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익을 안보더라도 인테리어할 때 이런 식으로 하면 될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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