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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ㅣ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스미타 무쿠 지음, 양지영 옮김,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스미타 무쿠 (지은이), 양지영 (옮긴이),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11-15
삼국지 10권을 한권으로 압축해놨습니다. 명장면으로 추렸다고 하지만 열권이나 되는 분량을 어떻게 압축할 수 있겠어 생각했지요. 가능합니다. 삼국지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으면 가능합니다. 모르고 있어도 이 책으로 삼국지를 시작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명장면은 맞지만 명대사는 뭘까 했는데 중간 이야기를 대화체로 꾸며서 명대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핵심장면 42회가 있습니다.
황건적의 난, 도원결의, 영웅들의 등장, 군웅할거, 환관들의 전횡, 하진의 죽음, 동탁의 등장, 여포의 배신, 동탁의 폭정, 반동탁 연합, 호뢰관전투, 손견의 죽음, 초선의 이간질, 조조와 원소의 대립, 유비의 서주 통치, 원술의 황제 자칭, 여포의 최후, 관우의 항복, 조조와 원소의 백마전투, 관도대전, 순책의 죽음, 원소의 몰락, 유비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적벽대전만 5편입니다) 방통의 죽음, 위나라 건국, 관우의 최후, 조조, 유비의 종언, 제갈량의 남만 정벌, 그리고 북벌, 읍참마속, 장대한 이야기의 결말입니다.
이렇게 42장면으로 열권이 한번에 펼쳐집니다.
삼국지는 항상 전체 버전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구용, 이문열, 본삼국지, 요시카와 판본에서 (삼국지는 거의 20여 번역본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4종뿐입니다) 하나 잡고 주말 하루 비워놓고 읽기 시작해서 재미있는 부분만 다시 집중하면서 열권을 다 읽어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권 42장면으로 읽어보니 10권이 압축되어 머리속으로 들어옵니다. 마치 수백페이지 책을 한페이지 깔끔 요약으로 정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저자가 학창시절 요약정리를 잘했을듯 싶습니다.
거기에 일러스트가 상당히 귀엽고 도표가 깔끔합니다. 누군가의 멋진 식견으로 삼국지를 해설해주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사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2부입니다. 진수의 삼국지에서 평화삼국지, 연의, 이탁오본, 모종강본까지 정말 쉽게 설명해서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모종강본에서 번역하였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그 역사가 이 책에 나옵니다. 명나라 시절에 독립서점(?)들이 제각기 자기류의 삼국지를 만들어냅니다. 아. 그런 이유로 여러 가지 판본이 나온 거였습니다.
방대한 소설로 읽다가 이렇게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분석한 내용을 보니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동탁의 위치가 역적자리에 있지만 등장 당시에는 영웅이 아니었을까?
조조가 빈찬합을 보내니 순욱이 뜻을 알아차리고 자살을 하는데 이것이 연의에서의 극적인 소설입니다.
장비는 저팔계같은 이미지였지만 삼국지평화에서 직정경행의 솔직한 사나이였습니다.
감수를 한 와타나베 요시히로 선생의 다른 책이 있나 보니 얼마전에 읽은 ˝삼국지 인재 전쟁˝의 저자였습니다. (다른 책들고 읽고 싶은데 절판되었네요)
제일 감탄한 부분은 위나라가 정통이냐, 촉한이 정통이냐는 해석이 시대에 따라 주장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정치였습니다. 무서운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