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스미타 무쿠 지음, 양지영 옮김,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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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스미타 무쿠 (지은이), 양지영 (옮긴이),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11-15

삼국지 10권을 한권으로 압축해놨습니다. 명장면으로 추렸다고 하지만 열권이나 되는 분량을 어떻게 압축할 수 있겠어 생각했지요. 가능합니다. 삼국지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으면 가능합니다. 모르고 있어도 이 책으로 삼국지를 시작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명장면은 맞지만 명대사는 뭘까 했는데 중간 이야기를 대화체로 꾸며서 명대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핵심장면 42회가 있습니다.
황건적의 난, 도원결의, 영웅들의 등장, 군웅할거, 환관들의 전횡, 하진의 죽음, 동탁의 등장, 여포의 배신, 동탁의 폭정, 반동탁 연합, 호뢰관전투, 손견의 죽음, 초선의 이간질, 조조와 원소의 대립, 유비의 서주 통치, 원술의 황제 자칭, 여포의 최후, 관우의 항복, 조조와 원소의 백마전투, 관도대전, 순책의 죽음, 원소의 몰락, 유비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적벽대전만 5편입니다) 방통의 죽음, 위나라 건국, 관우의 최후, 조조, 유비의 종언, 제갈량의 남만 정벌, 그리고 북벌, 읍참마속, 장대한 이야기의 결말입니다.
이렇게 42장면으로 열권이 한번에 펼쳐집니다.

삼국지는 항상 전체 버전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구용, 이문열, 본삼국지, 요시카와 판본에서 (삼국지는 거의 20여 번역본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4종뿐입니다) 하나 잡고 주말 하루 비워놓고 읽기 시작해서 재미있는 부분만 다시 집중하면서 열권을 다 읽어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권 42장면으로 읽어보니 10권이 압축되어 머리속으로 들어옵니다. 마치 수백페이지 책을 한페이지 깔끔 요약으로 정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저자가 학창시절 요약정리를 잘했을듯 싶습니다.
거기에 일러스트가 상당히 귀엽고 도표가 깔끔합니다. 누군가의 멋진 식견으로 삼국지를 해설해주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사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2부입니다. 진수의 삼국지에서 평화삼국지, 연의, 이탁오본, 모종강본까지 정말 쉽게 설명해서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모종강본에서 번역하였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그 역사가 이 책에 나옵니다. 명나라 시절에 독립서점(?)들이 제각기 자기류의 삼국지를 만들어냅니다. 아. 그런 이유로 여러 가지 판본이 나온 거였습니다.

방대한 소설로 읽다가 이렇게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분석한 내용을 보니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동탁의 위치가 역적자리에 있지만 등장 당시에는 영웅이 아니었을까?
조조가 빈찬합을 보내니 순욱이 뜻을 알아차리고 자살을 하는데 이것이 연의에서의 극적인 소설입니다.
장비는 저팔계같은 이미지였지만 삼국지평화에서 직정경행의 솔직한 사나이였습니다.

감수를 한 와타나베 요시히로 선생의 다른 책이 있나 보니 얼마전에 읽은 ˝삼국지 인재 전쟁˝의 저자였습니다. (다른 책들고 읽고 싶은데 절판되었네요)

제일 감탄한 부분은 위나라가 정통이냐, 촉한이 정통이냐는 해석이 시대에 따라 주장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정치였습니다. 무서운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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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호흡법
전채연 지음, 강설 설법 / 황금테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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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호흡법
전채연 (지은이), 강설 / 황금테고리 2024-10-20

불과 다섯번의 가르침으로 호흡법을 배워나갑니다. 근심걱정이 많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스님을 찾아가 하나씩 배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대충 보면서 겨우 다섯개인가, 요즘은 보통 10여개의 가르침이어야 할건데 걱정했지만 아닙니다. 보통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첫번째 가르침은 청량골이 서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니, 이건 기본이 아닌가, 이렇게 평범한 이야기를 가르침이라고 하는건가 하고 읽었는데... 역시 평범한 것이 아닙니다.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 무게중심이 단전보다 앞에 있게 되면 대퇴부 고관절 근육이 당기게 되요. 그러면 고관절이 틀어지게 되고 조금만 앉아 있어도 다리가 저릴 거에요.
37p, 강설 스님
깜짝 놀랬습니다. 왜 1분만 앉아도 다리가 저려오나 했더니 똑바로 앉지 않아서였습니다. 거기서 계속 되면 내장 근육에 이상까지 생겨 소화불량, 근육긴장, 온갖 증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육체의 증상이 명상하고 비슷합니다. 잠깐 딴생각이 들면 온갖 망상이 일어나지요.
그렇게 잠시 5분간 청량골을 생각하면서 가부좌로 앉아보는데 척추를 따라 기운이 자유자재로 오르락내리락하길래 자세만 바로되면 명상이 시작되는구나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명상할 때의 자세를 교정하니 평상시의 자세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사무실에 나가 자리에 앉아 거의 8시간을 구부정한 자세로 있었던 것을 깨닫습니다. 지금 이렇게 타자를 치는 (아니, 사무실에서 일을 안하고 독후감을 쓰고 있군요) 순간에도 청량골을 느끼면서 바른 자세를 취하면 호흡도 달라집니다. 굉장합니다. 1번 가르침이 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보이면 다음은 어떨까요.
각각의 장의 말미마다 부록으로 스님의 강의를 정리해놨습니다. 1장에는 ‘양 팔 올리고 호흡하기‘와 ‘열중 쉬어 자세로 호흡하기‘가 있습니다. 어쩐지 군대에서 열중 쉬어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두번째 가르침은 호흡, 횡격막 호흡입니다.

수행자의 호흡은 화두를 보는 호흡이에요. 삶의 이치를 통찰하고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현실에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절치부심으로 호흡을 해요. 반면 일반인들은 어떤가요? 기껏해야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 혹은 그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을 할 뿐이에요.
61p, 강설스님
가수, 다이버, 무술인 모두 자기류의 호흡법이 있다고 합니다. 명상을 하면서 청량골이 바로 서면서 좀더 호흡이 잘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화두와 연결되는 호흡법을 해야 합니다.

명상할 때 ‘정진‘은 바를 정正이 아니라 미세할 정精이랍니다. 정미하다, 미세하다의 뜻을 사용합니다. 호흡을 미세하게 파악해야하고 횡격막 호흡이 필요합니다.

세번째 가르침은 가슴 호흡입니다. 청량골이 바로 서면, 횡격막 호흡을 하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호흡의 마무리단계입니다. 가슴을 펴면 비염도 좋아지고, 우울증도 개선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40년쯤 호흡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척추를 세운 상태에서 가슴에 힘을 뺄수록 기운이 점점 아랫배로 내려오는 걸 느껴. 그 감각을 터득해야 해. 호흡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긴장되어 있던 부위의 힘이 툭 하고 빠질 때가 있어. 신경 하나가 힘이 빠지잖아? 그러면 몸 전체가 그만큼 릴렉스 되면서 얼마나 편안해지는지 몰라. 그 맛을 보면 참선을 놓을 수가 없지.
101-102p, 강설스님
이야. 뭔가 될 것같은데, 40년은 해야 그 감각을 느낄 수가 있는걸까요. 그래도 재미있는 부분은 겨우 이틀 해봤는데, 자세가 달라지고 뭔가 깊숙히 들어가는 호흡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의 잘못된 자세와 명상도 이렇게 제대로 하는 방법만 알면 바로 달라집니다.

스님의 경혈지압(?) 자극을 받고 막힌 곳을 뚫어 개선되는 과정에 저자 전채연 선생은 과거의 추억과 감정을 만납니다. 이런 미진한 감정이 명상중에 항상 떠도는데 그걸 풀어줘야 하나 봅니다. 명상을 하다보면 오만 잡생각과 지난 감정이 폭포수마냥 내려옵니다. 솟아나기도 하지요. 그걸 즐길 것이 아니라 풀어내야 합니다. 청량골, 횡격막, 가슴호흡으로 풀어줍니다.

네번째 가르칭은 화두입니다. 화두만 잡으면 호흡을 놓치고 얕은 호흡이 됩니다. 비유로 밀가루 반죽을 이야기하는데 절묘합니다. 가루와 물이 끝없이 따로 놀지요. 그렇게 따로 된 것을 계속 치대다 보면 반죽이 완성됩니다. 호흡과 화두 역시 따로 노는 것이 당연한데 계속 치대면 하나로 합쳐지나 봅니다.

닭이 알을 안을 때는 더운 기운이 늘 지속 되고 있으며,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마음과 눈이 움직이지 않게 되고,
주린 때 밥 생각하는 것이나 목 마를 때 물 생각하는 것이나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는 것은 모두가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고 억지로 지어서 내는 마음이 아니므로 간절한 것이다. 참선하는 데 있어 이렇듯 간절한 마음이 없이 깨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32p, 휴정스님
다른 것은 몰라도 느닷없이 배고플 때 밥 생각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다른 생각이 안들죠. 어지럽고 오직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나지요. 하아. 그렇게 명상과 호흡을 해나가야할텐데요.

다섯 번째 가르침은 더욱 놀라운 내용입니다. (이것 하나는 남겨둬야 책을 읽어보지 않을까요)
다 읽고 생각해보니 굳이 다섯 가지로 나눌 것이 아니라 계속 되는 가르침이 나올 것같습니다. 저자가 더 수행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발견하는 내용을 속편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읽으면서 살짝 놀란 점은 종이를 고급지로 인쇄했습니다. 보통 인쇄소에 맡길 때 뒷면에 비치지만 않게 제일 싼 제지를 선택하곤 합니다. 그런 책은 사진 찍어보면 뒷면이 훤히 비쳐보입니다. 이 책은 그런 책에 비해 서너겹은 더 두꺼운 종이를 쓴 듯합니다. 두고두고 읽어보시라는 세심한 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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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자 되는 법 4주 만에 준비하는 N잡러 가이드 2
김현석 지음 / 유아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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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자 되는 법
김현석 (지은이) 유아이북스 2024-11-20

나이 50도 훌쩍 넘은 나이에 이런 책을 본다는게 약간 부끄러웠습니다. (어린 시절 서점에서 썬데이서울을 슬쩍 눈여겨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도 오프라인 서점을 통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책을 구해 다행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만들어봐야겠다는 의욕도 생기고 지금 하는 게임을 더 발전시킬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1인이 혼자서 뚝딱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있다고 합니다. 마인크래프트, 스타듀벨리, 플래피 버드 등이 1인개발로 시작해서 성공한 게임입니다. (웬지 의욕이 솟아납니다) 그럼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어딘가에 학원을 찾아가서 게임개발 훈련원에 들어가야 할까요. 아닙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비주얼 스크립팅이나 노코드 툴이 있어 보는 것처럼 만들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배울 수가 있습니다. 
이쯤에서 왜 게임을 개발하려는지 목적이 나옵니다. 수익, 게임을 보는 시야를 확장, 게임업계 진입, 창작 활동, 취미 활동의 이유입니다. 취미로 게임개발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40페이지가량 읽으면서 이건 4주 코스 중에 얼마나 되는걸까 했더니 아직 시작단계였습니다.

2부에서 본격 28일, 4주 코스 게임 개발 플랜이 나옵니다. 

1.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결정합니다. 플랫폼, 개발엔진, 게임의 장르 (쉬운 장르만 5개를 소개합니다), 개발 재료 (에셋) 찾기, 구성과 기획서 작성입니다. 아. 좋은 글쓰는 방법도 제시합니다. 

6. 6-10일차에서 프로토타입을 설명해줍니다. 구현하고 싶은 리스트에서 다른 조건이 전재되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집니다. 그 다음 그래픽을 정하고 리스트에 있는 기능들을 구현합니다. 이제 테스트하면서 타이틀 화면을 구상합니다. 글로만 읽으니 너무 쉽습니다. 

11. 콘텐츠 추가입니다. 10일만에 큰 그림을 그렸으니 이제 더 많은 악당들과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오호. 똑같은 게임이라도 배경화면을 바꾸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했던 수많은 게임들이 그저 배경과 길만 수정해서 계속 같은 짓을 했었습니다. 점점 더 강한 몬스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너무 터무니없이 난이도만 올라가면 질리게 되지요. 콘텐츠를 추가한 후에 또 테스트를 합니다. 

14. 시스템 추가입니다. 점프만 하던 주인공이 주먹을 휘두릅니다. 무기를 사용합니다. 이거 중요하죠. 어느 세계를 가든 발전하는 모습이 있어야 계속 하게 되고 애정을 갖게 됩니다. 

17. UI 기획입니다. 이것도 에셋이 있어 구입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기획이 필요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것은 UI를 잘못만든 거겠죠. 

20. 기기 테스트와 마무리 개발입니다. 기기별로 테스트를 해볼 수 있게 빌드번호를 매깁니다. 그리고 향후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맞습니다. 버전이 올라가면서 전혀 다른 게임으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 이런 방향성인가 봅니다. 

24. 테스트와 버그 수정입니다. 다시 한번 전체 테스트를 하고 (인생과 같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용량을 줄이거나 메모리 최적화 작업을 합니다. 

26. 최종 테스트와 폴리싱입니다. 해상도, 그래픽, 속도 조절 등으로 더욱 이쁘게 단장합니다. 

28. 드디어 대단원의 출시입니다. 구글과 애플만 있는 줄 알았는데 피씨 스팀과 닌텐도 이숍도 있습니다. 모든 시장을 노려야죠. 

28일 코스이지만 한시간이면 다 읽습니다. 그저 읽기만 했는데 마치 게임을 개발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중간중간 수정을 얼마나 했는지 아득해지는 것같습니다. 

마지막 부록으로 궁금한 점에 대한 대답도 해줍니다. AI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도 잠시 소개합니다. 전체 158페이지밖에 안되는데 내용이 상당히 알찹니다. 괜히 당장 뭔가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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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신화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야지마 후미오 지음, 김정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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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신화
야지마 후미오 (지은이), 김정희 (옮긴이)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24-10-10

제목이 신화라서 ˝태초에~ ˝로 시작할 줄 알았습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합니다. 설형문자부터 나옵니다. (30년전에는 쐐기문자였는데 바뀌었나봅니다)
쐐기 문자(cuneiform, 楔形文字)는 수메르인들이 기원전 3500년경부터 사용했던 문자입니다. 설楔은 쐐기, 문지방의 뜻이 있습니다.
(기원전 5200년전의 그리스 북부의 해석불가능한 문자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은 자료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이런 멋진 문자가 거의 3천년을 쓰다가 기원전후로 사용되지 않아 잊혀졌다고 합니다. 고대의 신비입니다.
1857년 런던 왕실아시아협회에서 설형문자의 해독대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아. 낭만이 있던 시대입니다.

메소포티미아라는 이름에는 울림이 있습니다. 웬지 고대의 신화가 느껴지고, 인류 최초의 기원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로를 찾아다니는 길가메시의 모험이라든가, 후에 나온 신화들의 원형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무려 15개의 신화가 나옵니다. 이런 굉장한 내용이 점토판에 새겨져 지금까지 내려온다는 것이 대단하지요. 3천년전입니다!

1. 인간의 창조, 농업과 목축의 시작 ; 하늘의 신 안, 대기의 신 엔릴, 태양의 신 우투, 땅과 물의 신 엔키로가 나옵니다. 이미 신의 역할이 정해져있습니다. 이들이 신들의 집단인 아눈나키와 상의를 합니다. 영역별로 역할 분담을 합니다. 

2. 바빌로니아 창세기 : 하늘과 땅의 이름조차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마르두크 신의 이야기입니다. 압주(순수한 물), 뭄무(안개의 모습의 생명력), 티아마트(소금물) 삼신이 있었습니다. 라흐무, 라하무가 태어나고, 안샤르, 키샤르가 태어나고, 아누(하늘의 신)이 나옵니다. 여기서 또 에아 신이 나옵니다. 에아 신이 반란(?)을 일으켜 압주를 죽이고 뭄무를 가둡니다. 갑자기 나타난 아내 담키나가 임신하여 마르두크 신이 태어납니다. 거기에 (신들조차 다툼을 피할 수가 없네요) 전쟁이 일어나 마르두크가 ‘천명‘을 받아 천상과 지상으로 나누고 천위를 세웁니다. 마르두크의 50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주문같아 재미있습니다. 

3. 인안나, 두무지 신화 : 내용이 산으로 가고 (실제로는 지하로 갑니다) 7명의 문지기가 옷과 장신구를 다 뺏어가고 벌거숭이가 된 상태로 유죄를 선고받습니다. 이건 상징의 끝판입니다. 문지기 일곱은 7차크라를 나타내는 것같고 죽음(지하계) 앞에 우리 인간은 그저 벌거숭이일 뿐이죠. 끝도 불분명하지만 끝없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4. 이시타르, 탐무즈 신화 : 지하로 내려가는 이야기인데, 왜 병자의 쾌유를 기원하는건지? 어쩌면 기도문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5. 텔리피누 신화 (히타이트) : 지모신의 이야기
여기에도 7개의 문이 나옵니다. 인간의 육신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요.

6. 길가메시 서사시 : 저 유명한 대홍수의 이야기부터 불사의 탐구입니다. 
7. 수메르의 길가메시 신화 
8. 아트라하시스 신화
9. 독수리에게 구조된 왕

10. 아다파 신화 
11. 에타나 신화
대홍수 이후에 신들이 왕을 내려보냅니다. 이때부터 임금을 하늘이 점지하는 거였네요.

12. 네르갈과 에레시키갈 

상당 부분 소실된 내용이 있어 안타깝지만 이렇게 기원전의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더 대단합니다. 신화는 저 하늘 위에, 땅 아래 깊숙히 있는 것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일본에서는 점토판에서 직접 번역하고 그것을 다시 알기쉽게 편집하는 연구를 합니다. 부럽기는 하지만 뭐 이렇게 번역된 책으로 읽으면 되는거죠. 하늘, 우주, 지하 세계를 계속 돌아다니는 모험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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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강점을 비싸게 팔아라 - 차별화된 강점으로 돈 버는 커리어를 만드는 기술
간다 마사노리.기누타 쥰이치 지음, 김윤경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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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강점을 비싸게 팔아라
차별화된 강점으로 돈 버는 커리어를 만드는 기술
간다 마사노리, 기누타 쥰이치 (지은이), 김윤경 (옮긴이) 동양북스(동양문고) 2024-11-11

간다 마사노리의 기존 책 ˝매니지먼트˝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게 23년 7월에 번역이 되었고 이 책과의 사이에 무려 7권이나 출판이 되었습니다. 실용서 분야의 히가시노게이고네요.

이번에는 100세까지 팔아낼 수 있는 ‘자신의 강점‘입니다. 이렇게 한가지 주제로 방향을 잡고 깊이들어가 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좋아보입니다.

자기계발의 정석답게 1장에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합니다. 피낭시에를 만들어 팔려다가 아무 경험도 없어 망한 사연, 그저 다른 사람 신체의 급소를 잘 찾아내는 것같아 ‘도수치료사의 소질‘을 느끼고 하려다가 작업장을 내야하니 포기합니다. 비록 두개뿐이지만 자기계발서는 항상 처절한 과거가 나와야 합니다. (심지어 도수치료사는 시작도 안했지만...)

상품을 잘 파는 방법을 PMM이라고 정의합니다. Product Market Matching.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와 차별되는 장점을 찾아
그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 상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정해
그 사람에게 가치를 전달하면 비싸게 팔 수 있다.
41p, 간다 마사노리
그러기 위해 이 상품이 유사 상품과 다른 점을 찾아내고, 고객의 이익이 되는 부분을 알아야 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정의해야 합니다. 좋은 이야기죠.

여기서 Product를 Ability로 바꾸어 AMM이 나옵니다. 나의 가치, 강점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모두 12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굉장하죠. 단지 12개의 질문으로 가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종이 한장에 집약하여 적습니다.
Step 1. 당신의 이름을 적는다.
Step 2. 최고의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Step 3.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파악한다.
Step 4. 현재와 과거의 실적을 점검한다.
Step 5.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한다.
-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5가지 접근법
Step 6. 최고의 일을 하는 데 가장 부족한 점을 생각한다.
Step 7.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점을 해소할 수 있다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Step 8.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타인과 비교해보고 무엇이 다른지를 파악한다.
- 독자적인 네이밍을 한다
-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요소를 곱한다
- 토털 패키지화한다
- 카피를 힌트로 생각한다
Step 9. 당신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정의한다. 그것은 무엇이 좋은가?
Step 10. 당신의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한다.
Step 11. 당신의 새로운 커리어 이미지를 구축한다.
58-59p
11개의 간단한 스텝으로 지금 무엇이 필요한 지를 알아냅니다. 굉장하죠. 목차만 보고 우습게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문서에다가 기록하다가 이것은 한눈에 보이는게 좋겠다고 A4한장에 칸을 대충 그어가면서 적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일 뒷장에 양식이 있습니다. 그냥 여기에 적으면 되는거였습니다. (이런 수고로운 일을 했으면 책 표지에 스티커처럼 ˝책말미에 AMM 양식 첨부˝ 라고 표시해줘야죠. 출판사가 강점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워크북처럼 이름을 적는 이유, 최고의 일의 내용은 감사를 받는 일, 타인과의 비교는 내 자리의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다 등으로 생각에 도움이 되는 길잡이들이 있습니다.

그저 자신의 강점을 생각하라고 시작하면 진전이 없을 것인데, 11가지 스텝으로 전혀 없을 것같은 강점을 찾아내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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