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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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은이), 정세라 (옮긴이) 현대지성 2021-11-05 원제 : Storycraft

책이 일단 두껍습니다. 요즘 추세인가, 작가가 할 이야기가 많은건가. 477페이지입니다. 두께가 있으니 묵직하게 시작합니다. 추천사도 3명이나 썼습니다. 장강명, 은유, 오후. 세 분이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보통 추천사는 십여줄 내외로 책이 출판되기도 전에 대략적인 내용을 듣고 적당한 조언을 해주는 느낌이죠. 심한 것은 책의 내용과 전혀 다른 공허한 추천도 있습니다. 그런데 세 사람 전부 우리나라 사람인데, 내용도 한페이지 분량이고 책의 언급이 읽은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 책이 자신의 저술에 도움이 되었다는 부분도 있죠. 오호 시작부터 심상치 않죠. 
 
내용이 논픽션의 스토리텔링입니다. 논픽션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을 있는그대로 정직하게 쓰는 거죠. 그런데 무슨 스토리텔링이 필요하지 ? 생각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실제로 논픽션의 글로 영화도 만들어지기도 하고, 우리가 읽고 감동을 받고,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좋은 기사는 전부 사실 그대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심지어 기사 하나 쓰는데 좋은 스토리가 나오지 않아 1년을 기다려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마크 보든의 미국의 소말리아 공습 기사가 주목을 받으면서 '블랙 호크 다운'이라는 책이 나오고 리들리 스콧이 이 책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퍼펙트 스톰, 난초 도둑, 시비스킷 등 논픽션 베스트셀러는 모두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글쓰기책들은 대부분 재미있습니다만 다 읽고나면 조금 허무해지는 것이 내가 소설을 쓸 것도 아닌데 이런 부분까지 알아야 하는 아쉬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논픽션 글쓰기이기 때문에 아주 유용합니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쓸때에도 꼭 필요한 스킬들이 가득합니다. 분기별 마감 보고서에서 사람들이 반응이 없었던 것이 사실의 나열이어서 그랬구나 반성도 됩니다. 얼마든지 스토리텔링을 넣을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도 생깁니다. 

1 스토리

인간의 뇌에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본성이 각인되어 있다. - 대니얼 스미스 

실화의 기본 구조는 모두 똑같다. 주인공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은 고군분투한다. 스토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 고군분투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문제를 극복하거나 혹은 극복하지 못한 결말이 나온다. - 브루스 디실바

소설가 E. M. 포스터는 “왕이 죽고, 왕비가 죽었다"가 내러티브, “왕이 죽자 왕비가 비탄에 빠져 죽었다"가 플롯이라고 했다. 이렇게 보면 스토리는 내러티브와 플롯이 결합한 것이다.
플롯은 원인과 결과 형태로 전개되고, 이 형태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몇 차례 플롯 전환점'을 거친다. 로버트 맥키의 정의에 따르면 플롯 전환점이란 “스토리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국면”이다. 내가 글쓰기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단계가 바로 이 플롯 전환점을 잡는 단계다. 플롯 전환점이 모두 잡히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한눈에 알 수 있다.
p39

2 구조

요즘 연말도 다가오고 내년 계획서와 보고서 쓸게 많은데 할 이야기는 많고 정리가 안되어 자료의 홍수에 빠져있는데 2장 구조는 정말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편을 읽고 무엇을 빼야하고 무엇을 도식화해야할지 이해했습니다. 전부 집어넣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던거죠.

독자에게 다가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틀을 짜는 능력에서 나온다 - 리처드 로즈

이야기의 흐름을 순서대로 나열한 도식을 만들어라. 나는 이야기를 흐르게 하는 가장 단순한 길을 찾는데, 그것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길이다. 이와 같은 도식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건 아직 구조가 잡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 톰 프렌치

3 시점

시점 편은 좀 어려웠습니다. 애초에 시점이 뭐가 중요하겠어 생각하도 대충 읽었는데 두번 세번 다시 읽어보면 어느 시점에서 보여주느냐에 따라 몰입하는 정도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례로 든 예시를 읽으면 그래 이 시점르로 보는게 정확하네 하는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스탠스를 선택할 때 대단한 과학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탠스를 고른다는 게 중요하다. 내러티브에 익숙하지 않은 논픽션 작가들은 종종 스탠스를 무시하고 아무 방향에서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야기를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게 해야 한다. 마치 자신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연속되는 사건이 일어나는 무대, 하나의 일관된 시각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화에서 “점프 컷”이라 부르는 장치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점프컷은 내러티브의 연속적인 흐름을 끊고 일관성 없는 사건들을 이어 붙여 보는 사람에게 충격이나 환기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p113

이야기는 경험을 전달하고 뉴스 보도는 아주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한다. 그리고 뉴스는 결과를 강조한다. 23번 고속도로 사고 소식의 요지는 어째서 그런 일이 발생했는가가 아니라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결과다.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다. 오늘날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핵심만 파악하고 싶은 사람에게 스토리 하나를 통째로 건네주는 건 어리석다. 스토리는 생생한 정보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지나온 삶을 되살려냄으로써 의미를 뽑아낸다. 스토리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독자가 당장 요점만 알아야 할 필요가 없거나 스토리의 요소(주인공, 시련, 플롯 전환점의 연속)를 충족하고 있는 사건이라면 내러티브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p120-121

4 목소리와 스타일

목소리는 그 작가들을 우리 세상으로 데려온다. - 노먼 심스

나는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귀를 기울여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살핀다. 이 방법으로 매년 꼭 읽어야 할 책을 가려낸다. - 루이스 래펌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글을 큰 소리로 읽는 것이다. 나는 이번장의 초고를 다 쓰고 나면 맨 처음으로 돌아가 또박또박 힘차게 읽기시작할 것이다. 흐름을 깨는 부분이 나오기도 하고, 수정할 곳이 나오.기도 할 것이다. 대개는 이 과정에서 장황한 수식을 잘라내고 문장을단순화한다. 수사적인 표현은 몇 가지 보탠다. 좀 더 나다운 느낌이 들도록 어구를 가지치기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궁극의 비법은 긴장을 풀고 나다워지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여간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니다. 키보드앞에 앉으면 나도 모르는 새 긴장이 온몸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를 악물고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발로 바닥을 탁탁 치기도 한다. 이럴 때 손가락에서 나오는 어휘는 하나같이 딱딱하고 형식적이다. 취업 면접장에 앉아 있는 것처럼 어색한 냉기가 온몸을 굳힌다.
p149

5 캐릭터

작가의 일이란 결국 인간의 캐릭터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다. - 리처드 프레스턴

스토리의 목적은 우리에게 성공적인 삶의 비밀을 알려주는 것이다. 어떤 가치관이 실패에 이르게 하는지, 어떤 습관과 시각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넘어야 할 시련이 높고 크면 참신한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정의 자체를 다시 내려야 할 만큼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결과는 운명이 알아서 할 일이다. 번개가 어디로 칠지, 유성이 어디로 떨어질지, 음주 운전 차량이 누구를 덮칠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우리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는 세계를 다룬다. 우리에게 암호를 풀어낼 의지만 있다면, 그 암호는 인물에게 적혀 있다.
p177

6 장면

생생하게 장면 살리기
묘사는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이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생생한 디테일은 살아 있는 장면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공간감, 질감,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장면을 완성하는 것은 내러티브 속 인물들의 눈을 통해 독자가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환상을 주는 것이다. 현대 논픽션은 시점인물들을 통해 스토리를 풀어야 하며, 이것은무대 설정을 비롯한 다른 요소에도 해당한다고 톰 울프는 강조한다.
p200

7 액션

액션의 언어
지미 브레슬린은 “뉴스는 동사다"라고 말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 칼럼니스트가 하고자 한 말은 뉴스도 스토리처럼 엑선에 의존한다는 것 아니었을까? 어제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가 아직도 그곳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 사건 어디에 뉴스가 있겠는가? 소방대원들이 사다리 트럭을 타고 와 귀여운 고양이를 나무 꼭대기에서 구해냈다면 이제 뉴스거리가 된다.
브레슬린의 말은 언어적인 측면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동사는 액션을 의미한다. 게다가 스토리를 계속 움직이려면 좋은 동사가 많이 필요하다. 간단한 이치다. 하지만 많은 내러티브 작가 지망생이 불분명한 동사, 느슨한 문장으로 이 효과를 반감시키곤 한다. 동사를 쓸 줄 모르는 작가는 극적이어야 할 사건을 하품이 나오는 기록으로 만든다.
p221

8 대화

"이봐, 제크, 조랑말들 말이야, 지난겨울 넬리가 아프기 전에 자네가 지은 축사로 데려길 생각이야?"
"그게, 행크, 비키 양 보러 가는 길에 데려다 놓으면 되겠다 싶더라구, 기억할랑가 모르겠네. 지난주에 자네 고향 위치토 근교 술집에서 함께 봤던 훤칠한 금발 여인 말이야.”
현실 세계에서는 이처럼 티 나게 부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현실 속 인간은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말하지 않는다. 물론 유용한 배경 정보를 입 밖으로 꺼낼 때가 없진 않지만, 되도록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명은 서술자가 된 작가가 맡고, 대화는 대화대로 가장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9 주제

완성된 스토리에서 사건 동선(소설에서는 '플롯'이라고 부른다)은 주제를 위해 존재한다. 독자에게 시간을 투자해 읽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도 결국은 이 주제다. 스토리 과학자들은 그 속에 담긴 교훈이 생존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스토리에 그토록 끌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p261

10 취재

이 책 전체에서 백미인 부분입니다. 기가 막힌 스토리텔링의 추가와 삭제가 현장감있게 표현되어 긍을 읽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취재기가 니오는데 어찌니 빨려들어가는지 이 글을 읽고 유투브가서 피아노 3번을 죄다 들었습니다. 거의 전편이 이 취재기여서 인용할 수는 없고 꼭 읽어봐야하는 논픽션 글쓰기의 진행과정입니다.

좋은 책은 처음 읽을 때 재미있어 순식간에 읽게 되고, 두번 읽을 때 깊이 들어가서 몰입이 됩니다. 이 책은 여러번 두고두고 읽을 책입니다. 



액션의 언어
지미 브레슬린은 "뉴스는 동사다"라고 말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 칼럼니스트가 하고자 한 말은 뉴스도 스토리처럼 엑선에 의존한다는 것 아니었을까? 어제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가 아직도 그곳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 사건 어디에 뉴스가 있겠는가? 소방대원들이 사다리 트럭을 타고 와 귀여운 고양이를 나무 꼭대기에서 구해냈다면 이제 뉴스거리가 된다.
브레슬린의 말은 언어적인 측면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동사는 액션을 의미한다. 게다가 스토리를 계속 움직이려면 좋은 동사가 많이 필요하다. 간단한 이치다. 하지만 많은 내러티브 작가 지망생이 불분명한 동사, 느슨한 문장으로 이 효과를 반감시키곤 한다. 동사를 쓸 줄 모르는 작가는 극적이어야 할 사건을 하품이 나오는 기록으로 만든다. - P221

완성된 스토리에서 사건 동선(소설에서는 ‘플롯‘이라고 부른다)은 주제를 위해 존재한다. 독자에게 시간을 투자해 읽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도 결국은 이 주제다. 스토리 과학자들은 그 속에 담긴 교훈이 생존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스토리에 그토록 끌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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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KOTRA가 엄선한 글로벌 뉴비즈니스
KOTRA 지음 / 알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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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상당히 두껍습니다. 이거 만만치 않겠는걸. 세계 트렌드이니 죄다 모르는 이야기일거고, 읽으려면 일주일은 걸리겠네. 전체 439페이지입니다. 하루 50페이지씩 읽으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5시에 집에 와서 책을 들었는데 6시20분에 다 읽었습니다. 글자가 큰가? 아니면 내용이 가볍냐? 아닙니다. 내용이 좋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책을 보듯이 순식간에 쭉쭉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중간쯤 넘어가면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쉽습니다. 

코트라가 좋은 일 하네요. 이런 훌륭한 정보를 취합했네요. 사실 서문에 코트라 사장님의 자신있는 인사말을 읽고 어이쿠 이거 관공서의 판에 박힌 보고서인가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핵심은 한사람이 쓴게 아닙니다. 전세계에 나가 있는 코트라의 무역관들이 한편 한편 쓴 것을 모았습니다. 36편의 이야기가 있으니 저자가 36명이겠네요. 2011년부터 매년 이렇게 트렌드를 선도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책을 냈었나봅니다. 9년 연속 베스트셀러였다는데 왜 이제야 읽게 되었을까요. (웬지 지난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습니다.) 각각의 나라에 나가있는 무역관이 현지에 가장 뜨고 있는 트렌드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구성과 문체는 마치 한 사람이 쓴 듯이 일관성있게 잘 편집했습니다. 

36가지 트렌드 중에 반은 전혀 몰라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고, 

나머지 반은 우리나라에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시스템입니다.  
한가지 트렌드로 5-7장 정도로 짜임새있게 정리했습니다. 분량이 정해져있으니 너무 느슨하지도 않고 너무 간략하지도 않습니다. 딱 적당한 분량에 읽은 후에 좀더 알아보고 싶다는 의욕도 일으킵니다.  
 
반려동물 복제사업도 있고, 웨어러블 오디오, 무알코올 주류, 손목에 붙이는 건강지킴이, 무인 배송 시스템도 있습니다. 
트렌스젠더 소년를 위한 수영복 회사도 있고, 전지로만 생수를 제조하고, 폐세면대로 벽돌도 만듭니다. 
아니, 세계에는 이렇게 천재들이 많다는 말인가. 
 
책을 다 읽고 나면 미래에 일어날 공상과학 소설을 본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 그런 것이 만들어질거야 하고 웃으면서 넘어갈 소설같은 이야기가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아. 너무 트렌드를 모르고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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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눈 건강법 - 세계 최고의 안과의사가 알려주는
후카사쿠 히데하루 지음, 오나영 옮김 / 서사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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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이것저것 다 사모으는 편입니다. 중국의 초등학교에서 필수적으로 한다는 눈운동도 있고, 지압 마사지, 자극하는 방법, 눈마사지기계, 안약, 세정액, 핀홀안경 온갖 것들이 쌓여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이상한 점을 명쾌하게 풀어줍니다.

분명히 경험하면서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 했지만 책에 나와있으니, 제품으로 팔고 있으니 믿어야지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깨닫게 됩니다.

평소에 눈이 뻑뻑하면 양손으로 꾹눌러서 빛이 번쩍번쩍할때 자극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광시증이라고 합니다.

시야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떠다니는 증상으로 안구 속을 채우고 있는 유리체가 수축하거나 액화하여 망막에서 벗겨지는 때(유리체 박리) 많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망막에서 벗겨지면 빛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동시에 망막이 찢어져버리거나(망막열공), 망막이 안저에서 분리되는 경우 (망막박리)도 있으므로 유리체 수술 전문 안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안구운동으로 상하좌우 휙돌리면 웬지 눈운동을 한 것같이 개운합니다. 이것도 하면 안됩니다.

안구 체조는 망막박리를 초래하는 최악의 습관

안구를 운동시키는 눈 트레이닝(안구 체조)으로 눈이 좋아진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과 의사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만 아니라 위기감마저 듭니다. 다리 근육이나 복근처럼 눈 근육을 단련하자고, 안과 전문의가 아닌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안구는 몸에서 가장 복잡하고 섬세한 조직으로 마치 뇌와 같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유아의 머리를 심하게 흔들면 뇌 손상이 일어납니다. 눈도 이와 같아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경우 장애가 발생합니다.

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리체는 유리체 섬유가 망막으로 뻗어 나와 연결 고정되어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유리체가 조금씩 수축하여 작아지므로 안구를 심하게 움직이면 유리체가 흔들리고 망막에 연결되어 있는 섬유가 당겨집니다. 그 힘에 의해 망막이 찢어지면 그 틈으로 물이 들어가면서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핀홀 안경을 쓰면 잘보입니다. 안보이던게 보입니다. 뭔가 눈운동이 되는 것같아 사용했었습니다.

끼고 보기만 해도 근시와 노안이 개선된다는 천공 안경은 근시나 노안인 사람들이 눈을 가늘게 뜨면 좀 더 잘 보이게 되는 느낌을 주는 핀홀 효과를 말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보이지도 않고, 천공을 통해 본다고 해서 근시와 노안이 치료될 수 없습니다. 눈을 가늘게 뜬다고 해서 근시와 노안이 낫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안약을 넣으면 눈을 잡고 흔드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안약, 세정액을 많이 씁니다.

눈을 지키고 있는 것은 눈물뿐으로, 눈물은 유층과 수층, 뮤신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3개 층에서 각막의 투명성과 평활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3개 층의 성분을 씻어내는 것은 뇌에서 두개골을 떼어내고 뇌가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눈을 씻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일입니다.

눈을 좋아지게 한다고 해놓고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있었습니다.

뭐랄까 제목이 백세 눈건강이어서 웬지 백세 노인의 경험을 배우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목을 잘 지었습니다. 읽다보면 과연 백년을 가는 눈건강법이구나 하게 됩니다. 환자를 보면서 나온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라 더욱 신뢰가 갑니다. 저자가 그래도 70은 넘었으니 100세 눈건강을 이야기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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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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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지은이), 조연희 (옮긴이), 일므디, 원제 : Pourquoi votre cerveau n'en fait qu'à sa tête

프랑스책이었네요. 에릭 라 블랑슈는 프랑스의 기자인데 호기심이 많아 이런 종류의 지식을 모아 책으로 냈다고 합니다.

좋은 책입니다. 내가 필요없는 것을 사는 것도, 주식이 떨어지는데도 팔지 못하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가 왜곡하는 '인지 편향'입니다. 
(결국 뇌도 나에게 속하니 내 잘못이 맞는거 아닌가?) 
우리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도중에 정보가 왜곡됩니다. 인지 편향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사소한 판단부터 경제 흐름까지 관여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게 하고,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방해하는 훼방꾼입니다. 
하여튼 다 읽고 나면 뇌가 잘못 인식하는 편향을 배울 수 있고, 뇌에 왜곡하는 현상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할까요. 

책크기는 작아서 편하고 표지에 입체로 스티커같이 튀어 예쁩니다. 종이책에서 만질 수 있는 촉감을 느끼게해줍니다.

내용이 깊지않아 좋습니다. 분명 근거는 연구논문이나 실험에서 나온 것같은데 세밀하게 들어가지 않고 핵심만 짚고 설명해줍니다. 오히려 편하게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잘못된 결정으로 가기 위한 24가지 편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씩 생각해보면 거의 반 이상 해당하는 것같습니다.
문제를 내는 방식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한다.
우연히 접한 숫자로 다음 결정애 영향을 준다.
낙관주의 편향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은 마강하다고 생각한다.
첫인상을 믿는다.
더닝 크루거 효과
반발 효과. 나에게 유리한데 하기싫다.
왜 내돈이 들어가면 포기하기 어려울까

거의 대부분이 해당되어 반성하게됩니다.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포러효과 146p와 거짓효과 165p 였습니다. 이 부분은 옮겨적으면 그게 전부라 사진으로 캡쳐해봅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 중 95센트가 고민하지 않고 바로 내리는 결정이라고 한다. 휴리스틱이라는 정신의 지름길 덕분에, 미리 세운 규칙에 따라 결정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휴리스틱을 이용하지 않는 나머지 5퍼센트는 신중히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이다. 그래서 이결정을 내릴 때에는 수동 모드를 작동시킨다. 우리는 이때에만 옳고 그름을 가늠하며 차분히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그렇다고 좋은 선택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자동 모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신뢰할 만하다.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이 선택을 내릴 때는 자신도 모르게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 방법을시스템 1과 시스템 2라고 불렀다. 다만 주의하자. 이 두 시스템은 뇌의 구조나 특정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카너먼이만든 비유일 뿐이다. 하지만 이 비유 덕분에 이해하기는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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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작심삼일 -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까짓 3
플라피나 지음 / 봄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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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게임기획자의 작심삼일 노하우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매년 중요한 날이 되면 큰 결심을 하고 삼일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상황은 거의 대부분 경험하죠. 이를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그것도 다 경험해본 이야기로 채워져있습니다. 

용어들이 재미있습니다. 딜사이클, 뽀모도로, 진검승부, 스킬트리, 자기소개서, 보상 등 게임용어같은 느낌도 들고 경험담이 녹아나서 쉽게 이해가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트위터에서 1000회 이상 리트윗된 것들을 모아 실었기 때문에 나름 시장에서 검증이 된 내용들입니다. 무엇보다 에세이 스타일로 짧고 간결하게 설명하여 읽기가 수월합니다. 한가지 이야기로 수십장을 풀어가는 것도 볼만 하지만 제목 그대로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정따윈 중요한게 아니야, 루틴이 정말 중요한거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괜찮은 컨셉인 것같습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게임 분야의 개발자가 11년 업무중에 익힌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보통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이까짓, 으로 시작하는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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