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수업 - 슬픔을 이기는 여섯 번째 단계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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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통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실, 죽음 등의 빈자리를 이해하려고 해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만 들뿐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결국 공허함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갑작스러운 죽음, 큰 사고, 부모보다 먼저 가버리는 자식의 죽음은 감정의 큰 충격이 되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보면서 놀랐던 점은 내가 겪은 모든 죽음이 티가 나지 않지만 그래서 마음 깊숙히 상처로 남아있었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경험했던 죽음들이 떠올랐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 시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주변에서도 호상이라고 했던 죽음들이 내 마음속 깊이 남아 괜히 울컥거리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책입니다. 반성을 하라든가, 받아들여라 라는 표면적인 충고가 아니라 모든 죽음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자신보다 먼저 죽은 아이의 죽음을 겪는 과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사실 견디기 어려운 경험이죠. 본인조차 어렵고 힘들어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은둔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직업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지만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주변의 죽음을 체험하고 나타나는 감정의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부정: 당면한 상실에 대한 충격과 불신 단계

분노: 사랑하는누군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사실에 대한 분노단계

타협: '만약'이라는 가정과 후회가 가득한 단계

우울: 상실에서 비롯된 슬픔으로 우울한 단계

수용: 상실을 현실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단계 (18페이지)

다섯가지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저자는 의미 단계를 말합니다. 의미 수업은 고통이상의 것을 발견하고 슬픔의 감정을 이해하며 앞으로 나갈수 있는 힘을 얻는 것입니다.

의미 찾기의 첫 번째 단계는 슬픔의 다섯 번째 단계인 수용이다. 상실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상실은 결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누구나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겪을 당시에는 아무리 잔인하고 애통한 현실이어도, 그 상실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수용의 과정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장례식을 준비하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현실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이때 받아들이는 것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죽음은 여전히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서서히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의 여러 단계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되며, 한 단계에서 몇 달씩 머물기도 하고 며칠 만에 다른 단계로 가기도 한다. 수용은 그렇게 우리 내면에서 천천히 무르익는다.

(123페이지)

사람이 떠난 뒤에는 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없다. 마무리 짓지 않은 일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관계였던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도 대처할 수 있고 관계를 회복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과거에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던 문제들이 있음에도 그 사람을 위해 관계를 회복하는 자리에 가겠는가? 아니면 여전히 거리를 두고 싶은가? 만약 그 사람을 찾아간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나를 반겨주기는 할까?

(222페이지)

세가지 치유 요소

나를 치유한 요소들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세 가지 P'가 떠오른다. 세 가지 P는 유명한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이 인간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고난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인간의 속성이다. 세 가지 P는 다음과 같다.

1. 개인화 Personalization :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에 대해 외부적 요인 또는 내부적 요인 탓을 한다든지, 자신을 비난한다든지, 자신이 그 비극을 겪은 유일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것

2. 침투성 Pervasiveness : 안 좋은 일이 삶의 모든 부분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것

3. 영속성 Permancence : 상실이나 비극의 여파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것

(389페이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쉬링크를 만나 이야기를 하거나, 원형으로 둘러앉아 자기 고통을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것이 뭔 소용인가 했었는데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감정의 고통은 그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합니다.



슬픔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상실감에 빠진 사람에게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등, 삶을 포용하라는 등, 슬픔은 이제 놓아버리다는 등 너무도 쉽게 말한다. 하지만 슬픔을 판단의 영역에 두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겪는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절대로 그 사람의 고통을 판단하지 않는다. 슬픔이 너무 과하다든지 너무 오랫동안 애도한다든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슬픔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작용이지만 애도는 슬픔의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다. 슬픔의 내적작용은 하나의 과정이자 여정이다. 슬픔에는 정해진 수준도, 정해진 기한도 없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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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 현대문화편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S.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고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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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전편도 읽으면서 위키피디아같은 지식이 365개나 있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약간 정보가 부족한거 아닌가? 위키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방대한 이야기를 너무 줄인 것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피카소, 롤링, 피츠제럴드, 마돈나, 스탠리 큐브릭 등 365개의 제목으로 책 한권으로도 부족한 것을 한페이지로 요약했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전에 읽었 던 것이 제목이 뭔가 찾아보니 두 권이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읽었는데 인물편은 아직 안읽어봤습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

"교양수업 365 인물편",

"교양수업 365 현대문화편",

3종이 나와있습니다.


책은 인물, 문화, 음악, 영화, 사회, 스포츠, 팝의 일곱가지 주제를 하루 한편씩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모두 365편으로 365가지 지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스포츠는 별로 관심이 없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분류된 월요일편만 보고, 문화, 영화, 사회 정도 읽어보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정작 읽다보니 전혀 관심없는 분야도 읽게 됩니다. 저절로 읽게 되는 걸 보니 한페이지로 정리하는 힘이 있는 책입니다. 달랑 한페이지로 짧으면서도 생각할만 한 거리를 툭툭 던져줍니다. 한가지 토픽을 잡고 정말 꼭 필요한 지식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가볍게 너댓줄로 정리하는 것보다 한페이지로 늘리다보니 내용도 충실해지고 읽고 생각할 부분도 많아집니다. 분량이 한페이지가 딱 적절한 듯합니다. 너무 짧지도 않고,너무 늘어지지도 않게 핵심만 정확하게 기술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평가가 군데군데 들어있습니다. 특히 하단에 토막상식같은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여기에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멋진 멘트를 영어로는 어떻게 되지 하고 찾아보고 싶게도 만듭니다.


이런 재미있는 종류가 분야별로 나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랑 1페이지에 압축 요약되어 있기 때문에 마우때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1페이지 읽는데 1분이라고 홍보를 하길래 정말 그럴까 하고 궁금해서 너댓편 실험을 해봤더니 정말 45초 ~ 55초에 다 읽을 수 있습니다. 한페이지 1분에 읽으면서 교양도 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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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1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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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작은 화려합니다. 대하소설이면 이정도 미사여구가 붙어서 시작해야죠. 음악의 전주곡이 잔잔하게 깔리듯이 시작을 화려하면서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대하소설스러운 시작이죠? 말이 진지합니다.

이야기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 향단고택에서 나온 자료에서 시작합니다. 고택이라길래 다빈치코드같이 유물이 나오는건가? 혹시 조선시대의 숨겨진 비밀예언서같은 걸까 하고 읽어나가는데 갑자기 예수님의 제자 도마로 상황이 전환됩니다. 도마라니? 복음서의 저자 도마 맞나?

'의심하는 토머스(doubting Thomas)'라는 표현은 예수의 12사도 가운데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한 사도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요한복음 20장에 따르면 도마는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생긴 상처를 보기 전까지는 예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부활한 예수가 형벌에서 생긴 몸의 상처를 보여주자 도마는 크게 놀라 소리쳤다.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도마 [Thomas] (『바이블 키워드』, 2007. 12. 24., J. 스티븐 랭, 남경태)

 

 

도마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고 옆구리릐 상처를 찔러보는 그림이 많이 있습니다. 직접 만져본 후에야 믿음이 생긴게죠.

어쩄든 도마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알리기 위해 간 곳이 인도였습니다. 에수님과 베드로, 유다, 요한과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나오면서 일이 점점 커집니다. 도마의 세력도 형성됩니다. 정치력을 키우고 군대를 만듭니다. 그럼 평행세계같이 이세계의 이야기인가 하고 보는데 의외로 도마 이야기가 상당히 길어집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점점 몰입이 되는데 전쟁이 일어나고 도마가 최종적으로 져버려서 처형을 당합니다. 아니 이건 얼불노인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죽으면 어떻게 할건가? 또다시 궁금해하고 있는데 도마와 결혼하여 3년째 살고있는 공주가 갑자기 인도를 떠납니다. 외동딸이면 나라를 이어받아야지 왜 떠나는거냐 하는데 왕도 왕위를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간 곳이 백제!! 아니 향단고택의 문서가 무슨 조선도 아니고, 고려도 아니고, 그 이전의 백제라니. 아니 이 작가 이렇게 판을 크게 벌려서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질건가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 도마의 부인이 배타고 간 곳이니 그 시대가 백제가 맞겠죠. (이거 너무 시대 고증을 철저히 한거아냐)

책 소개를 다시 봤더니, 시간 여행도 아니고 평행우주도 아닌 '상상계'를 통해 서로 만나고 있는 세계에서의 모험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역사, 종교, 예술, 철학, 과학, 미학, 군사학, 건축, 테마파크, 영화방송미술 등을 가로지르는 지식의 향연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직 1권이라 역사, 종교, 예술, 철학까지만 나오고 뭐가 더 나올지 궁금했는데 뒷부분에 건축, 테마파크가 나옵니다. 결국 7권 원고지 9300매로 모든 분야가 다 언급될 듯 싶습니다. 테마파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참 궁금합니다. 이번에 4권까지만 출판되었다고 합니다. 1권만 봤을 때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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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의 소설 문득 시리즈 4
김유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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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선생의 소설은 학교 다닐 적에 교과서에 접한 기억이 있어 즐겁게 책을 잡았습니다. 30년 전에 읽은 것이라 동백꽃과 봄.봄이 제 머리속에 혼재되어있더군요.

아니 봄.봄은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거고, 동백꽃은 닭싸움 (이 닭싸움이 소설의 크라이막스였습니다. 고구마에서 시작된 갈등이 증폭되다가 여기서 폭발한다 뭐 그런 식으로 배웠던 것같습니다) 하다가 동백꽃 사이로 살짝 넘어지는 이야기인데 도대체 왜 머리속에 이헐게 섞여있는걸까 하고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둘다 여주인공 이름이 점순이여서 합쳐진듯 합니다.

 

제 머리속에는 이 두 소설이 섞여서 점순이가 고구마를 주는데 안먹고, 장인에게 가서 왜 성혼시켜주지 않느냐, 점순이는 답답해서 닭으로 괴롭히고, 괴롭히다가 넘어지고, 마지막에 장인이 때리는 걸 멀뚱멀뚱 쳐다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 모든 오해는 같은 이름 점순이 탓입니다.

 

또 하나 놀랬던 점은 김유정 소설의 특징은 해학과 유머가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떡을 다 읽고 보니 해학이 아니라 슬픔과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저며오는 것입니다. 하루에 겨우 죽한그릇 겨우 먹는 옥이가 잔치집에 가서 고깃국과 밥을 먹고, 시루떡, 팥떡, 시루떡을 먹다가 체해서 구르다가 경을 외우고, 침을 맞아 겨우 살아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술술 풀어나가는데 마치 티브이의 드라마를 보듯이 저런 못된녀석, 자식을 굶기면 되나, 아이고 저리 굶다가 마구 먹으면 안되는데, 떡은 소화도 잘 안되는데 먹다가 죽는거 아냐 하고 가슴졸이게 되는 소설가의 내공이 있습니다. 이렇게 잘 쓰니 그당시에 천재로 알려졌던 것이겠죠. 단편이라 다행입니다. 장편이었으면 답답해서 숨막혔을 겁니다.

 

김유정 선생을 검색하다가 재미있었던 점은 한때 스토커 생활을 했었더군요.


1928년 봄, 조선극장에서 열린 8도 모창대회에 박녹주 명창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김유정은 대회가 끝난 후 수소문하여 그녀의 대기실에 찾아갔다. 박녹주와 대화를 나눈 이후 김유정은 본격적으로 편지를 통해 정식으로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이미 1920년에 원산의 부호 남백우와 살림을 차렸던 박녹주는 깜짝 놀라 김유정을 집으로 불러 "당신은 학생이고 나는 기생(연예인)이니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며 점잖게 타일렀다. 그러자 김유정은 "학생과 소리하는 사람이 사랑해서 안된다는 규정이 어디에 있냐"고 대들며 "사랑이란 국경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때의 일로 그녀의 동생 태술과 친해진 김유정은 그를 통해 각종 선물이나 레코드판에서 뜯어낸 박녹주의 사진 밑에 ‘당신을 연모합니다. 저의 사랑을 받아주옵소서’ 라고 적힌 편지 등을 박녹주에게 보내기 시작한다.
https://namu.wiki/w/%EA%B9%80%EC%9C%A0%EC%A0%95(%EC%86%8C%EC%84%A4%EA%B0%80)

 

이정도만 했으니 좋은 팬으로 남았을 것인데 더 나아가서 나중에는 혈서도 보내고 상당히 심하게 했더군요.

 

돌아가시기 11일 전에 친구 안회남에게 쓴 편지가 애뜻합니다. (안회남에게 보냈는데 왜 이름이 필승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필승아.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밤에는 불면증으로 하여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있다. 그리고 맹렬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채리지 않으면 이 몸을 일으키기 어렵겠다.
필승아.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 담판이라 흥패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나에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필승아.

내가 돈 백원을 만들어볼 작정이다. 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조력하여 주기 바란다. 또다시 탐정소설을 번역하여 보고 싶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이다. 허니 네가 보던 중 아주 대중화되고 흥미 있는 걸로 한둬 권 보내주기 바란다. 그러면 내 50일 이내로 번역해서 너의 손으로 가게 하여주마. 허거든 네가 적극 주선하여 돈으로 바꿔서 보내다오.
필승아.

물론 이것이 무리임을 잘 안다. 무리를 하면 병을 더친다. 그러나 그 병을 위하여 엎집어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의 몸이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군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십여 마리 먹어보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궁둥이가 쏙쏙구리 돈을 잡아먹는다. 돈, 돈, 슬픈 일이다.
필승아.

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딱뜨렸다. 나로 하여금 너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게 하여다우. 나는 요즘 가끔 울고 누워있다. 모두가 답답한 사정이다. 반가운 소식 전해다우.
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C%9C%A0%EC%A0%95_(%EC%86%8C%EC%84%A4%EA%B0%80)

 

책 뒷편에 이순원작가의 말이 상당히 감동적이어서 몇번을 읽었는데 시대가 안맞더군요. 김유정 선생은 1937년 3월 29일 30세에 돌아가셨는데, 이순원작가는 1957년생이네요. 그래서 동상앞에서 물어봤더라는 단서가 있습니다. 내용이 상당히 절묘해서 진짜 만나뵙고 이야기를 들은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김유정문학상에 갈등이 있는걸 보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1012157400062?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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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 애슬레저 시장을 평정한 10그램의 차이
신애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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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스토리는 항상 즐겁습니다. 결론이 성공이기 때문이죠. 웬지 판타지나 무협지를 보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이 주인공이 이렇게 고생을 하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일테니 마음편히 보게 됩니다. 

최근 자기계발서나 성공스토리를 보면 책을 출판한 것이 성공으로 보는 것도 있습니다. 책 한권 내서 몇푼이나 번다고 그게 성공의 결론이면 안되죠. 또 자기계발 세미나를 많이 해서 돈을 번 것도 성공은 아니죠. 
그래서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처럼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여 성공한 이야기를 올바른 성공스토리같습니다. 

나 고생많이 했어, 제조공장에서 상대를 안해줘, 거래처 만나는게 너무 힘들어,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아무도 안만나줘, 중얼중얼...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최종적으로 매출 721억!! 좋은 결론이 나옵니다.  
사실 이렇게 고생하는데 결실이 없으면 얼마나 끔찍하겠습니까. 그건 비극이죠. 

주인공이 성공하여 어느 지점에 도달했을 때 도대체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 스스로도 궁금해하며 지난 세월을 정리한 듯한 책같습니다.  

중간중간 고생한 스토리가 너무 현실감이 있어 삶을 다시 돌이켜보게 합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진짜 대표가 맞냐는 의심,
여자가 대표라서 대출을 안해주기도 하고,
안다르의 광고이미지가 선정적이지 않냐는 비판... 
등등 사업을 하면서 숱하게 경험하는 오류와 비난들이죠. 

그럼 주인공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해결못합니다. 대출은 못받고, 비판은 비판대로 원래 옷이 그런걸 어떻게 해 하고 변명합니다. 이 점이 더욱 현실감을 자아냅니다. 사업한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되는 건 더 열심히 하고, 안되는건 포기해야 하는거죠. 


첫 번쩨는 앞서 말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만 살 수 있는 국산 브랜드 옷을 입는 것. 
두 번째는 요가 센터 내에서 판매하는 요가복을 사 입는 것. 나도 사 입었는데 재질이 좋지 않아서 금새 보풀이 일어나는 데다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서 하루에 몇 번씩 갈아입어야 했다. 그래서 강사들은 요가복을 두세벌씩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그에 비해 가격은 6만~9만원대로 그리 지렴하지도 않았다. 

세 번째는 착용감이 훨씬 좋은 해외 브랜드의 요가복을 사 입는 것. 그 브랜드는 해외 직구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는데 당시엔 해외 직구를 하면 3주는 기다려야 했다. 더 큰 문세는 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개인차는 있으나 나의 경우에는 당시 한 달 수입이 200만 원이 안 되있는데 한 벌에 30만 원짜리 요가복을 사기란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었다. 온종일 입는 '작업복'이 이렇게 불편해서야, 요가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였지만 요가복을 입고 벗는 일이 매일의 짐이었다.

23페이지

내가 생각한 디자인은 외적인 면만 의미하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아름다워도 불편한 옷을 일상적으로 입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기능성 웨어는 몸에 밀착되는 특성상 피부로 느끼는 착용감이 곧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즉 착용해을 때 편안한 느낌을 주는 형태가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시작이다. 아무리 보기에 좋고 예쁘더라도 입어서 불편하면 그건적어도 기능복에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누구든입었을 때 마음에 들어야 하고 편안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레깅스는원래 불편하고 답답한 것이려니 생각하고, 운동할 때 입는 브라탑도 가슴을 잡아줘야 하니 불편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는 시간은 나 자신에게 가장 집중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서 몸을 움직인다. 평소 하지 않는 동작을 하고 쓰지 않는 근육을 쓰면서 하루 증크게 움직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24시간 중 단 한두 시간에 불과한 이 짧은 시간은 그래서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인데, 이때입는 옷이 당연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불편한 게 당연하다는 건 또 누가 정한 것인가. 나는 그당연함의 개념을 바꾸고 싶었다. 진짜 당연한 건 이런 거라고, 이렇게 입었을 때 편안해야 하는 거라고.


 

 



제품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달콤하다. 하지만 99명이 만족해도 불만족한 한 사람의 컴플레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들을 개선하며 점점 더 좋은 제품이 나올수 있다. 현재 안다르의 온라인 쇼핑몰에 누적된 리뷰만 해도 제품당 5만-6만 개가 되는데 여기에 쌓인 데이터 양이 실로 어마이마하다. 시간과 노력을 써서 리뷰를 작성해주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런 리뷰 하나하나가 제품을 만드는 데 방향성을 잡아주고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이 나오기 전에 반드시 각 분야의 운동 전문가들과일반 소비자들이 안다르 옷을 입어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임부 레깅스가 나왔을 때도 임산부들을 모셔서 2주 넘게 옷을입어보게 해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서 출시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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