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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 애슬레저 시장을 평정한 10그램의 차이
신애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성공스토리는 항상 즐겁습니다. 결론이 성공이기 때문이죠. 웬지 판타지나 무협지를 보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이 주인공이 이렇게 고생을 하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일테니 마음편히 보게 됩니다.
최근 자기계발서나 성공스토리를 보면 책을 출판한 것이 성공으로 보는 것도 있습니다. 책 한권 내서 몇푼이나 번다고 그게 성공의 결론이면 안되죠. 또 자기계발 세미나를 많이 해서 돈을 번 것도 성공은 아니죠.
그래서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처럼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여 성공한 이야기를 올바른 성공스토리같습니다.
나 고생많이 했어, 제조공장에서 상대를 안해줘, 거래처 만나는게 너무 힘들어,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아무도 안만나줘, 중얼중얼...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최종적으로 매출 721억!! 좋은 결론이 나옵니다.
사실 이렇게 고생하는데 결실이 없으면 얼마나 끔찍하겠습니까. 그건 비극이죠.
주인공이 성공하여 어느 지점에 도달했을 때 도대체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 스스로도 궁금해하며 지난 세월을 정리한 듯한 책같습니다.
중간중간 고생한 스토리가 너무 현실감이 있어 삶을 다시 돌이켜보게 합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진짜 대표가 맞냐는 의심,
여자가 대표라서 대출을 안해주기도 하고,
안다르의 광고이미지가 선정적이지 않냐는 비판...
등등 사업을 하면서 숱하게 경험하는 오류와 비난들이죠.
그럼 주인공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해결못합니다. 대출은 못받고, 비판은 비판대로 원래 옷이 그런걸 어떻게 해 하고 변명합니다. 이 점이 더욱 현실감을 자아냅니다. 사업한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되는 건 더 열심히 하고, 안되는건 포기해야 하는거죠.
첫 번쩨는 앞서 말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만 살 수 있는 국산 브랜드 옷을 입는 것.
두 번째는 요가 센터 내에서 판매하는 요가복을 사 입는 것. 나도 사 입었는데 재질이 좋지 않아서 금새 보풀이 일어나는 데다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서 하루에 몇 번씩 갈아입어야 했다. 그래서 강사들은 요가복을 두세벌씩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그에 비해 가격은 6만~9만원대로 그리 지렴하지도 않았다.
세 번째는 착용감이 훨씬 좋은 해외 브랜드의 요가복을 사 입는 것. 그 브랜드는 해외 직구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는데 당시엔 해외 직구를 하면 3주는 기다려야 했다. 더 큰 문세는 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개인차는 있으나 나의 경우에는 당시 한 달 수입이 200만 원이 안 되있는데 한 벌에 30만 원짜리 요가복을 사기란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었다. 온종일 입는 '작업복'이 이렇게 불편해서야, 요가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였지만 요가복을 입고 벗는 일이 매일의 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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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디자인은 외적인 면만 의미하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아름다워도 불편한 옷을 일상적으로 입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기능성 웨어는 몸에 밀착되는 특성상 피부로 느끼는 착용감이 곧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즉 착용해을 때 편안한 느낌을 주는 형태가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시작이다. 아무리 보기에 좋고 예쁘더라도 입어서 불편하면 그건적어도 기능복에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누구든입었을 때 마음에 들어야 하고 편안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레깅스는원래 불편하고 답답한 것이려니 생각하고, 운동할 때 입는 브라탑도 가슴을 잡아줘야 하니 불편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는 시간은 나 자신에게 가장 집중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서 몸을 움직인다. 평소 하지 않는 동작을 하고 쓰지 않는 근육을 쓰면서 하루 증크게 움직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24시간 중 단 한두 시간에 불과한 이 짧은 시간은 그래서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인데, 이때입는 옷이 당연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불편한 게 당연하다는 건 또 누가 정한 것인가. 나는 그당연함의 개념을 바꾸고 싶었다. 진짜 당연한 건 이런 거라고, 이렇게 입었을 때 편안해야 하는 거라고.
제품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달콤하다. 하지만 99명이 만족해도 불만족한 한 사람의 컴플레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들을 개선하며 점점 더 좋은 제품이 나올수 있다. 현재 안다르의 온라인 쇼핑몰에 누적된 리뷰만 해도 제품당 5만-6만 개가 되는데 여기에 쌓인 데이터 양이 실로 어마이마하다. 시간과 노력을 써서 리뷰를 작성해주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런 리뷰 하나하나가 제품을 만드는 데 방향성을 잡아주고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이 나오기 전에 반드시 각 분야의 운동 전문가들과일반 소비자들이 안다르 옷을 입어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임부 레깅스가 나왔을 때도 임산부들을 모셔서 2주 넘게 옷을입어보게 해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서 출시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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