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와 반도체의 미래 -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 비즈니스 이야기
권영화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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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자동차와 반도체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고 책을 잡은 사람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이죠.
서문에서 자동차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고, 반도체 산업은 50년밖에 인되었다고 나옵니다. 그렇죠. 자동차의 시작에 반도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내연기관 자동차에 반도체가 300개 이상 들어간다고 합니다. 차량의 중앙에 붙어있는 태블릿에 하나 있을 것같고, 주행거리를 표시해주는 정면의 액정에 하나, 하이패스를 작동하는 거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3개밖에 안떠오릅니다. 나머지 297개는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전기자동차에는 1,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들어간답니다.

MPU/MCU, 디스크리트, 센서, 메모리, 로직 등 알 수 없는 이름들의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차는 만들어야 하고 반도체는 필요합니다.
현대자동차는 15개 팹리스기업과 파트너쉽을 맺고,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투자도 하고, 현대모비스를 키우고 있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레스큐라는 서플라이 정보시스템을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덴소를 통해 TSMC에 투자를 합니다.
BMW그룹은 이노바반도체와 계약하고 글로벌파운드리와 직거래 계약을 합니다.
GM, 폭스바겐, 포드, 테슬라 전부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앗. 지금이라도 반도체 기업에 투자를 해야하는걸까요.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자동차 산업이 기존의 이동 비즈니스에서 공간 비즈니스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차량의 내부에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나아가 완성차 기업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모빌리티의 개발도 필수이다. 이제 완성차 기업들은 이동과 공간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관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까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이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거에 관여하는 라이프 플랫폼이 되고 있는 셈이다.
93p.
그러고보니 테슬라 차량에 앱스토어가 있어 게임도 히고 뭔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보였습니다. 공간도 맞고 가끔 AI와도 대화를 하는 세상입니다.

게다가 자동차가 끝이 아닙니다. 자율주행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킥보드, 로봇, 드론까지 전부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2장은 반도체를 설계, 제조, 패키징까지 진행하는 IDM기업들이 나옵니다. 2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메모리반도체입니다. 다른 하나는 시스템인가 했더니 아날로그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이미 디지털아닌가요? 아날로그반도체라니 웬지 모순같은 느낌이 듭니다.
엄청난 기업들이 나옵니다. 삼성, 인텔, SK, (얼마전 최회장이 반도체기업의 수장으로 중국에 갔다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SK 하이닉스가 있었군요) 마이크론, 인피니언, NXP, 르네사스, ST, 텍사스 등입니다.

팹리스 기업 (Fabless Company)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의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기업이다. 보통 IP 기업과 디자인 하우스를 팹리스 기업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팹리스 기업은 주로 설계만을 진행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IDM기업과 비교해 규모가 작고 자본력이 부족한 편이다(물론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과 미디어텍 같은 팹리스 기업은 일반적인 IDM 기업보다 규모가 큰 경우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시장 진입이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따라서 최근 스타트업 팹리스 기업이 많이 생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도 이미 팹리스 기업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반도체 산업의 전문화 추세에 따라 팹리스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146p.
설계만 하는 회사가 팹리스입니다. 설계도면이 아무리 복잡해도 공장에 넘기면 기밀이 누설되는 건데 그게 가능한가봅니다.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AMD, 미디어텍 등의 회사입니다.

파운드리 기업 (Foundry Company)
파운드리 기업은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제조해주는 기업이다. 제조기반의 사업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반도체를 원하는 시점에 적절하게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한 서비스 비즈니스이다.

앞으로도 차량용 반도체의 부족난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파운드리 사업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거로 보인다.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제조기반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163p.
TSMC, UMC, 글로벌파운트리, SMIC, DB하이텍, (앗. 이 대목을 읽고 디비하이텍 주가를 보니 3.23일 47,200원이 31일 72,300원으로 엄청 올랐습니다. 아쉽습니다.)

이렇게 분류해놓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2장 6부 완성차 모빌리티 기업의 반도체 개발과 7부 빅테크기업의 모빌리티용 반도체 개발이 엄청 흥미진진합니다. 현대판 기업전쟁같은 느낌으로 다들 연구에 자체개발로 가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인가봅니다.

3장 자율주행용 반도체는 너무 멀리 있는 미래같으면서도 바로 옆에 와있는 현실같기도 합니다. 운전하지 않고 저절로 굴러가는 자동차가 나오면 어떤 세상이 될지 설레이기도 하면서 무섭기도 합니다.

그럼 과연 누가 반도체 시장을 지배할 것이냐!! 이 책에 나온 수십개의 회사 중 하나이겠습니다. 몇조 이상을 투입해야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라 신규업체가 선뜻 나올 수 없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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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가슴이 이끄는 삶을 살아라 - 365일 루이스 헤이의 지금, 여기, 이 순간에 현존하기 위한 말버릇
루이스 L. 헤이 지음, 엄남미 옮김 / 케이미라클모닝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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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인가 서점에서 본 이름입니다. 루이스 헤이. 심리치료사이면서 스스로 출판사를 세워 책을 냈습니다. 저서 "치유"가 35개국에서 5천만부 팔렸다고 합니다. 5천만이면 우리나라 국민 숫자네요.

이 책을 읽는 순간 긍정에너지가 가득한 하루를 살게 될 것이다고 써있는데 그렇습니다.
문장 한줄, 단어 하나 신경쓴 흔적이 가득합니다. 읽다보면 긍정에너지가 콸콸콸 넘쳐 흐릅니다.

서문에 여러분의 힘이 항상 현재에, 지금 이순간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합니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기 위한 씨앗이라고 합니다. 이 긍정 확언을 잠재의식에 새기기 위해 25번을 쓰라고 합니다. 이렇게 같은 말을 반복하여 백번인가 쓰는 가르침이 또 있었지요. 그것보다 적은 숫자라서 다행입니다.

내 직업은 나의 최상의 잠재력을 펼쳐 보이도록 돕는다. (11p)
이런 생각을 하고 일을 시작하면 딴짓은 못하겠습니다. 게다가 뭔가 발전, 성장의 길로 갈 것같습니다. 몇글자 안되는데 메시지가 선명합니다.

나는 내가 어딜 가든지 안전하다. 나는 항상 사랑이 가득하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내 인생의 여정에 포함해서 만난다. (15p.)
안전하고 싶은 바램은 누구나 있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해본 적은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소리내어 외치는 느낌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재미있다. 내 삶은 모험으로 흥미진진하다. (37p)
재미와 모험은 반대에 있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느껴도 되는거네요.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소리내어 불러오는 방법입니다.

나의 완전한 치유를 위해 내가 필요한 것은 요청하기도 전에 지금 온다. (59p)
한번만 적어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25번을 적으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같습니다. 시크릿의 법칙 중에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미 가졌다고 생각하라고 해서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했습니다. 그 원리가 저절로 된다는, 되었다는 상상을 하는 거였습니다.
비슷한 확언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내 필요와 욕구들은 내가 요청하기도 전에 다 채워진다. 나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다 괜찮다. (78p)

주어, 목적어, 원하는 것들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는데 분명히 말하지 않고 돌리고 돌려 빙빙 어지럽게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 책을 읽고 배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분명하게 말하라.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 필요한지 정확히 말하라 등의 선명한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조그맣게) 읽어보면 사소한 고민은 후루룩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긍정의 힘이 분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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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 힘이다 - 최소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압축 공식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지낭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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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 힘이다
최소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압축 공식
사이토 다카시 (지은이), 김지낭 (옮긴이)
포레스트북스 2023-03-24

1000만 독자의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토 다케시의 핵심을 뽑아내는 방법입니다. 최소 시간, 최대효율을 내는 압축의 공식입니다.
아아, 참 제목이 좋습니다. 뭔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요약이다 하고 분명하게 정해주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논문에 핵심키워드 다섯개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저자는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른다는 소리라고 합니다.
어떤 책이나 만화라도 다섯줄로 요약을 합니다. (드래곤볼 몇십권을 다섯줄로 요약할 수 있을까요? 슬램덩크는 요약하기 어려울 것같은데...)
어쨌든 책, 논문, 영화, 드라마 등 뭐든지 요약을 합니다. 굉장한 방법입니다.

책을 읽은 후에 1분간 집중해서 요약을 한다.
말하기 전에 주제, 키워드, 결말을 되풀이해보고 제일 중요한 내용을 10초로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강을 건넌다고 생각하고 디딤돌 3개를 밟으면 요약이 끝난다. 3개의 키를 디딤돌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요약의 기술 5가지가 나옵니다.
1. 결론부터 말한다. 결론을 말하고 근거를 덧붙인다.
2. 항목별로 나눈다.
3. 목차를 먼저 만든다. 목차는 바로 본문의 요약.
4. 질문으로 소제목을 만든다.
5. 비교대상을 가져온다.

3장은 실전, 심화과정입니다.
책을 읽고 30초내로 요약한다. 이거 정말 괜찮은 방법입니다. 서평쓸 때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책 제목, 한줄 설명, 취지(메시지), 인용문 3구절. 입니다.
유튜브용 영화 요약본 만들어보기.
출판사에서 만든 책소개를 살펴본다.

요약력을 배우는 최고의 교재를 소개합니다. 세계사 교과서랍니다. 아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했는데, 정말 기가막힌 교재입니다. 몇십년, 몇백년의 세월을 깔끔하게 대여섯줄로 요약을 합니다. 시간을 요약정리하는 최고의 책입니다. 이 부분을 읽고 혹시 히고 세계사 책을 몇권 열어봤는데 진짜 그렇습니다. 요약정리의 끝판입니다.

역사 교과서에는 역사의 흐름과 의의가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읽어 보면 교과서 속의 설명이 얼마나 친절한지 알게 된다. 그래서 교과서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요약하는 방법을 익히는 교재로 안성맞춤이다. 말하자면 어른의 공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학생 때처럼 시험을 코앞에 둔 것도 아니니 사실의 나열만을 단순 암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159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후에 왜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제목에서 궁금증을 일으켜서 확 끌어당기고, 소목차에서 개념을 꽉 잡아줍니다. 안의 내용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을 정리해줍니다. 정확하게 매칭시켜주는 느낌을 줍니다. 읽고나면 한가지, 여러가지 재주를 얻은 듯한 기분을 즐기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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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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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윤영범 (지은이) 북스고 2023-03-08

패전사라고 이름붙었지만 전쟁이야기입니다. 패배한 전쟁에 누가 관심을 갖겠어 생각했지만 호기심에 책을 잡았습니다. 유튜브에서 3년째 패배한 전쟁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쟁 이야기인데 재미있습니다. 패배한 쪽은 꼭 실수를 합니다. 아니, 패배했기 때문에 실수가 나오는 거겠죠.

한편으로는 패배한 전쟁이지만 상대편은 승전의 전쟁입니다. 그러니 패배사이면서 승전사를 같이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패배한 입장에서 읽으니 더 쉽게 읽힙니다. 성공의 비밀은 읽을수록 헷갈리지만 실패한 자의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1900년부터 현대까지의 전쟁이 정말 많습니다.

처칠의 먹튀, 계약위반으로 시작한 갈리폴리 전투는 25만명이 죽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철수했네ㅣ습니다.

1916년 프랑스의 솜전투는 넉달동안 백만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마지노선은 하나의 독립된 요새가 아니라, 각각의 요새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방어 라인이었다. 국경의 거점마다 강력한 요새를 짓고 지하를 내부 철도망으로 연결했다. 수많은 대전차 장애물과 142개의 요새, 5천 개가 넘는 강력한 콘크리트 벙커가 국경을 따라 촘촘하게 배치되었다. 또한 지하에는 식량과 탄약 저장 창고를 비롯한 생활 시설이 있었고, 급수 시설과 통신 시설, 발전기 등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였다. 마지노선은 수십만 명의 병력이 주둔하며 외부의 적으로부터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거대한 지하도시와 같았다. 프랑스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했고, 당대 최신 기술을 사용하여 엄청난 규모의 요새를 건설했다.
42-43p.
뭔가 공상소설에 나올 것같은 이야기가 1927년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지노선이라는 단어를 쓰곤하죠.

노르웨이를 두고 독일과 영국이 싸우고 호콘7세 국왕은 영국으로 망명을 갑니다.
일본이 진주만에 도착하여 전함만 부순 것이 아니라 군인들도 2,300명이나 전사합니다.
말레이전투에서 거함 2척과 구축함 4척의 Z함대가 나타납니다. 제트라는 이름도 거창하죠. 일본한테 공격당해 침몰합니다. 이름을 잘못 지었습니다. 알파벳의 마지막글자를 쓰니 망한거죠.
퍼시픽인가요 미드로 봤던 과달카날 전투를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런데 참 제목이 패전사라 너무 바보스러운 전투들입니다. 지휘관의 오판, 전략의 부재, 터무니없는 진격 등 해서는 안될 일들을 매번 배우게 됩니다. 게다가 보통 사망자수가 수백명에서 수십만명이니 안타까운 대목이 많이 있습니다.
현대의 전쟁도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보면 조만간 중세, 고대의 전쟁도 나올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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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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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자체는 재미가 없습니다. 저자도 서문에서 ˝중국 대형서점에 가면 귀곡자 관련 서적이 수십 권 나와있더라, 하지만...˝ 하는 아쉬움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재미없는 것은 재미없는 거죠. 중국이야 자기네 선조이니 어떻게든 훌륭하다, 본받아야 한다 강조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죠.

귀곡자 혹은 귀곡선생, 귀신계곡의 선생님이죠. 귀곡이 이름의 성이라고도 하고 왕씨라고도 합니다. 소진, 장의의 스승이고, 손빈, 방연의 스승입니다. 기원전 4세기의 인물입니다.
소진(蘇秦, ? ~ 기원전 317년?),
장의(張儀, ? ~ 기원전 309년),
손빈(孫臏, 기원전 382년 ~ 기원전 316년)

몇년전부터 귀곡자를 읽고 싶었는데 읽히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이 책으로 이해했습니다. 원문은 재미가 없습니다. 패합, 내건, 저희, 오합... 이 무슨 단어인가요. 상형문자라 해독이 필요한건가요. 그당시 춘추시대로 돌아가야 이해가 되는건가요. 그 시대로 가도 이해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어려운 내용을 풀어주고,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시도가 대단합니다.

패합(捭闔), 상황을 분석한 뒤 시작을 결정하라, 함께하는 사람과 비전을 공유한다.
반응(反應), 주변의 진심을 파악하라, 상대의 생각을 경청한다.
내건(內揵), 함께하는 자의 마음을 얻어 굳게 결속하라, 조직과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확인한다, 결속하지 못하면 미련 없이 물러난다.
저희(抵巇), 틈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라, 상황에 따라 틈을 막는 방법은 달라진다, 저희를 함부로 쓰면 없는 틈도 생긴다.
오합(忤合), 대세를 살피고 방향을 결정하라, 반복된 관찰로 대세를 읽는다, 원칙과 명분이 중요하다.
췌마(揣摩), 정보에 우위를 차지하라, 상대의 힘의 크기와 방향을 파악한다, 상대의 본심을 알려면 은밀히 욕망을 자극해라.
비겸(飛箝), 상대를 높여 장악하라, 상대에게 필요한 칭찬을 한다.
권(權), 말의 힘으로 상황을 주도하라,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말을 삼가라.
모(謀), 사람에 따라 쓰는 방법도 다르다, 모든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은 놓아준다

등등 모를 것같은 부분에서 큰 그림을 잡아주고 무엇보다 하나하나 펼쳐서 수십 가지 이야기로 풀어줍니다.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첫번째 가르침은 패합입니다. 열고 닫는다. 나가고 지킨다. 시작하고 그만 두는 것입니다.

성인은
음양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살펴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고,
성공하고 망하는 관건을 파악해서 만물의 시작과 끝을 주관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알고 변화의 징조를 미리 알아서 존망의 관건을 지킬 수 있었다.
21p.
공자의 군자도 어려운데, 귀곡자는 성인聖人을 이야기하는군요.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성인의 일인가요. 마을이나 산의 이름을 정하는 일을 누군가 할테니 이 부분은 이해가 갑니다.
흥하고 망하는 것은 장사, 사업의 일일텐데, 거기에 만물의 시작과 끝을 배치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당태종 이세민의 이야기로 풀어줍니다.

역에 말하길 ˝진퇴와 존망에 그 바름을 잃지 않는 자는 성인뿐이다˝라고 했습니다. 대개 나아갈 때도 물러나는 뜻이 있는 것이고, 존存에 망亡의 계기가 있는 것입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만족을 알면 욕을보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합니다. 폐하의 위명이 이미 족하고, 땅을 개척하고 새 강토를 여는 것은 이만 그쳐도 됩니다.
34-35p. 방현령열전, 신당서
그만 두어야 할 때 그만 두지 못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당태종에게 명분을 알려줍니다.

2장 반응 편에는 삼국지 주유의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조조가 지금 북방의 영토를 이미 안정시켜 내환이 없고, 전장에서 오랜 시일을 보낼 수 있다 해도, 배 위에서 우리와 승부를 겨룰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북쪽 땅도 평정하지 못했고, 마초와 한수는 관의 서쪽에 주둔하면서 조조의 후환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말을 버리고 배를 타고서 오월과 기량을 견주는 것은 원래 중원 병사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겨울이 깊어 말에게 먹일 풀도 없고, 중원의 병사들은 멀리 강호까지 들어왔으니 물과 풍토에 적응하지 못해 반드시 병이 생길 것입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병사를 부릴 때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조조가 감히 이런 잘못을 범했습니다. 장군께서 조조를 잡으시려 한다면 지금이 바로 적기입니다.
55-56p. 주변의 진심을 파악하라_반응
삼국지를 귀곡자의 해설 도구로 읽으니 색달라서 좋습니다.

3장 내건은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 위치한다. 두가지 뜻이 있답니다. 마치 주역의 이치같습니다. 안에 이미 있는 것이나 이제 들어가는 모양이나 뭔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애매모호한 순간 강태공과 관중, 안영의 이야기로 풀어줍니다.

4장 저희는 빈틈입니다. 작은 금이 커져서 큰 틈새가 된다는 겁니다. 조조의 포용력과 도르곤의 협상력, 강희제의 틈새 파악력... 이 모든 것이 틈에서 시작합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으면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할 원문입니다.

어쩌면 이 책은 역사 속의 이야기를 먼저 읽은 후에 귀곡자의 번역과 해설을 보는 것이 좋을 것같습니다. 그러는 것이 훨씬 이해가 쉽습니다. 저자들도 먼저 해설을 하고 번역과 원문을 배치한 이유가 있는 것같습니다.

가만히 보면 병법서같습니다. 다시 생각하면 일을 하는 방법과 절차를 알려줍니다. 한문장 적어보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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