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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십사번화신풍 - 봄바람, 봄꽃, 봄놀이
천상아 / 달시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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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을 좋아합니다. 백과사전을 좋아하다가 인터넷이 나오면서 하이퍼링크로 꼬리를 물면서 새로운 지식들이 연결되는걸 감동받으면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정보를 좋아합니다. 
한시도 좋아합니다. 사언절구 칠언절구. 네글자 일곱글자로 어떻게 그리 멋들어지게 풍경이나 장면을 표현하는지 보기좋아 당시선, 이백, 두보, 백거이 시선들을 읽지는 않아도 사서 쟁여둡니다. 최근에는 소동파시선도 쟁여놨습니다.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요재지이나 어우야담은 수십번 다시 읽고 세 반역이 나오면 또 사고 흐뭇해합니다. 흠, 이번 번역은 민음사 번역을 뛰어넘지 못하는데... 그러면서도 다른 판본도 나름 품평하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이십사번화신풍은 이 세 가지가 전부 들어있습니다. 
매화가 나오면 학명, 분류, 꽃말이 나오고 연관 키워드를 정리하고 멋진 사진을 놓고, 중국, 한국, 그리스, 로마 가리지않고 전설과 신화, 한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각 장의 처음에 나오는 키워드가 재미있습니다. 그다지 연관이 없을 것같은데 이게 왜 여기 배치되었지? 생각하며 읽다보면 절묘하게 연관지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저는 키워드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한가지 꽃을 놓고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정보의 백과사전, 창조 혹은 시작의 신화, 꽃사진과 함께 펼쳐지는 한시, 희노애락의 이야기 등이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그저 꼬리를 물고 이야기만 이어나가느냐? 아닙니다. 산반화를 노린재나무꽃이라고 번역하게된 이야기를 보면 보통 내공이 아닙니다. 어차피 중국한자이니 그냥 산반화로 슬쩍 쓰면 될 것을 학명을 확인하고 우리나라의 학명을 찾아 노린재나무 꽃을 찾아냅니다. 대단한 정성이 보입니다. 

杏(행) 편에서 살구나무와 은행나무의 혼동이 오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해음이라는 다분히 중국스러운 느낌을 잘 설명해놨습니다. 

1500년 전에 24절기에 따라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곡우까지 24종의 봄꽃을 배치한 생각도 놀라운데, 
그 24가지 꽃들의 사연을 다시 풀어나가는 전개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책이 어려워서 몇번을 다시 읽어 이해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이십사번화신풍은 재미있어서 계속 다시 읽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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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 리더의 고민 - 승리하는 조직, 성취하는 직원을 만드는 팀장 수업
아사이 고이치 지음, 임해성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회사를 다니다 보면 나이가 어리거나, 나보다 늦게 들어오거나,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 있게 됩니다. 그런 경우에 정말 다양한 의문과 질문을 듣게 됩니다. 부하직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한 대답을 못해주면 다시는 질문이 안옵니다. 저녀석은 저게 한계야, 내 질문에 대답을 못하잖아, 다시는 물어보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다음 질문까지의 미션을 통과해야만 또다른 질문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나름의 질문/대답 미션을 해나가고 있었는데, "1만명 리더의 고민, 아사이 고이치 지음, 임해성 옮김, 더난출판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목차를 보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01. [직원육성] 어떻게 해야 부하직원을 잘 이끌 수 있을까요?
02. [직원과의 관계] 직원들이 편하게 면담할 수 있는 상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03. [직원육성] 책임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직원과 그러지 않는 직원 각각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04. [직원육성] 특별히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에게 맞는 지도 방법을 알려주세요.
05. [직원과의관계] 직원들을 편애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06. [직원과의관계] 어떻게 해야 일을 못하는 직원의 장점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07. [직원육성] 직원의 잘못을 쉽게 부정하고 지적하지 않고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08. [직원육성] 시키는 것만 하는 수동적인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능동적으로 일하게 할 수 있을까요?
09. [직원육성] 일에 대한 열정이나 동기부여가 없는 직원에게 의욕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10. [직원육성] 아직 요령이 부족한 젊은 직원들의 의욕을 더욱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11. [직원과의관계] 어떻게 해야 직원들을 잘 칭찬할 수 있을까요?
12. [직원관리] 상사로서 직원들의 업무 내용을 어디까지 파악해두어야 하나요?
13. [직원육성] 실패를 감추려는 직원의 태도를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을까요?
14. [직원관리] 꼰대로 보이지 않게 훈계와 조언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15. [리더의 자세] 무서운 상사 밑에서 직원들이 성장한다는 제 사고방식이 낡은 건가요?
16. [직원관리] 실무도 하다 보니 직원을 관리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시간을 낼 수 있을까요?
17. [리더의 자세] 리더들의 바쁜 모습 때문인지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요?
18. [직원과의관계]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저를 신뢰하고 소통하게 될까요?
19. [직원과의관계] 어떻게 해야 저보다 나이 많은 직원과 앙금 없는 소통이 가능할까요?
20. [팀 관리]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조직의 룰에 반발하지 않고 잘 따를 수 있을까요?
21. [직원관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 당할까 봐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운데, 어떻게 해야 상처 주지 않고 조언을 잘할 수 있을까요?
22. [직원관리]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젊은 직원들의 가치관에 맞추는 게 맞을까요?
23. [직원과의관계] 리더로서 권위는 유지하되 직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24. [직원관리]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직원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편하게 제게 도움을 요청할까요?
25. [팀 관리] 능력만 보고 직원을 채용해서 그런지 팀 관계가 무너졌습니다. 사람 간의 궁합을 중시했어야 했나요?
26. [직원과의관계] 직원의 사생활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27. [팀 관리] 각자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데, 굳이 왜 서로 도와야 하나요?
28. [팀 관리] 어떻게 해야 팀워크를 발휘해 서로 협력할 수 있을까요?
29. [직원관리] 정년을 앞둔 시니어 직원에게 어떤 일을 맡겨야 의욕적으로 일할까요?
30. [직원관리] 어떻게 해야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직원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31. [팀 관리] 일은 잘하는데 후배들을 거칠게 대하는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행동이 개선될까요?
32. [팀 관리] 후배들에게 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과 그 후배들의 관계를 개선시켜주고 싶은데,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33. [직원관리]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데다 잘못까지 인정하지 않는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34. [팀 관리] 이해할 수 없는 상사의 지시를 직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요?
35. [팀 관리] 성과가 나쁠수록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이 줄어드는데, 어떻게 해야 다시 의욕을 북돋워줄 수 있을까요?
36. [직원관리] 직원들에게 일을 잘 부탁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37. [리더의 자세] 이번에 처음으로 리더가 되었는데, 전문지식이 부족해서 직원들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38. [리더의 자세] 리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직원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데, 그런 모습 때문에 직원들이 저를 신뢰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39. [팀 관리] 신입사원들이 적다 보니 그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못 해 나태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40. [팀 관리]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어떻게 직원들에게 배정해야 할까요?
41. [팀 관리] 과정을 칭찬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아 직원들의 의욕이 꺾이곤 하는데, 그들에게 어떤 위로와 조언을 건네야 할까요?
42. [직원관리] 자신만의 주관과 의견이 없는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43. [팀 관리] 엉망이 된 조직을 인수인계 받아 성과를 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44. [조직 혁신] 상사의 편애가 심한데, 뭐라고 이의를 제기해야 할까요?
45. [조직 혁신] 지는 습관에 익숙해진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46. [조직 혁신] 어떻게 해야 야근을 하지 않고도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47. [조직 혁신] 어떻게 해야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실패에 유연한 분위기로 변할까요?
48. [조직 혁신] 옆 부서 리더가 팀원들에게 폭언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49. [직원관리] 워라밸을 빙자해 시간 엄수에 소홀한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50. [리더의 자세] 직원과 동료들을 위해서는 열심히 하고 싶지만, 회사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

모두 50가지에서 제가 경험한 수가 37가지나 됩니다. 나머지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거나 아직 거기까지 경험하지 못한 듯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이 좋은 거겠죠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방법을 익힐 수가 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제 나름의 터득한 요령들이 꼰대짓이었구나 알게 되었고, 남사스럽지만 이런 방법도 좋은 생각이네 하고 배우기도 하고, 이건 정말 절대 해서는 안되는 방법이었구나 후회도 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키는 순간, 바로 얼굴에 들어납니다. '아니, 내 일이 얼마나 많은데 또 시키는거야. 일이 이렇게 산처럼 쌓이다가 쓰러지면 어떡해. 왜 내 옆에 있는 애한테 안시키고 나한테만 일을 시키지.' 불과 1초 사이에 숱한 마음의 소리가 들리더니 "알겠습니다" 하고 나가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 자리에서 "그건 제 업무가 아닌 것같은데요"라고 들이대기도 합니다. 이런. 
이런 경우는 당해보면 다시는 바로 일을 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08. [직원육성] 시키는 것만 하는 수동적인 직원을 어떻게 지도해야 능동적으로 일하게 할 수 있을까요?"에 나옵니다. 

아니. 이 사람 내공이 대단하네. 정말 1만명의 질문을 다 해결한 듯한 내용을 쭉쭉 나옵니다. 목차만 봐도 몇번을 들어봤을만한 질문들입니다. 

일을 강요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3가지 포인트
그렇다면 언제 사람은 일을 강요당했다고 느끼는 걸까요? 다음 3가지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① 자신의 업무 상태를 파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켰을 때
② 일의 의미나 목적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됐으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돼”라고 마치 로봇 대하듯 지시할 때
③ 할당된 일을 해봤자 자신의 담당 범위 밖의 업무이기 때문에 평가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 명백해 일을 해도 손해라는 것이 보일 때
①~③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면 일하는 사람은 일을 강요당했다는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부하직원의 업무 상태를 파악한 다음 명확한 목적과 대가를 전달하도록 하세요.
- 173페이지

캬. 반성하게 됩니다. 이 1. 2. 3항 전부 해봤습니다. 저는 강요하는 인간이었습니다.

해결책이 제시되고 사례와 함께 소제목들이 한두개씩 핵심을 짚어주는데 저는 이들 소제목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묵직하면서 깊이있는 멘트들입니다.

구체적인 답을 얻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물어라
언제, 무엇을 서로 협력할 것인지 명확히 하라
잘 하는 일을 자꾸 맡겨라
상사와 싸워서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시의 배경을 파악하라
의지가 되는 부하직원일수록 잃기 쉽다
동료가 아니라 시장과 싸워라
아무도 읽지않는 자료가 있다

이 책을 받고 2주간 어영부영 다섯번은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내용이 쉽고 글이 줄줄 읽혀서 30분이면 읽습니다. 지은이가 의욕이 넘쳐서 뭘해도 잘팔겠네. 좋아 좋아 정도였습니다.
서평을 쓰려고 좋은 글귀를 찾아서 적다가 다시 읽어보면 2,3페이지의 짧은 해결책인데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라 절묘한 사례와 생각많이한 이야기가 보입니다.
세번째는 많은 팀들을 이끌어보고 1만명 리더들에게 강의를 해온 경험들을 이렇개 녹여냈구나 하고 좋은 강연을 들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반복해서 읽으면서 조금씩 깊이 들어가는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고전이나 명작이 아닌 실용서적인데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진짜 경험이 포함되어 있어서 일것입니다.


효과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면 굳이 목을 힘을 주고 목청을 높일 필요가 없어집니다. ‘전달‘이라는 말은 ‘전하다‘라는 의미의 글자와 도달하다‘라는 의미의 글자로 이루어졌습니다. 감정이 앞서서 그저 하고 싶은 말을 내뱉는 것이라면 전하고 싶은 내용이 더욱더 도달하기 어려워집니다.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세부적으로 내용을 쪼개서 묻는 질문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부하직원이 연상인지, 연하인지는 관계없이 친절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것이 사람을 움직이는 요령입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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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손실 제로의 법칙 - 손실은 최소화하고 성과는 극대화하는
시미즈 가쓰히코 지음, 권기태 옮김 / 성안당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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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멋지게 책을 시작합니다.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실버 블레이즈」에서 셜록 홈스는 '일어난 일이 아닌 '일어나지 않은 일에 주목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그는 보통 사람은 별생각 없이 넘기는 일, 즉 집을 지키던 개가 짖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우리가 감탄해 마지않는 홈스의 통찰력은 '보이는 증거'에만 끌려가지 않고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전체 이미지를 상상하는 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중요한 것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해 보자. 프로젝트 진행에 드는 비용과 결과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결국 '하지 않았던 일'이나 할 수 없었던 일'에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가치를 우리는 기회손실 opportunity loss' 이라고 부른다.

서문 11page

어쩌면 이 책은 이 서문으로 모두 설명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서문과 맺음말만 봐도 기회손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개념이 잡힙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제품 생산, 유통사 연결, 판매처 납품, 재고 파악, 반품, 창고 정리, 재판매의 과정을 거치는데 모든 순간이 선택과 비용절감이 들어갑니다. 위에서는 위대로 고민이고, 아래에서는 아래대로 고민입니다. 작년에 이만큼 팔렸다고 올해도 똑같이 팔릴 것인가, 혹은 더 성장할 것인가를 예상하는데 누가 알겠습니까. 주말이면 대형마트를 쉬라고 하고, 사람들이 매장에 안가게 되고, 별의별 일들이 발생합니다. 판매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면 모두 모여 일어난 희안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짓지만 웃는게 아닙니다. 바로 다음달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적절한 사례와 함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업무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잘 녹아나있습니다. 결정은 (살아보니) 많이 해본 사람이 잘 하는 것같습니다. 잘한 결정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잘못된 결정은 돌아오는 타격이 큽니다. 자금도 손해보고, 시간도 손해보고, 인력낭비, 이것저것 손해보는 것이 많은 것이 잘못된 결정이지요. 그 충격을 완화하려면 정말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마치 큰 마음먹고 주식을 매수했는데 그날 하한가를 맞았다. 눈앞에서 15% 이상이 날라가면 버틸 수 있는 내공이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 점에서 21페이지의 제프 베조스 사례는 감탄할만합니다.

첫 번째는 현재 자원의 트레이드오프다. 한정된 자원을 어느 곳에 집중시킬 것인가? 거꾸로 말하면 가능성 있는 옵션중 무엇을 버릴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시간 축의 트레이드 오프다. 흑자라도 전망 없는 사업은 매각하고, 적자라도 전망 높은 사업은 육성해야 한다. 트레이드오프를 수반하지 않는 성공은 없다.

아마존의 예를 들어보자.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설립한 것은 인터넷 사업이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1994년이다. 그는 온라인 기반 사업을 하면서도 대형창고 등 물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실행했다. 덕분에 창업한 지 8년, 즉 2002년까지 아마존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Amazon.com 대신 Amazon.org로 개명하라(org는 비영리단체에 붙이는 주소다)”라는 언론의 조롱과 월스트리트의 압박에도 굴복하지않고 투자를 거듭해 나갔다. 현재 자원의 트레이드오프를 잘 활용한 결과 오늘날 아마존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21page

대단한 사람아닌가요. 상장회사를 운영하면서 8년간 적자를 보고있는데도 버틸 수 있는 내공이 놀랐습니다. 보통 1년 적자를 보면 눈밖에 나고, 2-3년이면 물러나야 하는데 8년을 큰소리치면서 버틸수 있는 것은 창업자의 카리스마이겠지요.

나그네 :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군요.

나무꾼: 네. 이게 제 일이니까요.

나그네 : 근데 너무 피곤해 보이네요. 몇 시간 동안 나무를 베셨나요?

나무꾼 : 한 다섯 시간 정도요. 짜증 날 정도로 힘들어요.

나그네 : 좀 쉬면서 톱을 갈면 어떨까요. 그러면 일이 좀 더 빨리 끝날 것같은데,

나무꾼 : 그럴 틈이 없어요. 너무 바쁘거든요.

근본적인 구조나 조직력을 향상해야만 해결되는 문제가 있다. 무조건 열심히, 오래, 많이 한다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아니다.

비즈니스 현장도 마찬가지다. '일이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없이 이것부터 해결해야 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바쁠 것이다.

206page

이 우화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206페이지에도, 15페이지 챕터 시작에도 실었다. 아무리 멋진 비유여도 두번씩 실는 것은 다소 우스꽝스럽다. 차라리 마지막 문장 "그럴 틈이 없어요. 너무 바쁘거든요."만 챕터칸에 실으면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할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많은 사레들이 좋은 공감을 일으켰습니다. 지은이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내공이 책 전체에 물씬 풍깁니다. 저도 지난 결정들을 몇가지 되새겨보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상사가 아랫사람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부하직원이 상사를 간파하는 데는 단 3일이면 족하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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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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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늙을수록 전체적인 기능이 줄어드는 걸까요? 조금만 앉았다가 일어나면 왜 온몸이 저릴까요? 머리속의 단어들은 왜 사라지는 걸까요? 이런 저런 고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딱 이 때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이 나왔습니다. 

일단 책날개의 600건의 논문 분석과 50명 전문가 인터뷰가 눈에 띕니다. 정말 600건의 논문이? 하고 의심했지만, 380페이지 - 414페이지까지가 주석으로 참고문헌을 소개합니다. 600건이 충분히 넘을 것같습니다. 아, 이 사람 공부 많이 했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다룰 것인가 하고 책을 펼쳤는데, 

처음에는 별 재미없습니다. 젊음을 계속 지키고 늙음을 막는 기가 막힌 이야기가 없습니다. 진시황의 불로초는 아니더라도 최신의학의 캡슐에 들어가기만 하면 젊음을 되찾는 비밀이 나와야될거 아냐. 하고 투덜거리며 계속 읽고 있는데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읽다보면 짜증이 나도 전부 근거가 있는 내용입니다. 

기적의 장수 약은 잊어라. 많은 장수 약이 그야말로 위헙하다. 
더 오래 살고 싶거든 연애 상대를 찾거나 현재의 관계에 공을 들여라. 
행복한 결혼 생활은 사망 위험도를 49%까지 낮출 수 있다. 

얼핏 시시한 이야기인데, 논문자료를 근거로 도출해낸 정확한 결론들입니다. 
그래, 불로초따위는 진시황때도 못구했는데 이제 와서 구할 수 있겠어. 불로초는 포기하고 찬찬히 읽어나갔습니다. 

중년 송사리에게 젊은 송사리의 똥을 먹이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37% 더 오래 산답니다. 

2부에서는 어떤 음식, 어떤 감정, 어떤 행동, 어떤 성격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의사방해를 피해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가족을 돌보며, 믿는 대의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라. 
매일 친절을 베풀어라. 

등등 얼핏 보면 도덕교과서같은 이야기이지만 내용을 찬찬히 보면 근거가 있고 그럴듯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렇게 다 읽고 나면 뭐랄까 잔잔하고 편안한 가정영화를 본듯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별안간 대박치는 경우는 없고, 조그맣고 사소한 노력들이 쌓여서 하나의 무지개를 만드는 듯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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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데이 원 - 2030년을 제패할 기업의 승자 코드, 언제나 첫날
알렉스 칸트로위츠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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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발명, 페이스북의 피드백, 구글의 협력, 애플의 다듬기, MS의 수직 문화가 이들을 계속 일등으로 머물게 한다고 합니다.

에이. 지금 일등이니까 뭔가 찾는거 아냐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깊이가 있습니다. 겉으로만 본 모습이 아니라 인터뷰도 하고 주변인들도 만나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무엇보다 제일 놀란 점은 아미존에 파워포인트 보고서가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 회사도 사소한 거 하나 보고하려면 무조건 파워포인트를 여는게 당연했는데 이걸 없애고 오직 메모로만 보고하라고 했다니 대단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어쩌면 아마존의 베조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미워서 쓰지 말라고 했는데 그게 엉뚱하게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2004년이면 오피스 2004를 쓸 시절이겠네요. 2004년 6월 베조스가 이메일로 "지금부터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금지합니다"라고 했답니다.

파워포인트는 생각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도록 허락하고, 결함있고 불완전한 아이디어를 마구 양산한다는 이유입니다.

그대신 11포인트에 0.5인치 여백의 메모 6장으로 모든 보고서를 요약하는데 그림도 넣지 못한다고 합니다. 모든 보고서는 글자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놀랍습니다. 이 6페이지 보고서 샘플이 있나 열심히 찾아봤는데 규정상 삭제한다고 합니다. 미래에 실현될 아이디어를 현재에 쓰는 공상과학소설인거죠.

페이스북은 연봉계산을 AI가 한다고 합니다. (정확히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합니다) 이런 세상에. 로봇이 인간을 평가하는 세상인건가요. 사실 엑셀의 데이타처럼 정확한 자료를 넣으면 분명한 결과가 나올 것이 맞을 것같지만 무서운 현실이네요.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할까요?

책의 요소요소에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이들 기업들의 물고 물리는 관계들도 중간에 많이 나옵니다.

2030년에도 "언제나 첫째날"인듯 행동하는 기업들의 모습이 역동적이고 치열합니다.


다만, 책의 뒷부분에 주석으로 자료조사한 내용들이 전부 실려있는데, 링크가 너무 깁니다. ㅠㅠ
https://www.facebook.com/notes/mark-zuckerberg/building-global-community/10103508221158471/

이것만 해도 내용을 한번 보려고 전부 타자치려니 미칠 노릇입니다. 전자책이었다면 복사해서 붙여넣었을텐데, 이걸 보면 종이책의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1장의 각주 3번은 열심히 타자쳐서 들어가보니, 
월스트리트 저널에 가입해야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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