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평점 :
도대체 왜 늙을수록 전체적인 기능이 줄어드는 걸까요? 조금만 앉았다가 일어나면 왜 온몸이 저릴까요? 머리속의 단어들은 왜 사라지는 걸까요? 이런 저런 고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딱 이 때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이 나왔습니다.
일단 책날개의 600건의 논문 분석과 50명 전문가 인터뷰가 눈에 띕니다. 정말 600건의 논문이? 하고 의심했지만, 380페이지 - 414페이지까지가 주석으로 참고문헌을 소개합니다. 600건이 충분히 넘을 것같습니다. 아, 이 사람 공부 많이 했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다룰 것인가 하고 책을 펼쳤는데,
처음에는 별 재미없습니다. 젊음을 계속 지키고 늙음을 막는 기가 막힌 이야기가 없습니다. 진시황의 불로초는 아니더라도 최신의학의 캡슐에 들어가기만 하면 젊음을 되찾는 비밀이 나와야될거 아냐. 하고 투덜거리며 계속 읽고 있는데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읽다보면 짜증이 나도 전부 근거가 있는 내용입니다.
기적의 장수 약은 잊어라. 많은 장수 약이 그야말로 위헙하다.
더 오래 살고 싶거든 연애 상대를 찾거나 현재의 관계에 공을 들여라.
행복한 결혼 생활은 사망 위험도를 49%까지 낮출 수 있다.
얼핏 시시한 이야기인데, 논문자료를 근거로 도출해낸 정확한 결론들입니다.
그래, 불로초따위는 진시황때도 못구했는데 이제 와서 구할 수 있겠어. 불로초는 포기하고 찬찬히 읽어나갔습니다.
중년 송사리에게 젊은 송사리의 똥을 먹이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37% 더 오래 산답니다.
2부에서는 어떤 음식, 어떤 감정, 어떤 행동, 어떤 성격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의사방해를 피해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가족을 돌보며, 믿는 대의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라.
매일 친절을 베풀어라.
등등 얼핏 보면 도덕교과서같은 이야기이지만 내용을 찬찬히 보면 근거가 있고 그럴듯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렇게 다 읽고 나면 뭐랄까 잔잔하고 편안한 가정영화를 본듯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별안간 대박치는 경우는 없고, 조그맣고 사소한 노력들이 쌓여서 하나의 무지개를 만드는 듯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