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해방 - 돈, 시간,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간 증식의 비밀
댄 마텔 지음, 박영준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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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해방
돈, 시간,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간 증식의 비밀
댄 마텔 (지은이), 박영준 (옮긴이) 흐름출판 2024-09-20

시작부터 문자로 정신적인 충격을 줍니다.

당신의 시간을 되사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당신에게는 24시간 뿐이다.
성장을 거부하거나 심리적 태업을 벌이거나 회사를 매각하게 되는 페인라인에 부딪치면 경고음으로 알아야한다.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꾸준히 돌아보라.
시간이 남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라.
27-55p
시간은 누구나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불태울 것같이 일하면 저녁에 상당한 만족감이 듭니다. 그게 아니라는거죠. 사례에서 스튜어트는 자신의 하는 일 목록을 만들어 적어보니 불필요한 일을 많이 하고 있어 과감하게 정리합니다.
일단 업무시간에 뭘하는지 적어봐야겠습니다.

DRIP매트릭스도 재미있는 개념입니다. (스티븐 코비류입니다) 일을 위임, 대체, 생산, 투자로 나눕니다.

돈도 안되고 에너지를 빼앗는 일은 위임한다.
돈은 되지만 에너지를 빼앗는 일은 대체한다.
돈은 안되지만 삶을 빛내줄 ‘투자‘ ; 신체활동, 지인과의 시간, 취미, 협업, 강연, 저술 등
많은 돈을 벌게 하고 삶을 빛내줄 ‘생산‘
70-78p
어렵게 도표까지 그려놓고 ‘가장 잘하는 것을 하라‘고 합니다. 위임과 대체는 맡기는 거고, 투자와 생산에 집중하는 거죠.

비서를 고용하는 것이 제일 먼저입니다. 그렇게까지 할일은 없는데 생각이 들지요. 실제로 저자의 고객들도 (수십, 수백억 회사인데도) 다양한 이유로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1. 비서는 다양한 직무를 담당한다.
2. 부담없이 당신의 일을 처리한다.
3. 규칙을 잘 지킨다.
4. 업무 공백을 최소화한다.
이것참 고민해야할 부분입니다. 무작정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케쥴과 이메일을 꼭 맡기는 것이 시작입니다.
메일의 스팸을 정리하는 건 혼자서도 금방 하는데...
스케쥴은 한달에 몇건 없는데...
이런 이유로 비서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는거네요. 일단 위임과 대체할 것을 찾아야겠습니다.

서문에 교도소에 십년 이상 일한 사람이 자네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네 한마디에 펑펑 웁니다. 괜히 저도 눈물이 나네요. 자기개발책의 시작은 항상 비참한 시절이 나오는데 교도소에서 시작하는 것은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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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인생 수업 - 괴테에게 배우는 진정한 삶에 대한 통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알파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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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인생 수업
괴테에게 배우는 진정한 삶에 대한 통찰
사이토 다카시 (지은이), 전경아 (옮긴이)
알파미디어 2024-08-31

이름도 무거워보이는 괴테의 책을 왜 골랐을까요. 웬지 인생수업이라고 하면 가볍게 느껴져서 잡은걸까요. 책을 펼쳐보니 ‘괴테와의 대화‘를 읽고 느낀 점과 탁월한 정리를 해놓은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었습니다. 아, 사이토의 이름만 보고 (이 분 번역된 저서가 140권이 됩니다) 책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괴테와의 대화는 에커만이 만년의 괴테를 만나 9년간의 메모를 정리하여 나눈 대화록입니다. 몇년 전에 읽었습니다만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원본에서 좋은 문구를 뽑아서 해설을 하고, 원문, 해설을 정리하여 다섯가지로 나눴습니다. 집중, 흡수, 만남, 지속, 연소입니다. 조금 난해한 목차입니다. (해설서인데도 괴테다운 느낌의 소제목입니다)

1장 집중으로 세분화하고 일점을 찾아내는 방법입니다.
대상을 열두 개 정도로 나눈 뒤에 시로 짓는거야. (중략) 조금씩 나누면 일이 훨씬 수월해지고 대상의 다양한 면을 즉징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어.
이것저것 연구해봤자 결국 실제로 응용한 것만 머릿속에 남으니까.
나는 항상 모든 걸 조용히 간직하고 완성될 때까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아.
14-34p, 괴테
여담으로 고르고13의 사투 다이아몬드 컷을 사례로 듭니다. (이게 무슨 내용인가 하고 고르고13 30권을 살펴봤는데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는 200권 가량 나왔다고 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인데도 어느 한 군데 약한 부분이 있어 그곳을 맞춰 다이아몬드를 산산조각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 왜 남의 재물을 부수는건가) 저자는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뛰어넘기 힘든 대상과 대결할 때는 대상을 작게 나눠 생각하고 포인트마다 전력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해설합니다. 사이토 선생, 만화책을 보면서도 교훈을 얻습니다.

2장 흡수는 배움이고 독학이 아니라 대가를 따라 배우는 겁니다.
취미란 가장 우수한 것을 접해야 만들어지는 법이야. 그래서 최고의 작품만 자네에게 보여주는 거야.
모든 걸 독학으로 배웠다는 건 칭찬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비난할 일이야.
바보는 바보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게. 바보에게는 약이 없다네.
나는 교과서가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어.
중요한 건 결코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자본을 만드는 거야.
48-90p, 괴테
이런 생각은 대단하지요. 클래식이 따분한 이유는 아무 거나 듣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로 명곡을 들으면 높은 수준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중가요 조차 제일 인기있는 곡을 들으면 즐거움이 생기고 좋아하는 세계가 넓어진다고 주장합니다. 뭔가 딴지걸만한 대목이지만 일단 모차르트를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과연 높은 수준으로 아래단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괴테 시절에도 독학으로, 창조적으로 생산하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선망이 있었나봅니다. 독학으로 칭찬받아야 할 것은 의욕뿐이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대가를 따라 수련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합니다. 모차르트조차 대가를 따라 공부했습니다.

3장 만남은 사람이나 책에게서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배울 수 있네.
셰익스피어는 너무 풍부하고 강렬해. 창조를 하고 싶은 사람은 그의 작품을 1년에 한 편씩만 읽는 것이 좋아.
같은 시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배울 필요는 없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야만 잘 살 수 있네. 우리 마음속에 여러 가지 다른 측면들이 자극을 받아 발전하고 완성되고 결국 누구와 부딪쳐도 끄떡 없게 되는거지.
책은 새로운 지인과 같아.
100-122p, 괴테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너무 대단한 명작은 쉽게 읽어버리지 않고 1년에 한편씩만 읽습니다. 시시한 사람에게 배울 필요가 없지만, 싫은 사람과도 잘 어울려야 합니다. 뭔가 꼰대 선생님의 윤리수업같습니다. 그래서 인생수업인가 봅니다.
저자는 마흔 이후에 없는 여성적인 묘사를 배우기 위해 스무 살 소녀의 예리한 감성의 책을 읽습니다. 그런 감각이 전혀 없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60대의 (1960년생) 저자 책을 읽으면서 저랑 전혀 다른 감성을 느끼니 그걸로 된 게 아닐까요.

4장 지속에서는 기나긴 인생에서 꾸준히 해야하는 것과 방해되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경험을 쌓으려면 돈이 우선일세. 내가 날리는 농담 하나하나에도 지갑 가득한 금화가 들었지.
궁정 생활은 음악과 같아 각자 박자와 쉼표를 지켜야 해.
내 작품은 세상사람들에게 인기 있을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생각을 하거나 그렇다고 근심하는 사람은 잘못된 걸세. 내 작품은 대중을 위해 쓴 게 아냐. 비슷한 작품을 좋아하거나 비슷한 경향이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거지.
136-158p, 괴테
어쩌면 열심히 해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과도 같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접하니 다행입니다. 그나마 무작정 하라는 아니고 박자와 쉼표를 넣어줍니다.

5장 연소는 불태워버리는 열정입니다.
(182페이지 ‘대상을 열두 개로 나눈다‘는 오타일까요? 14페이지와 같은 문장입니다)

인간은 청춘의 허물을 노년까지 끌고 가면 안 돼. 노년에는 노년만의 결정이 있으니까
216p, 괴테
이런 언어는 대단합니다. 또 사이토 선생은 두 가지로 해석합니다. 젊은 시절에 충분히 실수를 하라는 뜻과 과거의 회한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핵심문장을 잘 뽑아놓고 설명을 달아놓으니 ‘괴테와의 대화‘를 읽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몇 번 더 읽어보고 다시 원본의 전문을 읽어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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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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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은이) 동양북스 2024-09-10

재미있을 것같은 제목입니다. 단어의 탄생부터 신화, 어원, 쓰임새... 모든 것을 아우를 것같은 제목입니다. 내용은 약간 부족한듯 16개의 단어와 해설이 들어있습니다. 제목의 강렬한 느낌에 비해 내용이 조금 적다 싶지만 한편한편 단독으로 되어 있어 16개의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Feierabend. 축제가 있는 매일 저녁으로 해설합니다. 파이어아벤트, 축제, 파티의 파이어와 저녁이라는 아벤트가 합쳐진 단어랍니다. 일끝났다, 이제부터 축제다하는 느낌일까요. ‘생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평일 근무의 끝자락에 외치는 단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종료인사가 아니고, 학생들끼리도 쓰지 않는답니다.

Servus. 매일 건네는 인사말입니다. 제어부스라고 들린다고 합니다. 우리말 안녕 처럼 만나고 헤어질 때 사용합니다. 어원이 노예(slave), 종(servant)에서 나왔습니다. 신기합니다. 저자는 ‘저는 당신의 종입니다. 제가 당신을 섬기고 살필께요‘라고 해석하는데 참 낭만적인 상상입니다.

Gefallen. 당신의 내 마음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해설합니다. ‘마음에 든다‘라는 게팔렌입니다. gefallen은 좋아, 마음에 들어, 괜찮은 것같아의 느낌이고, 좋아한다는 뫼겐(mogen, 알파벳o위에 점이 두개붙어있습니다)이랍니다. 그다음은 리벤(lieben, 사랑하다)입니다.

내가 너를 다섯 시 반에 만나고 싶은데 다섯 시가 뭐였더라? 그러니까 열두 시에다가 다섯 시간 반을 더하면... 우리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불편하지만 신기했다. 이곳의 세상은 다른 틀 위에 놓여 있다는 신선함. 세상은 단순하게 한 가지 방식으로만 파악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독일어 숫자 시스템에서 느낀다.
51p
숫자, 날짜의 순서가 나라마다 다르군요. 영어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헷갈릴 것같습니다. 저자는 이 부분을 멋지게 이해합니다. 독일에서는 나를 중심에 놓고 세상을 배치한다. 그래서 숫자를 가까운 것부터 셈한다고 합니다.

arbeit는 일보다는 노동이 가까운 개념이고, 독일에서는 노동, 일, 작업, 과제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읿본에서 여기에 임시 부업, 시간제 근무, 단기 근무 등에 이름을 붙이고 우리도 이 개념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하나의 단어가 이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가면서 의미가 변화하는 겁니다. 어원 orbh-는 ‘아비가 없는‘이라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fast는 영어의 빠르다인데 독어에서는 ‘거의‘라는 뜻입니다.
chef는 요리사인데 독어에서는 ‘보스, 상사‘랍니다.
gift는 선물인데 독어에서는 ‘毒독‘입니다. (선물은 게셍크입니다)
이런 단어는 참 괴롭겠습니다. 똑같은 단어인데 왜 나라마다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을까요. 괴테의 시대까지만 해도 기프트에 선물의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기프트, 선물, 재능의 다른 면에 독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설합니다. 에엥? 그게 무슨 말일까 고민할 때 ‘김소연 시인의 한글자사전에 옥이라는 단어가 보석의 뜻도 되고, 감옥도 된다는 중의적 의미‘를 덧붙이니 이해가 됩니다.

kindergarten. 유치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이들을 위한 정원‘이라고 해설합니다. 멋집니다. 그러나 상상으로 꾸민 것이 아니라 실제 독일의 유치원이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뜰이고, 흙, 물, 풀이 어우러진 곳에서 온몸으로 구르고 만져보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아 선진국이네요) 게다가 1840년 세계 최초의 유치원을 만든 나라입니다.

그밖에도
Rauswurf: 내던져진 존재들
innere Schweinehund: 내면의 돼지개들
melden: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aufwecken: 꿈과 현실 사이
Stolperstein: 걸려 넘어진다는 것
Weltschmerz: 이 통증의 약은 무엇일까?
Sicherheit: 독일을 독일답게 하는 단어
Habseligkeiten: 축복으로 여겨지는 만큼의 소유란?
가 있습니다. 단어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여행입니다. (나의 내면도 모르지만, 외부의 내면은 보기 싶지 않을까요)

16개 단어이지만, 한 단어마다 그 나라의 감각과 인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뒷표지의 안희연 시인의 추천사가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평면에 불과했던 단어들이 입체가 되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황홀한 폭죽놀이를 본 듯 마음이 크고 넓고 다채로워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말을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였다. 익숙한 것은 새로워지고 새로운 것은 놀라워졌다. 그 어떤 백과사전보다 흥미롭고, 그 어떤 인문학 서적보다 나를 배우게 한 책이 여기 있다.
안희연, ‘당근밭 걷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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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 몰락의 시대 -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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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1 : 몰락의 시대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박종인 (지은이) 와이즈맵 2024-09-15

박종인 선생은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탁월한 작가입니다. 매국노고종, 광화문괴담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척척 책을 만들어냅니다. 쉽세 나오는 것같은데 내용이 정혹하고 충실하여 더욱 놀랍습니다.
광회문괴담에서 일제시대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매국노고종에서 재위40년의 무능력을 말합니다. 더 할 내용이 있을까 하는데 드디어 대원군과 영정조 시대로 올라갑니다. 대단하신 분입니다.
(대한민국 징비록에서 선조와 고종을 비교했다고 하던데 아직 못읽었습니다)

서문부터 팩트로 조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조는 망원경을 태양을 감히 들여다보는 무례한 도구라며 깨뜨려버렸다.
정조는 성리학 이외 학문은 철저하게 탄압한 지식 독재자였다.
고종은 청일전쟁때 철수하곘다는 일본군을 붙잡고 가지말라고 애원했다.
명성황후를 암살하려는 조선인들이 많이 있었다,
뭔가 강렬하죠. 이럴 수가 있을까, 왜 저모양인가 포기, 체념하게 됩니다.

1당은 영정조 시대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중간에 사도세자가 있긴 했지만,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는 인군이고 문화를 아끼는 현군의 시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726년 뉴턴이 사과로 만유인력을 발표할 때 (이때 3대 운동의 법칙도 나왔답니다) 영조는 붕당, 사치, 술을 경계하는 국정지표를 발표합니다.
1744년 어사 박문수가 황해도에 가서 군함 제조비용 예산을 마련하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1745년 프랑스의 디드로가 영국 백과사전(1728년)의 번역작업을 시작할 때에 영조는 망원경은 아름답지 않고 위를 엿보는 것같다고 깨뜨려버립니다.
1749년 지금은 무협지에서나 보게되는 숭정제를 기려 제단을 세우고 제사도 지냅니다. 망한지 60년이 넘은 나라입니다.
1771년 프랑스의 백과사전이 완성되는 시기에 서젓외판상들을 처형합니다. 지금 도서정책이 엉망이라 생각했는데 그 시절에는 아예 사람을 죽였습니다. 더 웃긴 겈 1551년 서점을 설치하자고 건의했는데 ‘건국 후 200년간 없던 법‘이라 못하게 했습니다.
1778년 정조의 가체 금지령이 내려져 9가지 항목으로 통제합니다.
1779년 프랑스혁명이 일어날 때 정조는 드디어 사도세자의 복권을 지시합니다.
1790년 정조의 식목 시업으로 525만그루를 심습니다. 16년간 전념했던 사업입니다. 그런 짓을 할거면 차라리 진시왕릉처럼 발굴하여 관광사업을 할 수 있게 꾸밀 것이지 안타깝습니다. 정조는 나무를 많이 심어 식목군주요, 만천명월주인옹이라 칭하는 존경할만한 임금인데... 그 이면에 감추어진 내막을 알려줍니다.
1979년 정조는 명나라 초기에 도사 서사호가 와서 함경도에 천자기운이 있다고 쇠말뚝 다섯개를 박았다고 투덜거립니다. 들은 소문을 그대로 믿는 성격입니다. 다시 삼각산 앞 소금산이 문제라 헐어버리리고 합니다.
실록의 표현이 웃깁니다. ‘모두 보지 못하였다고 말하였으므로 일이 마침내 정지되었다‘
그리고 며느리를 들이기 위해 사주를 고친 사례로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불과 16장면입니다. 모두 100장면입니다. (1권 몰락의 시대는 50장면이 들어있습니다. 2권에 나머지 50장면이 있습니다) 한장 한장 피가 마르는 것같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같은 연도의 외국 상황을 비교해서 보여주니 조금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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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대소동 - 묫자리 사수 궐기 대회
가키야 미우 지음, 김양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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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대소동
묫자리 사수 궐기 대회
가키야 미우 (지은이), 김양희 (옮긴이) 문예춘추사 2024-09-20

가키야 미우(1959), 파묘대소동! 별 기대안하고 책을 펼쳤는데 엄청난 흡입력에 정신없이 앞뒤로 되돌려가며 읽었습니다.

일단 목차에 사람 이름과 나이가 붙어있습니다.
마쓰오 사쓰키 61세
마쓰오 시호 32세
나카바야시 사토루 37세
일본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데 결혼후 동성이 되는 문제를 다룹니다. 일본만의 특이한 풍습입니다. 결혼 후에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라 이름이 바뀌고, 4% 정도는 남성이 여성의 성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단한 것은 읽다보면 이 이름과 성이 외워지고 기억이 납니다. 굉장한 글재주입니다. 일본책에서 사쓰키, 이치로, 준코, 마키바 등으로 나오면 도무지 기억을 못하는데 주인공들의 대화나 일상을 읽다보면 저절로 암기가 됩니다. (어쩌면 옆에 나이를 붙여 표기하니 두 가지가 합쳐져서 쉽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마쓰오 가문과 나카바야시 가문의 가계도가 나옵니다. 앗. 이건 추리소설에 나오는 범인을 찾는 도식인가, 이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어 문제해결을 하는건가 기대했는데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부 이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편, 부인, 첫째딸 등으로 자리만 잡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일본은 가부장적인 남편과 순종적인 부인의 결합으로 사는 동안, 직장을 다니는 한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은퇴후, 죽은 후에 황혼이혼, 사후이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자식, 친구, 친척,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이혼후의 생계 문제가 불거져나옵니다.
생계에 있어서는 마트에서 알바로 시급직일을 하거나, 기모노 허리띠로 노트북 커버나 토트백을 만들어 프리마켓에서 잘 팔고 있습니다. (역시 안되도 자영업을 해야 하는건가)

처음은 마쓰오 가문의 첫째 며느리인 요스코의 죽음과 유언으로 시작합니다. 각각의 장에 붙은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다음장에 이름이 바뀌면 다시 그 사람의 시점과 생각으로 진행됩니다.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기에 결혼하기를 꺼리는 마쓰오 시호는 계속 고집불통일 것같지만 결혼할 댁의 묘지기(?) 친척을 보고 바로 만원을 휴지에 싸서 감사인사를 합니다.
인기가 없어 애인이 더 안생길 것같아 여자의 성을 따라볼까 하는 사토루는 가문의 묘를 옮기는 문제에서는 똑똑하게 행동합니다.
시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업자 야스코에게 콜라 심부름을 시키는 마쓰오 사쓰키. 이 분이 거의 주인공입니다.
동생의 집에 왔다가 맛있는 누카즈케를 씹다가 흰 쌀밥을 얻어먹는 아키히코는 부인이 죽은 후에 소기기덮밥을 먹고 코타츠를 구입합니다.

죽음, 늙음, 파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진행자들의 개그 코드가 재미있습니다. 슬프고 답답하려는 순간에 끊어주고 전환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국내 번역된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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