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대소동 - 묫자리 사수 궐기 대회
가키야 미우 지음, 김양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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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대소동
묫자리 사수 궐기 대회
가키야 미우 (지은이), 김양희 (옮긴이) 문예춘추사 2024-09-20

가키야 미우(1959), 파묘대소동! 별 기대안하고 책을 펼쳤는데 엄청난 흡입력에 정신없이 앞뒤로 되돌려가며 읽었습니다.

일단 목차에 사람 이름과 나이가 붙어있습니다.
마쓰오 사쓰키 61세
마쓰오 시호 32세
나카바야시 사토루 37세
일본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데 결혼후 동성이 되는 문제를 다룹니다. 일본만의 특이한 풍습입니다. 결혼 후에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라 이름이 바뀌고, 4% 정도는 남성이 여성의 성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단한 것은 읽다보면 이 이름과 성이 외워지고 기억이 납니다. 굉장한 글재주입니다. 일본책에서 사쓰키, 이치로, 준코, 마키바 등으로 나오면 도무지 기억을 못하는데 주인공들의 대화나 일상을 읽다보면 저절로 암기가 됩니다. (어쩌면 옆에 나이를 붙여 표기하니 두 가지가 합쳐져서 쉽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마쓰오 가문과 나카바야시 가문의 가계도가 나옵니다. 앗. 이건 추리소설에 나오는 범인을 찾는 도식인가, 이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어 문제해결을 하는건가 기대했는데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부 이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편, 부인, 첫째딸 등으로 자리만 잡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일본은 가부장적인 남편과 순종적인 부인의 결합으로 사는 동안, 직장을 다니는 한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은퇴후, 죽은 후에 황혼이혼, 사후이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자식, 친구, 친척,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이혼후의 생계 문제가 불거져나옵니다.
생계에 있어서는 마트에서 알바로 시급직일을 하거나, 기모노 허리띠로 노트북 커버나 토트백을 만들어 프리마켓에서 잘 팔고 있습니다. (역시 안되도 자영업을 해야 하는건가)

처음은 마쓰오 가문의 첫째 며느리인 요스코의 죽음과 유언으로 시작합니다. 각각의 장에 붙은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다음장에 이름이 바뀌면 다시 그 사람의 시점과 생각으로 진행됩니다.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기에 결혼하기를 꺼리는 마쓰오 시호는 계속 고집불통일 것같지만 결혼할 댁의 묘지기(?) 친척을 보고 바로 만원을 휴지에 싸서 감사인사를 합니다.
인기가 없어 애인이 더 안생길 것같아 여자의 성을 따라볼까 하는 사토루는 가문의 묘를 옮기는 문제에서는 똑똑하게 행동합니다.
시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업자 야스코에게 콜라 심부름을 시키는 마쓰오 사쓰키. 이 분이 거의 주인공입니다.
동생의 집에 왔다가 맛있는 누카즈케를 씹다가 흰 쌀밥을 얻어먹는 아키히코는 부인이 죽은 후에 소기기덮밥을 먹고 코타츠를 구입합니다.

죽음, 늙음, 파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진행자들의 개그 코드가 재미있습니다. 슬프고 답답하려는 순간에 끊어주고 전환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국내 번역된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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