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자세 교정법 - 피아노 연주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모리 아사 지음, 나지윤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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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피아니스트 자세 교정법
피아노 연주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모리 아사 (지은이), 나지윤 (옮긴이) 현익출판 2025-07-31

피아노도 못치고 평상시 자세도 엉망인데 이 책을 잡았습니다. 워낙에 아무 것도 없으니 오히려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자세 교정에 알렉산더 테크닉은 유명해서 더 말할 것도 없고, 피아노치는 자세를 교정한다니 평상시 앉아있거나 독서를 하는 자세도 교정이 될 것같습니다.
모두 5장으로 알렉산더 테크닉의 소개, 사용하는 기술, 연습 자세, 연주에 적용, 자주 묻는 질문까지 깔끔하게 내용을 풀어갑니다.

1장. 피아니스트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알렉산더 테크닉의 기본을 소개합니다.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을 최소화하고, 신체 구조와 움직임의 조화를 통해 효율성 높고 건강한 연주 자세를 만들도록 돕는 신체 사용법입니다.
우리는 선입견으로 자연스러운 자세가 좋다고 생각하여 고집스럽게 자신의 자세를 고집하면 습관적인 자세만 나옵니다. 올바른 자세는 ‘음악의 명확한 이미지를 가진 상태에서, 신체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이루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결과로써 일어나는 것‘입니다. 올바른 자세는 정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긴장과 이완, 중력과 균형의 바람직한 배분 안에서 지속적으로 미세조정되는 움직이는 자체입니다.

2장. 무리 없이 몸을 사용하는 기술
기본 연습 4가지로 지각, 운동신경을 즐겨보라고 합니다.
1 운동신경과 지각신경의 기능을 체감해보기 ; 손에 책을 쥐어보고 느껴본다.
2 지각신경에 눈을 뜨기 ; 만지는 느낌에 집중한다.
3 지면의 지지력을 실감하기 ; 손바닥 위에 책을 올려가며 무게를 천천히 느껴본다, 3-5권 가량 한다.
4 머리 무게를 가늠해보기 ; 오래전에 병원에서 경험해봤는데 이게 바로 알렉산더 테크닉이었군요. 이정도의 무게를 지탱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40-53p,
동작을 생각하는 단어가 다릅니다. ~을 한다가 아니라 ~을 허용한다allow는 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똑바로 서야지‘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닥이 몸을 지탱하게 해주자‘고 생각합니다.

습관적인 동작과 움직임에 의식을 집중합니다.
“앉기와 일어나기” 같은 기본 움직임을 자각하며 몸의 무게중심을 느끼고,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을 해소합니다.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 어깨, 등, 목까지 신체 각 부분의 균형을 점검합니다. 기준은 편안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유연하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자세 교정은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죠. 몸의 감각을 깨우고 관찰하며, 신체 신호에 반응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3장은 표현력을 높이는 연습 자세인데 먼저 정신적인 안정을 줍니다. 피아노 연주는 표현의 수단일 뿐이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통해 머릿속에 들려오는 음악을 듣는다‘고 합니다. 자신이 쳐야 들리는 건데 ‘음을 귀담아들으라‘고 합니다. 서두에 말한 결과로 일어나는 일과 상통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가르침만 이야기하면 안되겠죠. 눕기 연습, 의자 연습, 피아노 앞에 앉기의 세세한 사항이 나옵니다. 이게 핵심이었습니다.

4장. 연주에 적용하기
피아노를 치면서 일어나는 집착과 실수에 대해 언급합니다. 큰소리를 내고 싶거나, 여린 소리를 조절하고 싶거나, 정확하게 연주하고 싶고, 안정적인 템포로 연주하고 싶을 때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설명해줍니다. 모든 경우에 적당한 연습이 제시됩니다. 굉장합니다. 간단한 자세 교정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의 모든 것과 피아노와의 만남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5장은 마무리로 ‘연주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입니다. 이미 4장에서 중요한 것들을 다 짚어주지 않았나 했지만 또다른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통증이 있을 때는 연습할 수 없을까 하는 질문에 ‘눕기 연습을 하면서 몸이 바닥에 지탱되고 있음을 자각하며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라‘고 합니다.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물으면 ‘무언가를 더하는 연습이 아니라 방해하는 요소를 덜어내는 연습‘을 해보라고 합니다. 몸이 편하고 손가락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기분좋은 경험들을 쌓아갑니다.

저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안녕, 드뷔시‘에서 의자의 높이를 조절하는 대목이 소설이니 그런거지 생각했었는데, ‘딱 맞는 의자의 위치와 높이를 찾는‘ 방법이 나옵니다. 이것도 연습하면 찾을 수 있는 거였습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보려고 애쓰지 말고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뒤통수까지 들어온다‘라고 의식하면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자. 손으로 뒤통수를 만져보면 의식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익숙해지면 같은 느낌으로 악보를 바라보라. 보는 방법을 바꾸면 악보를 예전보다 한결 빠르고 쉽게 읽게 된다.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도 눈이 편안해지고 시야가 넓어진다. 인파 속을 걸을 때도 눈이 더이상 답답하지 않다.
168-169p, 앞으로 쏠리는 자세를 고치고 싶어요.
뒤통수로 본다고 생각하니 시야가 진짜 넓어집니다. 대단한 비법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피아노 전문 연주자들만 읽을 내용이겠지 생각했는데, 역시 아닙니다. 누구나 올바른 자세를 연구하고 연습할 수 있는 기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당장 지금도 의자에 지탱하고 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바람직한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알렉산더 테크닉과 피아노 연주를 같이 연구한 모리 아사 선생의 비법을 전수받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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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 절망의 이야기에서 희망의 이야기로 나아가는 길
로냐 폰 부름프자이벨 지음, 유영미 옮김 / 지베르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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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절망의 이야기에서 희망의 이야기로 나아가는 길
로냐 폰 부름프자이벨, 유영미 지베르니 2025-08

평범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내밀한 글들이 펼쳐질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보고 듣는 이야기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입니다.

이야기에 흠뻑 빠져드는 것 또한 좋아한다. 이야기 속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다른 세계를 구경하고, 다른 시각으로 세계를 발견하는 게 좋다. 어느 순간 다시 땅에 발을 딛고 현실로 돌아오고 싶어질 때까지 실컷 이야기 속에 몰입하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올 때면, 나는 매번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마법 같은 변화를 느낀다. 세상과 세상 속에 있는 나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몇 년 전부터 신문을 읽지 않는다. 뉴스도, 토크쇼도, 시사 프로그램도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에도 뉴스앱이 깔려 있지 않으며, 운전 중 라디오를 듣다가 뉴스가 시작되면 다른 채널로 돌려버리거나 아예 꺼버린다. 물론 때로는 내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뉴스를 읽어야 하지만, 그렇듯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뉴스를 접하지 않으려 한다.
11-13p, 이야기가 우리의 정체성을 만든다
누구나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그 것이 우리 몸에, 우리 정신에 충격을 줍니다. 저도 최근 순위별로 되어있는 신문기사들을 보면서 몸이 아플 정도로 정신충격을 받아 한동안 신문도 끊었습니다. 마치 담배처럼 좋아하는데 몸에 해로운 상태입니다.

1장 우리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은 자신이 믿는 ‘이야기’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불행과 절망, 파괴의 서사를 반복하면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첫번째 실험은 내가 ‘하루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듣고 보고 읽는가‘를 파악합니다.

2장 정치적이고 편파적인 이야기들
뉴스는 사실을 다룬다고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뉴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요.
영웅 서사나 극한 상황을 부각하는 언론은 독자들이 ‘점진적 변화’나 ‘일상적 진보’를 주목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두번째 실험은 오늘 소비한 이야기와 뉴스로 어떤 신념이 생겨나고 강화되었는지 확인합니다.

3장 우리는 얼마나 나쁜 이야기에 굶주려 있는가
우리는 나쁜 소식이나 위험에 더 민감합니다. 뉴스 는 이런 경향을 이용하여 부정적인 소식으로 무력감을 심고, 연대의 가능성을 차단합니다.
감정이 결여된 무기력한 뉴스는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줍니다.
3번 실험은 하루 뉴스를 보지않는 실험입니다. 저도 올해 초에 한번 해봤는데 하루가 맑아지는 기분을 맛볼 수 있습니다.

4장 방향을 제시하는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
건설적, 문제해결지향, 긍정적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조금씩 방향에 다르지만 부정적인 뉴스에 대비하여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문제 진단’과 비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4번 실험은 마음이 쓰이는 것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행동하고 싶은 문제를 찾아냅니다.

5장 다른 이야기를 쓰기 위한 첫걸음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져봅니다. 앞서간 이들의 성공담, 실패담에 귀 기울이고, 과거의 성과와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다. 변화의 실마리를 만들어낸 사례를 찾아봅니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싶은 뿐인데 왜이리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하는지 궁금해지지만) 모든 변화는 자신을 둘러싼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5번 실험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이상적인 상태가 되기 위한 X를 찾습니다. 계속 기록을 하면 X를 찾기 위한 동기부여도 되고 부정적인 덫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6장 나쁜 소식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따질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뉴스를 읽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것이나 다르게 할 수 있는지 X를 찾아봅니다.

7장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희망을 이끌어내려면 질문의 초점을 바꿔야 합니다. 굳어버린 내러티브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내부의 질문에서 출발입니다. 뉴스에 집착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도를 해보라는 7번 실험이 나옵니다.

8장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
뇌는 위험 신호에 과잉 반응을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왜곡해 보는 경향이 생깁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세계의 많은 부분은 점차 나아지고 있고, 변화는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식이 현실을 재구성할 수 있다.
실험 8은 매일 있었던 긍정적인 일 3가지를 적어보는 훈련입니다. 일주일간 해보는데 메모지에 적어 ‘필요할 때마다 열어보는 자신감 상자‘가 된다고 합니다. 하루에 3가지나 힘이 되는 긍정적인 일이 있겠어 생각하는 부정적인 독자는 괴롭습니다.

9장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을 내가 원하는 미래로 만들 수 있다고 외칩니다. 그 시작은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의 연대에서 출발합니다.

미래는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무력감을 떨쳐 버리고, 생각을 해방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변화된 미래는 혼자 싸우기를 멈추고 서로 연대할 때 우리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를 돕고, 서로를 믿을 때, 그 무엇도 우리를 멈출 수 없을 것이다.
꿈꾸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원하는 미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미래를 상상해 보아야 한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 보아야 한다. 하시브가 수년 전에 그렇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꿈꾸는 미래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열정적으로 토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미래에 아침마다 일어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뉴스를 소비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97p, 어떤 미래에 살고 싶은지 묻는다면.
저도 그런 세상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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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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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은이) 밥북 2025-07-17

사찰을 왜 평범한 두꺼비도 아니고 신선 두꺼비가 지킨다는 걸까요. 사찰을 지키는 수호신은 사천왕이나 인왕이 아닌가요. 일단 책제목에서 엄청나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생각조차 못했던 재미있는 옛날 건축의 바탕, 기본을 알려줍니다.
자연에서 채취한 적당한 크기의 막돌을 그대로 주출돌로 사용하는 ‘덤벙주초‘가 있습니다. 돌은 그대로 놓고 위에 올릴 나무를 깎아 내는 그랭이질을 합니다. (멋지게 울퉁불통 바위들을 쌓아 딱 맞추는 것이 그랭이기법입니다.)
시골집 기둥의 나무는 왜 저리 삐뚫어져있을까 궁금했는데 ‘자연목 기둥‘입니다.
왜 사찰은 묵직한 터널같은 곳을 지나 들어가야 하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암전 효과를 만들고 상대적으로 밝고 탁 트인 공간으로 나와 개방감을 느끼고, 이전의 세상과 단절된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거였습니다. 누하진입법, 문루진입번이라고 합니다. (방탈출 카페의 옛날 버전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상식, 올바른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람은 순우리말로 ‘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찰에 ‘가람‘이라고 쓰면 말이 안되죠. 산스크리트어 Sangarama에서 승가람마가 되었고 줄여서 가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월정사, 법주사의 일주문, 부석사 안양루의 지붕과 기둥 사이에 부처님 형상이 보이는 것이 공간을 재료 삼아 만든 공조불空造佛이라 이름짓습니다. 멋집니다. 공포불보다 더욱 와닿습니다.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자식이 가득합니다. 거의 50가지 이야기가 꽉 차있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아이디어가 나올 때면 사진을 같이 보여주니 더욱 책이 값져보입니다. (글을 읽을 때는 종이가 반짝거려서 거슬렸는데 사진을 볼 때는 선명해서 참 좋습니다.)
불교 관련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온통 사찰의 사진들과 원리를 설명해주니 정말 최고입니다. 저의 올해 인생 책입니다.

그나저나 신선 두꺼비가 어디 갔는지 궁금할 때에 200p에 나와줍니다. 삼성각의 벽화에 등장하는 신선 해섬자 유해 선생이 타고 다니는 ‘세상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춘 세 발 달린 두꺼비‘입니다.
심사정이 그린 (이상한 더벅머리 아저씨) 그림이 ‘하마선인‘, 바로 유해 선인입니다. 근에 동전을 묶여 꼬시면 우물 밖으로 나옵니다. 이런 멋진 이야기는 도대체 누가 만들어내는지 흥미롭습니다.
더 웃긴 부분은 세발 두꺼비와 춤추는 그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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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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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은이), 이상훈 (옮긴이) 책장속북스 2025-07-30

우리 몸은 항상 지칩니다. 어깨도 무겁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으며 머리 속의 생각은 진행되지 않고 지쳐 쓰러집니다. (나만 그럴까요) 그러던 차에 내가 아니라 ˝뇌가˝ 지쳤다는 말이 상당히 와닿습니다. 이녀석이 문제였군요. 모든 사건의 배후에 바로 ˝뇌˝가 있었습니다.
모두 11장으로 알뜰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와다 히데키 스타일로 대충 가볍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상당히 깊숙히 들어갑니다. 작은 판형인데 내용이 가득하여 힘들었습니다. 저자 뎁 스몰렌스키는 의사는 아니고 웰빙, 몰입 연구의 작가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오히려 더욱 전문적으로 연구합니다. 25년간 관련업계에 있었으니 이 몸이 지친 이유로 ‘뇌‘를 콕 집을 이유가 나오겠지요.

1부에서 ‘우리 뇌에 멘탈 피트니스가 필요한 이유‘를 4가지로 정리합니다.

1장 ‘왜 이렇게 집중하기 힘들까‘에서 우리의 뇌는 태초의 1.0 버전에서 변화가 없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그 방식은 ‘행복‘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뚜껑이 열릴‘ 때 손을 이용하여 감정과 사고를 조절하는 ‘손을 이용한 뇌 모델‘ 방법이 재미있습니다. 집중하기 힘든 이유에서 방향을 전환해줍니다. 손가락을 움직여서 뇌를 조정합니다.

2장은 ‘도대체 나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을까‘하는 자기비난에서 시작합니다.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내적, 외적으로 다양하게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 방황하는 마음, 과거에 대한 반추,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최면, 불확실성으로 마비 등의 장애물이 널려있습니다. 무서운 놈들이죠. 하나에 빠지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듭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 열 가지 중 9개는 자동 조종 모드에서 작동합니다. 내 몸의 90%는 자동생산 시스템이었습니다.

이것만 읽어도 다 알 것같은데 3장에서 ‘매일이 지치고 피곤한 이유‘를 다룹니다. 하지만 본문 내용은 브레인온을 할 수 있게 서바이버 모드에서 시커와 워리어를 통해 에너자이저로 가는 좋은 이야기입니다. 핵심은 뇌를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에너자이저 모드를 유지하려면‘ 바로 에너지에 집중합니다.

1 하이라이트 장면만 다시 본다. 즐거웠거나 변화를 만들었던 경험을 적어본다.
2 자신을 정말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본다. (앗,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는데 그냥 주변에 물어봅니다. 외부적인 모습을 보는 겁니다)
3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파악한다. 서바이버, 워리어, 시커 모드가 아닌 에너자이저 모드가 될 수 있는 일.
81-87p, 몰입은 웰빙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2부에서는 1부의 보완으로 가이드북을 제시합니다.

5장은 ‘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입니다. 제일 먼저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목표는 아무렇게나 잡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되어야 하고,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현실적이고 도전적이며 긍정적인 단어로 설정합니다.

6장은 ‘매일 맞딱뜨리는 장애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입니다. 장애물에 집중하고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에너자이저 상태를 유지합니다.

1. 성공적인 사고방식으로 시작하라. 부정적인 뉴스를 읽지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아침을 맞이해야 합니다.
2. 긍정적인 의도를 가져라. 나는 어떤 모습인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3. 어려운 일을 먼저 해결하라. 일과 시작 전에 오늘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의 목록을 만듭니다.
4. 휴식을 계획하라. 약간 물러나서 올바른 목표로 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5. 동기를 부여하라. 동료, 배우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잠시 음악을 들어본다.
6.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라. 지금 이순간 어떤 기분인가를 생각한다.
129-143p,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위한 여섯 가지 전략
하루 24시간에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순간 깨어있으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루를 살았는데도 ‘멈춰버린 뇌를 다시 작동시키는 법‘이 7장에 나옵니다. 자신에게 ‘알아차림‘의 질문을 던져보고, 호흡법, 훈련법, 명상 등 다양한 충전 방법이 나옵니다. 마지막에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보는 것도 유용합니다.

8장은 브레인 부스터, 뇌를 폭발시키는 방법이 나옵니다.
1. 성공을 위해 휴식하기. 항상 휴식과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2. 자주 움직이기. 30분에 한번 일어나라.
3. 타인과 연결되기. 연결되는 순간 뇌 속 신경 회로가 활성화된다.
4. 더 많이 놀기.
5. 재충전 시간 계획하기.
---
172-180p, 온디맨드 브레인 부스터
모두 11가지나 있습니다. 뇌를 사랑하는 11가지 방법입니다. 그만큼 신경쓰라는 겁니다.

3부 역시 가이드북인데 ‘팀을 위한‘ 내용입니다.

9장. 팀원의 뇌를 에너자이저 모드로 유지하는 비결 ; 팀원들을 위해 CAPTAIN, 영어 앞글자를 따서 7가지를 체크하고 6가지를 점검합니다. 팀과 같이 살아갑니다.
10장. 팀원들의 뇌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법 ; 팀원들과의 대화, 유연 근무, 업무 조절, 공감대 형성... 전지전능한 팀장이 나서야 합니다. (팀장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11장. 우리 팀을 진짜로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 조직 역시 매트릭스가 있습니다. 거래형 조직은 안됩니다. 지속 가능 조직과 고갈형 조직을 넘어서 ‘회복형 조직‘으로 나아갑니다.

‘뇌‘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에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길래 뒤에 참고문헌으로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하는 뇌, 대니얼 레비틴, 뇌는 두세 가지 이상을 처리할 수 없다.
강박에 빠진 뇌, 제프리 슈워츠, 뇌는 변화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
뇌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대니얼 에이멘
행복 뇌 접속, 릭 핸슨,
일하는 뇌, 데이비드 록, 전전두엽 피질을 이용하자.
일터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 샤론 잘츠버그, 욕망, 혐오, 피로, 초조, 의심의 다섯 가지 부정적인 감정.
주의력 연습, 아미시 자, 과거의 실수를 반복 재생하는 ‘파멸적 악순환‘이다.
끌어안음, 타라 브랙, 불안한 마음은 ‘무가치하다는 최면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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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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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박사 평전 석주명
한 생애를 날갯짓한 과학자, 조선의 나비를 품다
이병철 저자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07월 25일

인간의 한평생이라고 하면 최소 60년은 살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42년 (1908-1950) 인생에서 저서 17권, 논문 128편을 남기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석주명 나비학자의 평전입니다. 저도 나비와 관련된 전설로 내려오는 일을 기억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궁금했는데 이 책 한권으로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자네는 조선 사람 아닌가. 마땅히 남이 손대기 전에 자네 힘으로 조선 나비를 연구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내가 장담하지만 십 년만 죽어라고 하면 틀림없이 자네는 조선 나비에 관한 한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을 걸세. 자, 그런데도 주저할 텐가?
70p, 은사 오카지마 긴지 교수
이 10년 공부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후에 제자 김병철 교수도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간 하면 꼭 성공한다. 세월 속에 씨를 뿌려라. 그 씨는 쭉정이가 되어서는 안 되고 정성껏 가꿔야만 한다‘로 기억합니다.‘
더욱 멋진 이야기는 1936년 금강산에서 채집한 나비를 스승을 기려 ‘긴지부전나비‘라 이름짓습니다. 아름다운 사제 관계입니다. 스승은 가르치고, 제자는 기억합니다.

1938년 영국왕립 아시아학회의 조선산 나비 총목록을 만들어달라는 의뢰에 학교를 쉬고 넉달 동안 책 300여 권과 논문 193편을 읽고 39년 3월 원고를 탈고합니다. ‘조선산 접류 총목록 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넉달에 500권을 읽는다면 하루에 4권은 봐야합니다.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지요. 이 책에서 결정된 조산선 나비 255종이 지금까지도 인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1000종이 넘는 가짜 목록까지 실어 진짜 나비를 확정했다고 합니다.

나비 채집 회고담이 재미납니다.
계절만 맞춰 가면 우리나라의 고산 바니는 거의 다 잡을 수 있다 (북계수)
내가 그곳에 갔던 때는 1934년 8월8일이었고 하루 동안의 채집품은 5과 12종 53개체였다 (난도)
산은줄표범나비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도 잡지 못한 일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묘향산)
우연히 발견한 작은녹색부전나비 두 마리를 쓰고 있던 맥고모자로 기민하게 잡아넣덨다 (훗카이도)
131-138p,
하루에 53개체를 채취합니다. 그러니 한평생 몇십만마리를 수집할 수 있는거겠죠. 선생이 좀 더 살았더라면 전문서적과 수필을 같이 저술하여 전문가의 생생한 감동이 남아있을텐데 안타깝습니다. 망할 총가진 군인입니다.

선생의 연구에 변이곡선, 분류 지리학은 내용이 어렵습니다. 이해되는 부분은 한국 나비 우리말 이름 정리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나비 이름을 참 걸맞게 이름지었습니다. 굴뚝나비, 배추흰나비, 처녀나비, 모시, 표범, 풀흰나비, 줄흰나비, 유리창나비, 산제비나비, 지옥나비, 산지옥나비...

이른봄애호랑나비 ; 조춘아호早春兒虎라는 뜻으로 이른봄에 잠깐 나왔다 곧 없어지므로 열성적인 채집가가 아니면 잡기 힘들다. 몸이 작고 호랑이 무늬를 연상시킨다.
210p,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
조춘아호나비라고 했으면 멋이 없었겠지요. 이른봄애호랑나비라 기막힌 네이밍입니다.

뒷부분에 참고문헌, 연표, 저술목록도 정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부록 3으로 ‘나비 이름 유래기‘도 내용이 좋습니다. 1947년 저술을 지금 현대어로 정리했습니다. (본문의 신문기사는 당시의 글로 그대로 실었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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