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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자세 교정법 - 피아노 연주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모리 아사 지음, 나지윤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피아니스트 자세 교정법
피아노 연주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모리 아사 (지은이), 나지윤 (옮긴이) 현익출판 2025-07-31
피아노도 못치고 평상시 자세도 엉망인데 이 책을 잡았습니다. 워낙에 아무 것도 없으니 오히려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자세 교정에 알렉산더 테크닉은 유명해서 더 말할 것도 없고, 피아노치는 자세를 교정한다니 평상시 앉아있거나 독서를 하는 자세도 교정이 될 것같습니다.
모두 5장으로 알렉산더 테크닉의 소개, 사용하는 기술, 연습 자세, 연주에 적용, 자주 묻는 질문까지 깔끔하게 내용을 풀어갑니다.
1장. 피아니스트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알렉산더 테크닉의 기본을 소개합니다.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을 최소화하고, 신체 구조와 움직임의 조화를 통해 효율성 높고 건강한 연주 자세를 만들도록 돕는 신체 사용법입니다.
우리는 선입견으로 자연스러운 자세가 좋다고 생각하여 고집스럽게 자신의 자세를 고집하면 습관적인 자세만 나옵니다. 올바른 자세는 ‘음악의 명확한 이미지를 가진 상태에서, 신체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이루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결과로써 일어나는 것‘입니다. 올바른 자세는 정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긴장과 이완, 중력과 균형의 바람직한 배분 안에서 지속적으로 미세조정되는 움직이는 자체입니다.
2장. 무리 없이 몸을 사용하는 기술
기본 연습 4가지로 지각, 운동신경을 즐겨보라고 합니다.
1 운동신경과 지각신경의 기능을 체감해보기 ; 손에 책을 쥐어보고 느껴본다.
2 지각신경에 눈을 뜨기 ; 만지는 느낌에 집중한다.
3 지면의 지지력을 실감하기 ; 손바닥 위에 책을 올려가며 무게를 천천히 느껴본다, 3-5권 가량 한다.
4 머리 무게를 가늠해보기 ; 오래전에 병원에서 경험해봤는데 이게 바로 알렉산더 테크닉이었군요. 이정도의 무게를 지탱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40-53p,
동작을 생각하는 단어가 다릅니다. ~을 한다가 아니라 ~을 허용한다allow는 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똑바로 서야지‘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닥이 몸을 지탱하게 해주자‘고 생각합니다.
습관적인 동작과 움직임에 의식을 집중합니다.
“앉기와 일어나기” 같은 기본 움직임을 자각하며 몸의 무게중심을 느끼고,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을 해소합니다.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 어깨, 등, 목까지 신체 각 부분의 균형을 점검합니다. 기준은 편안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유연하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자세 교정은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죠. 몸의 감각을 깨우고 관찰하며, 신체 신호에 반응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3장은 표현력을 높이는 연습 자세인데 먼저 정신적인 안정을 줍니다. 피아노 연주는 표현의 수단일 뿐이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통해 머릿속에 들려오는 음악을 듣는다‘고 합니다. 자신이 쳐야 들리는 건데 ‘음을 귀담아들으라‘고 합니다. 서두에 말한 결과로 일어나는 일과 상통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가르침만 이야기하면 안되겠죠. 눕기 연습, 의자 연습, 피아노 앞에 앉기의 세세한 사항이 나옵니다. 이게 핵심이었습니다.
4장. 연주에 적용하기
피아노를 치면서 일어나는 집착과 실수에 대해 언급합니다. 큰소리를 내고 싶거나, 여린 소리를 조절하고 싶거나, 정확하게 연주하고 싶고, 안정적인 템포로 연주하고 싶을 때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설명해줍니다. 모든 경우에 적당한 연습이 제시됩니다. 굉장합니다. 간단한 자세 교정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의 모든 것과 피아노와의 만남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5장은 마무리로 ‘연주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입니다. 이미 4장에서 중요한 것들을 다 짚어주지 않았나 했지만 또다른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통증이 있을 때는 연습할 수 없을까 하는 질문에 ‘눕기 연습을 하면서 몸이 바닥에 지탱되고 있음을 자각하며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라‘고 합니다.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물으면 ‘무언가를 더하는 연습이 아니라 방해하는 요소를 덜어내는 연습‘을 해보라고 합니다. 몸이 편하고 손가락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기분좋은 경험들을 쌓아갑니다.
저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안녕, 드뷔시‘에서 의자의 높이를 조절하는 대목이 소설이니 그런거지 생각했었는데, ‘딱 맞는 의자의 위치와 높이를 찾는‘ 방법이 나옵니다. 이것도 연습하면 찾을 수 있는 거였습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보려고 애쓰지 말고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뒤통수까지 들어온다‘라고 의식하면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자. 손으로 뒤통수를 만져보면 의식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익숙해지면 같은 느낌으로 악보를 바라보라. 보는 방법을 바꾸면 악보를 예전보다 한결 빠르고 쉽게 읽게 된다.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도 눈이 편안해지고 시야가 넓어진다. 인파 속을 걸을 때도 눈이 더이상 답답하지 않다.
168-169p, 앞으로 쏠리는 자세를 고치고 싶어요.
뒤통수로 본다고 생각하니 시야가 진짜 넓어집니다. 대단한 비법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피아노 전문 연주자들만 읽을 내용이겠지 생각했는데, 역시 아닙니다. 누구나 올바른 자세를 연구하고 연습할 수 있는 기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당장 지금도 의자에 지탱하고 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바람직한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알렉산더 테크닉과 피아노 연주를 같이 연구한 모리 아사 선생의 비법을 전수받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