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콘티니가의 정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3
조르조 바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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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를 보고 원작을 꼭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다. 책장을 덮으면서 더 여운이 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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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콘티니가의 정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3
조르조 바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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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우연히 영화소개를 보다 알게 된 작품인데, 원작소설은 이탈리아 현대소설의 대부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조르조 바사니의 대표 걸작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1938년 반유대주의 인종법이 공표된 시기의 이탈리아 페라라를 배경으로, 홀로코스트의 비극이 시작되기 직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성장소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뜨거운 시절 짝사랑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로 무덤조차 찾을 수 없는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 핀치콘티니가의 사람들이 소설 초반부터 언급되고, 이 소설의 화자인 '나'의 회상으로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마무리된다.

3만평에 이르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유대인 대부호 가문인 핀치콘티니가는 화려하고 드넓은 대저택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어린 시절의 '나' 는 우연히 그 집의 담벼락 앞에서 그 가문의 딸인 미콜을 만나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왠지 근접할 수 없는 감정이 크게 작용해 미콜과의 만남은 짧게 끝나버린다.


그리고 10년 후 인종법 선포로 그들의 세계는 외부에 개방되면서, 그렇게 '나'는 그들의 세계로, 핀치콘티니가의 자녀인 알베르토와 미콜과 함께 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나'의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시간, 방황과 아픔도 공존했던 청춘의 시간에는 언제나 알베르토와 미콜이 함께 한다.






처음에는 다소 산만한 이야기 구성에 좀처럼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책을 읽기 전 어떤 분의 리뷰를 읽었었는데, 그 때는 그 리뷰에서 의미하는 바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직접 읽어보니 딱 그 심정이다. 나 역시 초반에는 힘들었는데, 다 읽고 나서 앞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처음에 모호하게 느껴졌던 내용들이 아주 명확히, 마음에 확 닿는 느낌이고, 몇 번씩 읽어야했던 문장들도 한번에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동안보다 오히려 책을 덮고 나서 더 여운이 남는다.


아픈 청춘의 추억은 지나고 나면 아름답게 회상되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는 왠지 쓸쓸하다. 어쩌면 소설 초반에서 이미 등장인물 가운데 나만 빼고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감정이 내재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두 번 읽으면 훨씬 더 좋을 고전작품이다.





#조르조바사니 #세계문학전집 #문학 #소설 #핀치콘티니가의정원 #네오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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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장례식에 초대받았다
헬렌 듀런트 지음, 황성연 옮김 / 서사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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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블로거 인디캣책곳간 서평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내가 좋아하는 영미 스릴러.

오늘 만나본 이 소설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영국 심리스릴러 대가의 작품인데,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발신인 불명의 한 통의 이메일에는 장례식에 초대해달라는 문구만 적혀있다.

무시할 수도 있는 이 초대장에 도나가 참석하게 된 이유는 고인이 자신에게 뭔가를 남겼다는 문구 하나 때문이다.

빚쟁이에 쫓겨 이름도 바꾸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도나에게 이 의문의 초대장은 의심스럽기 그지없지만 또한 물리치기 힘든 유혹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곳에 도착한 도나는 고인의 이름이 바로 자신의 이름이라는 사실과, 숨어 살아온 자신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도나는 그 곳에서 만난 고인의 상사 부부와 엮이게 되면서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게 되는데, 하우스 메이드의 그 부유한 저택과 부부를 연상케 한다.

이 부부는 둘 다 사이코같다. 여기에 딸과 주변인물들까지 한 몫 거드는데, 진짜 누가 진실된 인물인지, 아니 진실된 인물 자체는 있기나 한건지..친절했다가 급변하고, 감정도 들쑥날쑥..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이런 상사의 제안을 덥썩 물고, 하루가 멀다하고 느끼는 의혹과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단지 고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 집을 떠나지 않는 도나는 더 이해불가다.






독자인 내가 보기에는 모두가 다 거짓말쟁이같고, 빨리 그 집에서 나왔으면 좋겠는데 도나는 의외로 침착하다. 본인 말로는 과거에 산전수전 다 겪었기 때문에 자신을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처음 장례식장에서 기죽고 자신감 없던 태도에서 벗어나, 점점 당찬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상사인 맥스한테도 굽히지 않는 면모도 보여준다.


중반까지는 조금은 느리게, 의문투성이의 일이 계속 벌어지고, 이 장례식의 고인이 왜 도나의 이름을 썼는지에 대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결말로 치닫게 되는데 어라 2편이 나오려나? 결말이 그런 암시를 준다. 심리스릴러 좋아하는 독자가 즐겨 읽을 수 있는 스토리 !!


어휴 근데 돼지가 그렇게나 무서운 동물인줄 몰랐네..

맥스 부부의 딸이 아빠의 지시로 돌보고 있는 돼지가 살짝 공포스러운 장치적 역할을 하고 있어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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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걷는 이유 - 이부스키에서 왓카나이까지, 기억과 성찰의 2,600km
임병식 지음 / 디오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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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너무도 감명깊게 읽은 책이다.

일본의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최북단 와카나이까지, 아픈 역사의 흔적을 찾아 저자가 2년에 걸쳐 일궈낸 성과는 읽는 내내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그 어느 페이지 한 장조차 소홀히 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에 와 닿는 덕에, 문장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어내려가게 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단 하나다.

무조건적인 배타와 증오, 식민지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고로 일본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극우 세력과 우익정치에 물든 군국주의 일본 정부의 여전히 뻔뻔스런 태도에 분노가 치미는 한편, 이러한 정부를 상대로 자국의 잘못을 일깨우고 배상과 사과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기관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미이케 탄광과 이 곳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 그나마 이 곳은 다른 탄광과는 달리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는 공식 안내문과 함께 꾸준한 추모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자살특공대로도 유명한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은 조작된 애국심과 강요된 충성에 의해 죽음의 길에 들어선다.

편도 기름만 주유한 제로센 전투기의 명중률은 불과 11.6%, 내부에서 해치를 열 수 없게 설계된 가이텐 어뢰정이 격침에 성공한 배는 단 2척에 불과하다. 반면 전사자는 87명.. 10대~20대 중반 나이의 젊은이들의 무모한 죽음만 남은 결과이다.

그러나 해당 시는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원들이 남긴 유품 등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나서는 이해하지 못할 일을 벌였다.







1945년 마이즈루 앞바다에 수장된 조선인 강제 동원 노동자와 가족들 5,000~7,000명의 죽음에 대해 일본 정부는 그동안 자료가 없다며 줄곧 공개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후세 유진이라는 일본인 기자가 끈질긴 정보 공개 요청과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일본 시민단체의 진상규명 노력에 의해 결국 승선자 명단을 공개하고 침몰되었던 선체를 인양하게 된다.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후세 다쓰지라는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나 감명깊다.

그는 천황 폭살 혐의로 체포된 박 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세기의 재판에서 두 사람을 변론한 변호사로, 단순히 변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인 학살을 지적하고 신문에 조선독립운동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고, 박 열 사후에는 그에 관한 책을 냄으로써 박열이 역사에서 잊혀지지 않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조선을 수차례 방문해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활동도 펼친다.

일본 군국주의가 판을 치던 시대에 일본인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조선 독립을 지지했다는 사실은 실로 믿기 어렵다.





다다미 여덟 칸의 시골 학당에서 총리 5명, 장관급 이상 고위직만 무려 9명이 나온 쇼카손주쿠 학당을 통해 일본 우익 정치의 뿌리를 알게 된다.

그 외에도 너무도 가슴 아프고, 감명깊은 이야기도 정말 많이 담겨 있다.

일본의 아름답고 고즈넉한 장소들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감상도 빼놓지 않는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함께 하니 이러한 아름다움이 처연하게만 느껴진다.


저자는 친일과 반일의 대립된 감정, 쉽게 흥분하고 쉽게 분노하는 일본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만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음을..깊은 안목과 당당한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이라는 나라. 분명 배울 것도 많은 나라임에 분명하다.

일본에 대해 좀 더 중립적으로 보게 되고,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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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 스톤헨지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역사의 랜드마크로 남은 위대한 걸작들 테마로 읽는 역사
소피 콜린스 지음, 성소희 옮김, 임석재 감수 / 현대지성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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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인류문명을 대표하는 500가지 건축으로 만나보는 세계사.

400페이지가 넘는 페이지 안에는 무려 570장에 이르는 컬러 이미지의 건축물이 담겨 있다. 흔히 건축물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의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방대한 건축물의 종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스톤헨지, 기자의 피라미드, 콜로세움, 타지마할, 에펠탑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은 물론이거니와 바이킹 족장의 집, 오크멀지 흙 오두막, 초원의 집, 지유가쿠엔 여학교, 국제우주정거장 같은 곳도 소개되고 북한의 기정동 선전마을도 나온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이렇듯 유명장소 외에 역사적 장소, 예술가들의 장소, 때론 이런 곳이 어떤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곳도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봉정사 극락전, 경복궁 근정전 두 군데만 보이는데 일본이나 중국의 많은 곳이 소개되어진 것에 비교하면 아쉬운 맘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바로 전에 읽었던 일본관련 책에서도 느꼈지만, 장인을 우대하고 장인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전통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옛 것이 잘 보존되는 것에 비해, 부수고 새로 짓고 역사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재의 모습은 이 책을 보면서도 다시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1992년 중국 취저우의 룽유 석굴은 마을 주민이 연못에서 물을 빼려다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이후 35개의 인공동굴이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2천여 년 전 만들어진 석굴로 추정되는데 불 등의 사람의 흔적도, 무덤의 증거도, 도구나 유물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여서 현재 고고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한다. 지하궁전 아님 종교적 장소인가? 피난처 치고는 너무 화려한 것 같고...이 동굴의 용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탈리아의 파도바대학 해부학 강당은 해부학 강의를 위해 세계 최초로 지어진 강당이라고 한다.

인체해부가 크게 발전한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이 극장은 6층짜리 건물에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는데, 해부대가 가장 잘 보이는 좌석은 해부학 학생에게 배정되고, 일반인들도 입장료를 내고 관람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게나 높이,멀리서 해부대조차 잘 보일리 만무할텐데..망원경이라도 이용해서 관람했던걸까..


말리에 있는 젠네 대모스크라는 건축물도 이 책에서 처음 만나보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스크의 형상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꽤나 인상적이다. 진흙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매년 복원 축제를 통해 흙을 덧바르는 등의 보수공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벽마다 튀어나온 건 뭔가 싶었는데 바로 설명이 이어져서 궁금증이 해소됐다.






목차의 건축물 이름을 보고 골라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도 좋은데, 한 건축물에 대한 설명도 호기심을 유발할 정도에서 끝내고 있어 이 두꺼운 책을 소화하기에 부담감이 전혀 없다. 더 궁금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검색창을 두드리게 되는데 이런 확장독서의 시간은 정말 좋다. 책에 담긴 500가지 건축물 중에서 다른 독자들의 인상에 남는 건축물은 어떤 것들일지도 문득 궁금해진다.

두고두고 들여다보기 너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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