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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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적어도 1권은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만나는 것 같아 신난다. 그것도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

이번에 읽은 책은 조인계획. 

등단 4년차인 젊은 신인일 때, 그러니까 무려 30여년 전에 쓴 작품인데 신인 때부터 이미 일본추리소설계의 1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량이 돋보인다. 

 

제목의 조인이 처음에는 Join 으로 생각했었는데, 鳥人 즉, 이 소설의 주인공인 천재 스키점프 선수 니레이를 일컫는 단어이다. 

바로 이 천재선수가 합숙 도중 독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차례차례 수사망을 좁혀가고자 하지만, 알리바이를 가진 인물들도 있고, 사건발생으로 예측되는 시간대에 어떤 식으로 독살이 이루어졌는지를 조사하는 것 부터가 큰 난제이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것은, 소설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드러나게 되는데, 그렇다고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범인 자신은 완전범죄를 계획했기에 자신을 밀고한 자, 그리고 자신에게 편지를 쓴 자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범행을 알게 되었는지를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다. 마치 형사가 추리하는 것처럼 치밀하고 빈틈이 없다. 

 

범인의 살인동기를 추적해나가면서 스포츠 세계의 비도덕적인 수단과 행위를 접하게 되고, 이야기가 끝나는가 싶으면 또 다른 인물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된다. 피해자는 언제나 안됐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는 특히나 이 작품 속 피해자인 니레이 선수가 참 안된 마음이 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느 작품처럼 스피드, 가독성, 몰입성, 재미 이 모두가 충족되었던 재미난 추리소설이었다. 

 





 

 

 [ 현대문학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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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 - 길바닥을 떠나 철학의 숲에 도착하기까지
토머스 채터턴 윌리엄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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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뻔한 자기계발서인줄 알고 패스할 뻔했는데, 패스한 채로 이 책을 못 만났다면 너무 억울할 뻔했다.

표지와 제목만큼이나 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책 읽는 기쁨을 모르는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 문화비평가가 된 토머스 윌리엄스의 감동실화' !!

사실 세계적인 문화비평가로 유명한 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실화를 엄청 좋아라 하는 내가 놓칠 수 없는 책이었고, 이 한 권의 책으로 '토머스 체터턴 윌리엄스'라는 이름은 내 기억 속에 각인되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혼혈의 입장이 아닌, 자신은 흑인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성장해왔다. 

저자는 힙합, 싸움, 섹스, 무지를 배경으로, 거친 흑인친구들과 어울리지만, 집에서는 아버지의 지도하에 지적이고 수준높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지금의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이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인 인종차별이 매우 심했던 시대에 태어났던 아버지는 지식을 건져서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고 싶었지만, 모르는게 너무 많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지식을 얻기 위해 오로지 책만 파고들었다. 그렇게 해서 힘겹게 모은 책이 1만여 권 !! 그러나, 독서의 즐거움은 모른 채, 오로지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읽기만을 해왔던 아버지였다. 어찌됐든, 저자의 아버지는 정말 훌륭하고 위대하시다. 그 시대에 대놓고 차별을 받았던 흑인의 위치에서 엄청난 지식과 우러러볼만한 인성을 지니다니!! 몸가짐도 바르고, 언성 한번 높이지 않는 이 높은 지성을 가진 아버지가, 흑인친구들과 자꾸만 저속적이고 나쁜 길로만 빠져드는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그래도, 결국 아들은 아버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대학교에서 비록 1학년 한동안은 방황하고 고향에서 지냈던 그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점차 책과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서 어릴 때 그토록 자신에게 강조했던 아버지의 말씀들이 하나둘씩 머리 속에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성공해서 그토록 아버지가 바래왔던 지성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족의 믿음과 조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또한 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p.s : 저자의 서문에서도 살짝 언급되었고, 또 거친 흑인사회였던만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외로 욕설과 문란한 생활의 고백이 꽤 많다. 그만큼 그 시대 흑인들의 문화가 어땠는지를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 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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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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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에 무한한 기대감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블루홀식스 출판사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바로 이 '언더독스'를 꼽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을 받아보니, 인터넷상에서 봤던 이미지보다 훨씬 더 무게감이 있고, 얼핏 재난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표지가 굉장히 압도적이고 인상적이다.

겉표지도 좋지만, 속표지는 더욱 분위기 있다. 달이 표지 한가득 채웠다가 작게 뒤로 물러나는 겉과 속의 표지의 대조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표지는 바로 이 속표지가 아닐런지..

 

비자금 조성사건에 휘말려 억울하게 희생된 후 가진 것을 모두 잃고 관료직에서 쫓겨난 후, 증권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은 홍콩의 은행지하에 숨겨져 있는 국가기밀 자료를 빼오는 임무를 반강제적으로 맡고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밀스러운 계획 뒤에 여러 국가가 얽혀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자신의 팀마저도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쫓고 쫓기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목숨을 내놓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1996년 말 - 1997년 초의 중국반환을 앞둔 혼돈의 홍콩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한 편의 첩보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속도감, 몰입감이 대단하다.

읽으면서 일본작가가 썼다는 사실을 계속 잊게 되는데, 흔히 우리가 읽어온 일본 소설과는 분위기와 스케일 면에서 상당히 두드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도 하는데, 하드보일드 소설을 아주 선호하지는 않음에도 이번 소설이 그런 색깔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고 꽤나 잘 읽히는 걸 보면, 기존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도 또한 조금은 차별화된 느낌도 받았다. 

 

나는 이번 작품이 이 작가의 첫만남인데, 이 작품의 소개글이나 독자들의 리뷰에서 전작 << 머더스 >> 가 많이 언급되는 걸 보니, 그 소설도 우리나라에서 꽤나 인기였었나보다.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 블루홀식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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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연습 - 돌기민 장편소설
돌기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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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무무의 좌충우돌 지구 정착기 !!! 정도로 간단히 생각하고 읽은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 두께는 얇은데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15년동안 지구에서 살면서 인간의 틀에 맞는 보행을 연습하면서 악착같이 지구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식인 외계인의 생존일지인데, 이 생존 과정은 무무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도 힘겹고 외롭기까지 하다. 본능적인 생존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이 지구에 혼자 정착한 무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또한 정신적인 생존이다. 

 

남성과 여성의 몸으로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고, 3개의 다리를 인간의 모습에 맞추느라 1개의 다리를 꾸역꾸역 감추는 것도 고역이고 2개의 다리만으로 걷는 건 너무 힘들다.

데이트 어플로 만난 남성, 혹은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후 가차없이 먹어치우는데 성관계 묘사도 적나라하고, 특히 인간을 죽이고 먹는 과정이 정말 너무도 리얼해서 비위도 상하고, 구역질이 날 정도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고, 모모는 식인 외계인이니 단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모모가 외계인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올 때는 문법이 엉망이다. 처음에는 응? 왜 갑자기 이런 엉망진창인 문법으로 말하는걸까? 싶었는데 이런 대목이 뒤에도 자주 나오고 나서야 이 때는 모모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전에 이미 영미권에 판권이 수출되어서 2023년에 미국에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전체적으로 영어로 번역되기가 결코 쉽지 않은 문장들이라 이런 부분을 과연 어떻게 영어로 번역이 되어질지도 꽤나 궁금하다. 

아쉽게도 비록 나와는 다소 맞지 않는 소설이지만,  굉장히 독특하고, 파격적이면서도 주제가 뚜렷한 개성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아마 왠만한 공포소설이나 영화를 섭렵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 은행나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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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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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책 '월든'을 몇십년 만에 다시 읽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라는 이름이 다시금 내 마음속에 오롯이 들어왔다.

그래서 이번에 정여울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제목보다는 부제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이라는 단어에서 이 '월든'이라는 두 단어가 눈에 확 들어오면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여울 작가의 책은 아직까지 읽은 적이 없는데, 이름은 하도 많이 들어봤기에 작품 스타일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하던 참이었으니 이 역시 좋은 기회이다.

 

저자가 실제로 방문했던 소로의 고향 콩코드 지역과 월든 호수, 소로가 살았던 숲속은 너무도 평화롭고, 마치 소로가 그 곳에서 아직도 숨쉬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책으로 만나보는 내가 이 정도이니 실제로 가본 저자는 얼마나 더 감동적이었을까. 

이 책은 저자와 함께 소로의 인생관을 들여다보고, 월든이라는 장소를 탐닉하면서 우리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에세이이다. 마치 소로의 세계처럼..

 

앞부분에 소로의 일생에 관해 추려놓은 내용은 소로를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기 전에 소로를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소로의 월든 라이프 세계관과 더불어, 그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다른 인물들의 소개도 흥미롭다.

소로만큼이나 철저한 자연주의의 삶을 살았던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그러고 보니 이 부부에 관한 책도 너무 오래전에 읽었더랬다. 이 참에 또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 타샤의 정원 >> 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샤 튜더',  << 피터 래빗 >> 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이 작가도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까지.

 

간디, 마틴 루터 킹을 비롯해서 전 세계의 환경운동가, 노동운동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위인의 비석이 너무 작고 소박해서 순간 놀랐지만, 마지막까지 자연과 책과 글쓰기에만 전념했던 소로에게 참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아직 소로의 '월든'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도 저자와 함께 떠나는 '월든'을 만나보면, 어쩌면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아니면 어렵다고 생각했던 소로의 작품이 꽤나 쉽고 친근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까?

 



 

 

 [ 해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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