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클래식이라는 습관 - 어려운 클래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조현영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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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클래식을 참 좋아하는데 깊이는 없다.

라디오 방송으로도 찾아 들을 정도이지만, 문제는 곡명과 작곡가에는 거의 무지하다는 사실..
그런 나에게 있어 현대지성의 이번 신간은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KBS 클래식 FM이 선정한 <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 전곡이 수록되어 있고, 여기에 순위에는 없지만 저자가 꼭 소개하고 싶은 곡들을 추가해서 1월1일 ~12월31일까지 매일 한 곡씩을 소개하고 있다.
즉, 익숙한 곡이 무려 365곡이나 담겨 있다는 사실이, 이 책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다.
곡마다 QR 코드와 함께 순위도 적혀 있고, 곡에 담긴 사연, 작곡가 이야기 등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으로 소개되어 있어서 곡을 들으며 읽기에 너무 좋다. 부록에는 순위별 곡들과, 작곡가별로 다시 정리가 되어 있어 검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1월2일 곡으로,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 피가로의 결혼 >>중 3막 < 저녁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 이중창이 나와서 바로 이어폰 끼고 곡 감상에 빠져든다. 내 생일과 11월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는지 먼저 뒤적여보게 된다.

1위는 과연 어떤 곡일까도 찾아보았는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 이고, 궁금해서 바로 들어봤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훨씬 더 대중적인 곡이 선정될 줄 알았기에 좀 의외였지만, 이번 기회에 몇 번을 듣고 또 듣다보니 또 하나의 곡이 귀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174위에 오른 푸치니의 오페라 << 잔니 스키키 >> 중 <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 아리아를 듣는 동안에는 몇달 전 봤던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 마리아 ' 영화가 떠오른다.





아니..그런데 오펜바흐의 << 호프만의 이야기 > > 에 나오는 뱃노래 는 왜 ! 왜 ! 없단 말인가...영화 ' 인생은 아름다워 ' 에도 나와서 당연히 수록되었을 줄 알았는데...나만 좋아하는 곡인가..너무 아쉬워서 일부러 찾아 들었다.

클래식은 절대 오래되고 고루하고 지루한 음악이 아니라고, 지금 여기 살아 숨쉬는 음악이라는 저자의 말에 큰 공감을 한다.
주옥같은 곡들을 한껏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이 서평을 쓰는 동안에도 책에 수록된 곡들을 다시 들어보고 있는데, 이 책에 담긴 곡들만 반복적으로 들어도 왠만큼 유명한 곡들은 다 듣게 되는 셈이다. 클래식에 쉽게 다가가기 위한 책으로, 또한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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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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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선 군함의 살인 >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된 톰캣 출판사의 두 번째 신간을 만나보았다.
제목은 굉장히 오싹한데, 표지는 뭔가 살짝 귀여운 느낌도 나서 이 책이 제목만큼 잔인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가 '트릭의 마스터'라 칭할 정도로 그 세계에서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인데, 1950년대에 씌여졌음에도 그러한 시대적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본격추리소설이다.
물론, 소설에서 이용되는 추리기법은 아무래도 아날로그 방식일 수 밖에 없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부분조차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스토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팔천만엔을 횡령한 후 연인과 동반자살 시도 후 죽음을 맞이한 두 남녀의 이야기가 중심에 선다.
그 남자가 마지막을 맞이했던 4호실에 입원하게 된 주인공 쓰노다는, 자신의 병실에서 유령이 나타나고 이전 환자도 유령을 본 후 자살했다는 소문을 들은 후 그 유령의 정체와 병실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오랜 친구인 이시게 경감의 힘을 빌리게 되는데, 당뇨병을 앓고 입원해 있는 쓰노다는 작가로서의 경험과 상상력을 동원해 안락의자 탐정의 역할을 하고,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며 진상을 밝히는 일은 이시게가 맡는다.
이 과정에서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일은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피해자도 생기고 신변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스피드도 빠르게 진행되고,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는 유쾌한데 유치하지 않다. 이 점이 특히 좋았고, 주인공의 주변인물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조사하면 할수록 새로운 인물이 튀어나오는데 이들이 어떻게 연결지어져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연결성을 추리하는 과정도 재미난데, 물론 뒤로 갈수록 인물들의 관계도가 점점 복잡해지고, 특히나 아야코, 도미코, 야스코, 기요코, 미네코 등 비슷한 이름이 너무 헷갈린다. 이시게가 조사해서 정리한 내용과 등장한 여자들의 현황표, 관계도가 나에게는 엄청 도움이 되었다.

작가 자신이 당뇨병을 심하게 앓았고 이 부분을 바로 주인공 쓰노다에게 적용시킨 점도 흥미로운데, 이 부분은 뒷편에 실린 저자 후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본의 본격추리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도 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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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이야기 - 생물학적 기능에서 사회적 상징까지 목에 대한 모든 것
켄트 던랩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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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를 다룬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인체 가운데 '목'에 대해서라니...갑자기 목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한편, 내 평생 이렇게 며칠 내내 목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었나 싶다. 괜시리 목을 돌려보기도 하고, 주물러보기도 하고, 끄덕여보기도 하고 별의별 행동을 다 해본다.

이 책은 해부학이나 생리학 같은 과학적 접근을 기본으로, 역사와 문화적 해석에 이어 다양한 동물들의 목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어서, 제목 그대로 '목'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고 있다.
새롭고 신기한 내용들이 참 많이 담겨 있지만 그 많은 내용들 중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추려 본다면, 먼저 음식과 공기의 통로가 목에서 교차한다는 사실이다. 이 당연하고도 단순한 사실이 뭐가 신기해?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도 당연해서 지금까지는 간과헸던 것 같다.
그리고 0.1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열리고 닫히는 '후두덮개' 의 동작을 통해, 음식은 식도로, 공기는 기관으로 보낸다는 사실도, 매년 미국인의 사고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것이 질식사라는 사실도, 그만큼 이 후두덮개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이번에 첨 알게 되었다.






관절염, 종양과 같은 일부 목뼈 질환과 비교했을 때, 그 어떤 의사도 완벽하게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목의 만성통증이라고 한다. 오히려 환자에게 아픈 부위를 물어보는 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질문은 법정이나 보험 회사에서 엄청난 금액을 좌지우지한다고 한다.

진화를 거쳐 인간은 머리를 중립적 위치에 두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개성도 표정도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무표정이고 중립적인 얼굴을 담은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증명사진을 인간은 좋아하지 않는데, 다행히도 인간은 다양한 포즈를 취할 수 있고 이것도 다 우리의 목 관절 주변의 근육 덕분이다.
줄곧 표정을 담은 머리에만 신경을 쓰기만 했지, 정작 이 자세를 잡아주는 목에 대해서는 그 존재조차 잊고 살아온 것 같다.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하며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부처라는 사실 !!!! )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마거릿 대처의 이야기도 꽤나 흥미롭다.
사람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저음의 리더를 더 자신있고 권위 있다고 느끼는데 그 한 예로, 마거릿 대처는 정치계 입문 초기에는 그녀의 고음에 대해
" 가볍고 무게감이 없다' 는 평을 받았다. 그 후 영국 배우인 로렌스 올리비에의 소개로 영국 국립극장 발성 코치에게 훈련을 받은 결과 '철의 여인' 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중간 저음의 음색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꼭 이런 정치,사업 분야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동물의 목 이야기도 재밌는데, 목하면 가장 대표되는 기린에서부터 뻣뻣한 몸통으로 인해 270도까지 돌아가는 목을 가진 올빼미, 목으로 통하는 성적 매력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동물의 예, 생존 전략에서 중요한 사자의 갈기, 기린의 목싸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덜 관심을 받는 목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의 목소리, 나의 표정과 몸짓, 나의 호흡 등 모든 것이 이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목에 의해서라는 사실. 얼굴에는 온갖 크림, 썬크림을 듬뿍듬뿍 발라주면서 목에는 참으로 소홀히 해 온 것이 미안하기만 하다.
우리 모두 목을 좀 더 소중히 할 필요가 있겠다. 의미있는 인문교양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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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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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생소한 책인데, 요코야마 히데오 소설이라는 사실에 왠지 기대감을 안게 된다.

그런데 처음 몇 장을 읽어내려가면서는, 기존 작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원체 좋아해서,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건축이라는 소재가 전체적인 스토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데, 건축과 건축가의 삶도 흥미롭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독일건축가 브루노 타우트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에 대한 사실적인 이야기가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이런 잔잔함이 결코 지루하지 않게끔 미스터리적 요소로 적당히 긴장하게끔 만들고, '따스한 미스터리' '감동' 이런 요소가 들어간 소설은 아주 좋아하진 않는데, 이 소설은 띠지에 씌여진 '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 라는 문구가 너무도 잘 어울리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이런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주인공인 아오세가 건축한 Y주택은 유명 건축잡지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고, 어느 날 요시노라는 건축주로부터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이혼 후 딸과도 정해진 시간에만 만날 수 있고, 건축에 대한 열정도 목표도 상실한 채 동창이 운영하는 작은 건축사무소에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있어서 요시노의 이러한 건축 의뢰는 지금까지 상실했던 가정과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걸고 싶은 그런 대상이 되면서, 열과 성을 다해 Y주택을 완공하게 된다.

그러나 그 후, 그 집에 당연히 살거라 믿었던 요시노와 그의 가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집에는 한번도 사람이 산 흔적이 없는 버려진 집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된다.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집이 완성된 날에는 너무도 행복해 하던 요시노 부부는 왜 그 집에 한번도 머물지 않고 사라져 버린 것인지..그의 뒤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 날 방문했던 부부도 실제로는 부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까지 들게 되고, 자신처럼 요시노의 뒤를 캐는 또 한명의 정체불명의 남자는 또 누구이고.. 과연 요시노라는 인물의 정체는 무엇인지..


이러한 궁금증들이 책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한편, 조연으로 반짝 출연할 것처럼 보였던 건축사무소 사장인 동창에 대한 이야기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결말 부분으로 치닫게 되면서는 가정애도 느끼게 되는..묘한 매력의 소설이다. 

글을 참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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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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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은 본격추리보다 이번 작품과 같은 사회파 추리소설을 더 좋아한다.
이렇게 재미난 책을 이제서야 읽다니..이번 책도 역시 책장에서 잠자던 책 중 하나인데, 평소 관심있는 소년법을 소재로 하고 있어 더 관심있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20년 전 9살 여자아이가 납치당한 후,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두 눈알은 부모에게 택배로 보내지는 경악스런 사건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이 사건의 범인은 14살의 소년이고 딱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소년법 !!!! 이 소년 역시 이 법의 혜택으로 의료소년원 보호조치 판결을 받아 3년 있다 풀려난다.

이 끔찍한 사건은 20년이 지난 후 그 당시 가해자 소년(이 소설에서는 소년 A 라 칭한다)이 범행과정을 담은 영상이 다크웹에 올라오면서 다시금 경찰 내부를 들썩이게 만든다.
이 영상이 어디서 유출됐는지를 찾는 과정과 또 한편에서는 인터넷 자경단이 가하는 사적제재,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과정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큰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법의 처벌이 약하거나 그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처벌이 이루어질 경우, 과연 법을 대신해 사적제재를 가하는 행위가 옳은 것일까..
그로 인해 갱생해서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다시금 세상에서 매장시키는 행위는 과연 옳은 걸까..
피해자의 가족이 법의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사적인 복수를 하는 이야기는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고 현실에서도 벌어지곤 하는데 내가 과연 피해자 가족이라면 어떠할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에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는 것도 같지만, 그럼에도 소년법에 대한 의견은 변함없다.
소년법 반대 !! 그리고 심신미약제도도 반대 !! 초범 집행유예 반대 !!!! 법은 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작가의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전개에 끊임없이 뒤바뀌는 상황에 마지막 마무리까지 !!
'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 인만큼 믿고 읽어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이 2022년에 국내에 출간되었는데 그 후 다른 책은 나온 게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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