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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불멸의 사랑 -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에디트 피아프까지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을 통해본 감정의 문화사
디트마르 그리저 지음, 이수영 옮김 / 푸르메 / 2011년 2월
평점 :
예술가들의 삶은 대부분 평범 그 자체를 거부하는 듯 하다. 그들의 사랑 또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너무도 독특하고 어떻게 보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사랑도 많은데 그들은 삶의 모든 부분에 열정을 쏟아붓는 듯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8명의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
사랑 이야기는 어떤 종류의 이야기를 들어도 흥미롭지만 특히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웬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프란츠 카프카, 모딜리아니, 에디트 피아프, 바그너. 에드거 엘런 포, 렘브간트 같이 잘 알려진 인물들서부터 요제프 로트, 오제프 바인헤버 등과 같이 낯선 인물들에 대한 사랑이야기까지..그들의 사랑은 한결같이 나이와 현실을 초월한 사랑이다. 현실을 초월했다는 것은 아주 이상적인 사랑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랑일테지만 어찌 됐든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모딜리아니와 잔의 사랑은 읽을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프다. 그토록 곱게 자라고 예쁜 잔이 모딜리아니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아주 짧은 시간 행복을 느끼고 그 외의 대부분은 마약과 술에 찌든 모딜리아니의 곁을 지켜야 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 지 채 3년도 안 돼 모딜리아니는 세상을 떠나고 바로 그 다음날 잔은 임신한 상태에서 아파트 5층에서 투신자살해 모딜리아니의 뒤를 따랐다. 끊임없는 모딜리아니의 여성편력에도 변하지 않은 잔의 사랑..이런 사랑의 내막을 알아서일까 ..모딜리아니의 그림속에 자주 등장하는 잔의 모습은 웬지 슬퍼보인다.
모차르트이야기는 많이 읽어 봤어도 모차르트가 죽은 후의 그의 부인의 사랑이야기는 처음이라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새로웠다. 무엇보다 그녀와 결혼 후 전 남편인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는 고사하고 오히려 그를 기리는 모든 활동에 대해 그녀보다 더 열심히 도맡아 하는 남편 니콜라우스 폰 니센의 사랑은 참 바람직하게 느껴진다. 모차르트에 대한 숭배와 사랑의 감정이 이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었던 듯 싶다.
72세에 17세의 소녀와 사랑에 빠진 괴테, 사랑하는 아내를 두번이나 여위어야 했던 불행한 렘브란트의 사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성애,
특히 46세에 20세나 어린 남자와 결혼한 에디트 피아프는 결혼 후 1년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세간에서는 그녀의 남편에 대해 돈을 노린 결혼이라고도 한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죽을 때까지 어린 남편의 노래실력을 키워주고 사랑의 감정을 지닐 수 있었던 피아프는 그래도 행복했을 꺼라 생각한다.
20~30살. 많게는 50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한 사랑은 도대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감정일까..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카리스마와 예술혼이 여자들로 하여금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걸까..그래도
그런 느낌을 받고 사랑에 빠지게 되고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예술가들 곁을 지키는 그녀들도 웬지 남달라 보인다. 나는 평범해서 이런 사랑이 절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책으로 읽는 동안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