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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 죽어라 결심과 후회만 반복하는 그럼에도 한 발 한 발 내딛어 보려는 소심하고 서툰 청춘들에게
김선경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11월
평점 :
여자에게 있어서 30대는 육아로 인해 나를 돌아볼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가장 분주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접하면서 내가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은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지만 서른이라는 나이 자체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회사생활하랴 아이 키우랴 그냥 하루하루 너무 바빴던 기억밖에..물론 아이를 키우면서의 그 행복은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내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나 자신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 다가올 나의 시간들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조금 식상하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문장하나하나에 공감이 가고 자신의 실패와 치부도 솔직히 드러내고 인정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쿨하면서 보기 좋았다.
인간관계가 넓지 않다고 인생을 잘못 사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은 나에게 무한한 격려의 메세지이다. 학교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전화번호에 저장된 사람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회사생활 15년동안 새롭게 만난 사람도 그렇게 많지가 않다. 때로는 대인관계가 너무 좁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 많은 사람을 알고 그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게 참 피곤하다. 그냥 손으로 꼽을 정도의 지인들의 만남만으로도 시간이 넘 부족한걸..
그러나 내 번호에 저장된 사람은 몇년만에 만나도 너무 반갑고 마치 어제 만난 사람같다. 저자의 말에 위안을 받는다.
학교 다닐 떄가 가장 좋았다는 말은 내가 학창시절때도 들었던 기억이 나지만 솔직히 이런 말은 지나고 나서야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내 아이에게 아무리 이런 말을 해도 지금은 전혀 이해를 못할 듯..때론 정말 시간이 지나야지만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저자 말마따나 나이가 들면서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전전긍긍하고..거절당할까 소심해지고..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 자신에게도 쿨해지고 상대방에게도 너그러워진다. 나이가 들면서 가질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라고 해야할까..
포기해서 좋은 일 가운데 설거지가 들어있다. 사실 나는 집안일과 요리는 아직까지 서툴다. 다행히 그런 나에게 뭐라 하지 않는 남편덕분에 맘편하게 지금까지 지내곤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설겆이, 대청소, 이런 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은 행복뿐이라고 말한다. 절대동감~
오늘 하루 나의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나의 오늘이 행복한게 가장 즐거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엄마를 보면서 너는 아직 젋쟎니..라고 말씀하시고 엄마는 나에게 너 나이에 예쁘게 꾸미고 하고 싶은 건 다 해야지..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나의 아들에게?? )
10년후 지금의 나의 나이를 뒤돌아보면 지금의 나이가 정말로 젋게 느껴지고 뭐든지 시작할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너무도 바쁘게 지내다보니 내 자신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던 사람에게, 지금의 내가 한없이 초라해보이고 사는게 재미없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