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동해안의 작은 마을에 반해 집을 짓고 정착해 살고 있는 저자의 몸과 마음이 이제 또 슬슬 떠나자고 말한다, 이번엔 어디로 갈까..주변에서 추천해주는 여행지 중 딱히 끌릴만한 데는 없고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여행을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던 곳으로 자신의 여행의 폭을 넓히는 것..그곳이 바로 핀란드이다. 저자가 정한 루트는 핀란드를 최종 종착지로 정하고 시작은 터키에서~불가리아. 루마니아.폴란드...순이다. 평소 잘 접해보지 못한 나라만 골라가니 읽는 나로써는 아주 신나기만 하다. 요즘 심심치 않게 핀란드라는 나라가 내 눈에 들어온다. 관심이 가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인지 아니면 요즘따라 핀란드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와서 눈에 띄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만 해도 핀란드를 접한게 몇번은 되는 것 같다. 평소 다른 남자들로부터 무한한 관심과 대접을 받는 것이 그다지 일상화 되어 있지 않은 한국여성에게 터키는 그야말로 유혹이 가득하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그렇게 예쁘다고 치켜세워주고 친절 그 자체인 터키의 남자들은 열정적이고 쉽게 사랑고백하는 이탈리아 남자들만큼이나 위험(?)한 존재들인듯 싶다 ^^ 그래도 나도 그런 관심과 대접 한번 받아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 저자가 루마니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경험은 많은 여행자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새벽 두시에 무작정 도착한 루마니아. 관광안내소는 커녕 거리에는 사람한명도 없고 대합실에는 부랑자들만 눈에 띄고..말도 안통하고 숙소도 정해놓은 곳이 없이..결과론적으로 아무일도 없어서 다행이지만 이런 경우는 참 위험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핀란드로 가기 위해 거친 다른 나라들도 좋았지만 역시 저자의 종착지인 핀란드에 대한 부분이 가장 좋았다. 핀란드에 대한 책을 보고 숲속 사우나와 오두막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접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오두막에서 머문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덩달아 그 숲 속 오두막에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 운치있는걸... 핀란드 사람들(약어로 핀)은 외모부터 다소 차갑고 말도 없을 것 같고 조용조용한 이미지인데 젊은이들은 무척 친절하고 외국인에 대해 적극적이고 특히 젊은 남자들의 외모가 근사하다는 말이 무척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이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들 외에 감성에세이라고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저자가 말한 여행의 의미. 처음 가졌던 호기심과 불안, 흥분과 떨림이 어느 순간 사그라져버리고 주변의 모든 이국적인 생활이 일상으로 느껴질 때 슬슬 그 곳을 떠나야 함을 느낀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에서 두달을 살았는데 딱 그런 기분이었다. 물론 여행으로 간 건 아니었지만 그 생활 이후로 일본은 더이상 나에게는 외국의 느낌은 들지가 않는다. 그냥 언제 가도 편한 곳 정도의 느낌... 저자는, 20대 때 해외여행 다닐 때는 몸을 혹사해가면서까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걷고 숙소나 음식도 가능한 저렴한 쪽으로 찾곤 했었는데 이제 30대가 되니 그런 여행패턴이 조금씩 바뀐다고 한다. 일단, 방해받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화장실과 샤워시설., 그리고 맛있는 저녁식사. 배낭여행에 있어서 이정도의 조건이라면 사치??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공감하는 바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니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조금 여유있고 여행지에서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여행이 좋아지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유용한 가이드북, 맛집 정보 등이 때로는 더 넒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도 동감. 물론 맛이나 안전면에서 완벽하게 보장하는 거야말로 여행자에게 필수이긴 하지만, 가끔은 그런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 내가 직접 찾아내고 경험한 정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 뭐 일단 떠나야 이런 경험도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머리속으로 상상공상 다 해봐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손에 잡힌 책이었는데 날씨 탓인지 책의 몰입도가 대단하다. 그런데 책장을 덮을 때에서야 이 몰입도가 단순히 날씨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 속에는 단순히 한 가족의 불행한 가족사가 아닌, 우리나라의 비극적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초반 읽어 내려갈 때만 해도 이 책의 분위기를 파악하진 못했던 것 같다, ) 큰아들 태순이와 막내아들 동익사이의 눈에 드러나는 대립과 그 사이에서 막내동생에게 지극정성인 딸 세연. 또한 그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부모로써 당당하지 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들이 이렇게까지 증오를 하게 된 걸까..궁금하기만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열일곱의 점례이다.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힘없는 나라로 인해 어떻게 한순간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는지.. 그 후로 50살이 될때까지 얼마나 한맺힌 인생을 살아왔는지 읽는 내내 내 마음이 답답해지고 이도저도 못하는 점례의 입장이 한없이 가엽게만 느껴진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우리나라의 가장 힘들고 혼란스러웠던 일제말기~한국전쟁 이라는 사실만 봐도 여자로써의 점례(특히 눈에 띄게 어여쁘고 젋디 젊은 나이)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래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점례의 인생은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고 한없이 꼬이기만 한다. 부모의 목숨을 위해 일본순사의 첩으로 들어가게 되는 점례. 그 때부터 점례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을 위해 희생하고 참는 인생이 되어간다. 일본으로부터 독립되고 일본남편은 아들과 점례를 남겨두고 일본으로 도망가 버리고, 이모의 계획으로 자신의 처지를 숨기고 죄책감과 갈등끝에 제대로 맞이하게 되는 첫 남편. 그 짦은 3년이라는 세월이 점례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다. 그리고 그 때 나은 딸 세연이도 훗날 점례에게 없어서는 안 될 큰 힘과 위안이 되어주고.. 그러나 하늘은 점례의 행복을 오래 허락해주지는 않는다. 순하고 자상하던 남편이 인민군 부위원장으로 활약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국군의 점령으로 남편은 점례의 곁을 떠나게 되고 점례는 또다시 홀로 남겨지게 된다. 남편과의 갑작스런 이별의 슬픔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인민군의 아내로써 취조를 받게 되는 점례는, 미군의 도움으로 취조에서 해방되게 되고 일자리까지 얻게 되지만 또다시 그녀에게 의도치 않은 불행이 닥치게 되고 미군과의 사이에서 막내아들을 낳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당시 미군들이 의례 그렇듯이 그도 어떤 연락도 없이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한 아버지의 자식을 홀로 키우기도 힘든 마당에 배다른 3명의 자식을 홀로 키워야 하는 점례라는 여인의 한많은 인생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누구에게 이 억울함을 호소해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말년에는 자식들의 효도를 받으며 그 동안의 불행을 보답받는 사람도 많을텐데 점례는 그러지도 못한다. 그 당시에 점례와 같은 인생을 살았던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구태여 어렵게 표현해내지 않아도 이렇게 점례의 인생만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처했던 시대적 상황이 아주 절절히 느껴진다. 6.25를 잘 모르는 요즘 젊은 학생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적어도 우리의 부모세대 혹은 그 윗세대가 어떠한 불행한 시대를 겪으셨는지, 교과서적인 설명과 틀에 박힌 내용을 백번 접하는 것보다 이런 소설 한권 읽는 것이 그 효과는 매우 크리라 생각된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동물원을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냥 동물원이라는 주제가 재미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맷 데이먼 주연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에 먼저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는 이 발상 자체가 정말이지 실현가능성은 ' 0 '로 보이고 이 대책없는 가족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다. 사멸위기에 놓인 동물원을 매입하기 위해 부모님이 평생을 모으신 돈은 물론이고 전 재산과 온갖 종류의 대출을 끌어다 쓰는 일에, 가족 중 한명도 아니고 어머니와 형제 등 온 가족이 매달린다는 사실은 너무도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같아 보였다. 한편으로는 인생이라는 것이,계획된 대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전혀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동물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는 일반인이 거의 문닫기 일보직전인 동물원을 사들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몇번에 걸친 연기끝에 마침내 개장을 하게 되고, BBC 방송을 통해 런던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원으로 우뚝 자리매김하게 되는 과정은 정말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단순히 그 과정만을 보여주는 거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 벤은 동물원의 구석구석을 보수하고 동물원 개장에 필요한 모든 절차 등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절대 접해볼 수 없는 동물원 내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아주 재밌게 들려준다. 세상에나..위험하기 짝이 없는 재규어나 호랑이를 운반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보호망도 없이, 단지 마취만 시킨 상태에서 담요에 실어서 나르는 장면은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런 무식하고도 단순한 방법을 사용한단 말이야?? 마취제에 문제가 있어서 깨어나면 어쩌려구..실제로 이들에게 우려했던 그런 사건이 터지기도 한다. 동물원 내의 맹수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24시간 경계를 늦출 수 없고 각 동물들의 특징을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 온갖 예방접종, 시설완비에 동물원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이익산출을 위한 서비스사업 등 하나의 동물원이 운영되는데 있어서 이토록 많은 일들이 필요할 줄이야. 기대한 것 이상의 감동과 슬픔이 한데 어우러진 책 '동물원을 샀어요'..12월 영화로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앞으로 동물원을 가게 되면 단순히 동물들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벤이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듯 싶다.
견자단의 엽문을 본 사람이라면 이번 정무문도 상당한 기대를 안고 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 또한 견자단이라는 이름만 보고 또 한번의 멋진 무술 액션을 기대하는 맘이 상당하다. 이번 정무문 역시 중국 영화의 상당부분이 그러하듯, 일제침략기의 암울했던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단순히 암울하고 슬픈 분위기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 저항의 내면이 잘 드러나곤 한다. 견자단의 무술은 언제 봐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너무 좋다. 역시 그의 무술은 삼국지 영화에서 보여준 것보다는 현대무술이 더 멋진 듯.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의 견자단의 외모는 사실 그다지 멋지진 않다. 콧수염도 조금 어색하고 촌스런 머리도 그렇고..(엽문때는 참 멋있었는데..) 게다가 중간에 일본군에 맞서 상하이 밤거리를 누비며 활약하는 천산흑협의 복장은 그린호넷의 히어로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뭐 어떻든지 간에 영화는 재밌다. 처음 전쟁터에서의 밧줄을 타고 적의 진영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몇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다. 처음부터 파방~터지는 견자단의 액션은 마지막까지 지칠 줄 모르는데 그 궁금했던 100 :1 의 장면을 보면서 아하~저렇게 싸우면 100:1이 가능한거구나..싶으면서도 에이 영화니까 그렇지 실제로 100대 1의 전설은 ..좀 과장된 건 아닐까..아무리 무술이 뛰어나다고 해도 아이를 상대로 한 것도 아니고 상대방도 상당한 무술력을 겸비한 상태에서 어떻게 100: 1 이 가능할까..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그 점이 궁금하다. 마지막 일본대장과의 1:1 승부 가장 숨막히고 기대되었던 장면. 엽문과 비슷한 장면이면서도 또다시 흥분되는 그 장면..좀 더 길게 가져가줬음 좋았을텐데... 나는 견자단의 액션을 무한정 보고 싶은 맘 뿐이라는 것. 액션을 보느라 내용 자체는 그렇게 신경을 쓰질 않아서 내용이 아주 짜임새 있는지 스토리가 탄탄한지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는 꽤 재밌었다는 결론이다. 정무문을 얘기하면 흔히들 예전 이소령의 정무문을 얘기하곤 하는데 그 영화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이번 견자단의 정무문을 보고 나니 이소령의 정무문(평점이 10점대에 가까운)이 너무 궁금해진다.
우리나라는 유독 엄마를 소재로 하는 영화가 많은 것 같다. 보지 않아도 내용은 거의 비슷할 것 같고 식상한 느낌이 들 것도 같은 소재의 영화. 약간은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매번 상영될 때마다 이상하게도 또 보게 되는 영화가 또한 엄마나 모성애를 소재로 하는 영화인 것 같다. 이번 마마라는 영화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이번에는 정말 그다지 끌리지 않았기에 볼 생각도 아예 안했다. 그런데 속속 올라오는 리뷰를 보니 또 궁금해진다. ㅜㅠ 결국 보게 되었다. 이런 감동영화 좋아하는 아들과 같이~. 엄마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주기 위해 ㅋㅋ~ 이 영화에서는 3쌍이 주인공이다. 야쿠르트 배달을 하며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혼자 억척같이 키우면서 함께 할 세계여행의 꿈을 키워나가는 엄마와 아들. 아빠도 없는 상태에서 몸까지 온전치 못한 아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하늘 그 자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소프라노 교수님과 그런 엄마의 기사노릇이며 의상운반이며 뒤치닥거리를 하는 딸. 자신의 위치와 성공이 최우선인 장교수에게 있어서 딸이라는 존재는 과연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여느 모녀간에서 느낄 수 끈끈한 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홀로 남은 엄마에게 조폭생활을 감추고 영어교사라고 속이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아들. 딸 못지 않게 사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신경쓰는 멋진 아들이다. 솔직히 나는 영화보기 전까지는 유해진의 등장이 조금 지겹다~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이 모자지간이 가장 감동적이다. 다 큰 아들이 그렇게 애교까지 부리며 엄마의 온갖 투정을 다 받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부럽기만 하다. 행복한 모자. 영화는 이렇게 3쌍의 모자.모녀 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생각처럼 눈물 쏙 뽑는 대감동같은 걸 느끼진 못했지만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야기들이다 보니 지루하진 않았다. 모두가 해피엔딩이어서 좋았고.~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엄마라는 존재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존재이고, 그런 모성애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