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주인공 앙투안은 왜 바보가 되려고 하는걸까.,그리고 어떻게 바보가 되었을까.. 스물 다섯의 똑똑한 청년 앙투안. 직업은 시간강사지만 여러 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명석한 두뇌를 소유한 인물이다. 요즘 같은 현대사회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스펙을 소유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그러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가 않다. 지성과 꼼꼼함은 사회생활에서 방해만 되고 모든 것을 따지고 분석하는 성격은 우울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앙투안은 결심하게 된다. 바보로 살아가기로.. 앙투안이 말하는 바보로 살아간다는 것은 지성이 아닌 감각과 본능에 맡기고 현실을 따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물론 독서왕 앙투안이지만 독서는 그만. 한마디로 단순하게 사고하고 눈앞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다른 방향도 생각해본다. 첫번째는 알코올중독자 되기. 그러나 맥주 반잔에도 기절해버리는 특이한 체질로 그 방법은 실패로 끝나고. 두번째 생각해낸 자살하기도 자살강의를 접하고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어 마지막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바보되기'인 것이다. 그러나 보통사람보다도 뛰어난 두뇌와 지성을 가진 앙투안이 과연 제대로 바보가 될 수는 있을까..그리고 그렇게 바보가 되는 것에 성공한다고 해도 과연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앙투안은 행복할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때쯤 친구의 도움으로 증권사에 취직하게 되고 운이 좋은 건지 바보가 되기 이전의 똑똑한 앙투안의 본모습이 잠시 힘을 발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곳에서 대박이 나서 떼돈을 벌게 된다. 그 때부터 앙투안의 생활은 사치.호화, 방탕 그 자체가 되어 버린다. 그러한 생활은 앙투안이 바라던 삶의 모습일까. 바보가 되어 단순한 삶을 살고자 했는데 어째 다른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의 앙투안을 보면서 사람이 살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번득이는 두뇌와 지성을 가지면서 여유를 만끽할 수 없는 피곤한 삶도 완벽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바보의 삶이 행복하다고도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 소설이라는 느낌이 바로 올만큼 쉬운 듯하면서도 철학적 분위기가 내재되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낀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인종차별. 특히나 미국내의 흑인인종차별에 관련된 가장 충격적인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뿌리"이다. 그 때의 그 끔찍했던 기억은 그 후 흑인들을 볼 때마다 항상 마음속에 답답함이 자리하곤 했는데..이번에는 흑인 가정부에 대한 백인들의 차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밝고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일단 포스터부터 이 영화의 분위기를 단번에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녀들의 아슬아슬한 반란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포스터 문구를 보면서 그녀들의 반란은 무엇일까..새삼 궁금해진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3년. 그 시대의 미국내에 어느 정도의 흑인차별이 존재했는지 이 영화를 보면서 아주 잘 알 수 있게 되었는데, 백인주인들은 흑인가정부와는 화장실도 같이 쓰는 것을 절대적으로 꺼리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어린 자녀들은 흑인손에 맡길 수가 있었던건지.. 형편없는 월급에 주어진 일은 너무 많다. 청소,빨래,식사, 장보기 거기다 가장 주된 일 중의 하나인 백인아이 돌보기. 이러한 육체적인 고됨보다 그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자신들에 대한 차별이다.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물건으로 취급한다. 주인의 유언에 따라 다른 주인에게 넘겨지는..예전 노예제도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절대 대들지 말 것. 어떠한 말대꾸도 하지 말 것..흑인 가정부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지켜지고 있는 절대적 규칙이다. 자칫하면 일자리도 없어지고 당장 금전적 부분의 현실과 연결지어지는 만큼 그녀들은 어떠한 굴욕도 참고 견딘다. 그러나 그녀들의 내면에 꿈틀거리고 있는 자존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는데.. 그 시대의 일반적인 백인여성들과는 달리(돈 많은 부자집 남자와의 결혼. 가정부를 두고 편하게 사는 삶) 자신을 치장하고 결혼생활로 안주하는 대신, 직업여성의 길을 걷게 되는 스키터 . 신문사에 취직하고 칼럼을 쓰게 된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에서의 글을 쓰고자 한다. 바로 흑인가정부 입장에서 바라보는 가정부의 삶이다. 그러나 주인에게 잘못 보이는 것이 두려운 가정부들은 일체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용감한 두 여자만이 이에 동참하게 된다. 17명의 백인아이들을 키우며 정작 자신의 아들은 백인들에 의해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아픔을 지닌 '에이빌린'. 그리고 주인집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내쫓기게 된 '미니' 이 두 가정부의 용기에 힘이 더해져 점차로 흑인가정부들 사이에 일대 반란이 일어나게 된다. 백인이면서도 흑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옹호해 주려고 노력하는 주인공 스키터의 용기도 대단하다. 그녀는 흑인백인을 떠나서 자신을 어릴 때부터 몇십년간 엄마대신 키워준 흑인유모겸 가정부에게 말할 수 없는 사랑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러한 용기가 더욱 절실했던 것 같다. 당차고 똑똑한 스키터와는 다른 분류의 백인이긴 하지만, 또래 백인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백치미인듯하면서도 순수하게 느껴지는 셀리아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처음 맞아보는 흑인가정부(미나)에게 여러가지로 의지하며 밥도 같은 식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셀리나이다. 그녀의 남편이 알면 어쩌나 나중에 어떤 일이 터지려나 걱정도 됐는데 웬걸..너무 멋진 남편이 등장한다. 굉장히 우울하고 마음 아픈 소재임에는 분명한데 이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영화속에서 정원을 가꾸는 흑인남자의 모습도 잠깐 비추긴 하지만 이 영화는 순전히 여자들 이야기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와 시시때때로 모여서 식사하고 카드놀이를 일삼는 그 시대 여성들의 모습과 가치관도 엿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코믹스런 장면도 적절히 섞이고 장면장면도 예쁜 색깔이라 보고 나니 기분이 쿨~해진다. 원작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게 만드네~
자칫 제목만 보고 이 책은 20대를 보내거나 혹은 30대를 막 맞은 사람들에게 적당할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책이고, 지금 업무와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제목과 표지. 안도 쓰~윽 훑어보고는 순간적으로 소설인 줄 알았다. 여행에세이가 보통 이런 분위기로 만들어지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처음 몇 자를 읽어보니 와우~내가 좋아하는 여행에세이다. 이런 횡재가..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내용들이 다 이 세 여성의 1년동안의 여행이야기란 말이지. 앗싸~ 게다가 여행지를 대충 훑어보니 그냥 정형화된 세계여행이 아니다. 자~이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가 살펴보자. 남아메리카에서는 마추픽추 잉카 트레일, 아구아족에게 입으로 화살쏘는 법도 배우고 브라질에서는 멋지다고 생각했던 남자에게서 불쾌한 일도 당한다.(결국 이 인연은 나중에 다시 이어져 좋게 끝나지만) 주술사도 직접 만나보고 약도 마셔본다. 예전에 너무 재밌었던 코파카바나 라는 영화를 보고 그 곳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바로 이 책에서그 곳이 등장해서 아주 반가운 마음도 든다. 케냐에서는 그동안 꿈꿔왔던 자원봉사활동도 무려 한달간 실천하고 마사이족과도 만난다. 인도에서는 요가학교도 다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몽족마을을 등반하고 앙코르와트도 자전거로 구경한다. 인도네시아 섬 발리도 발도장 찍고~ 호주는 캠핑카로 여행하고 서핑캠프도 한다. 이 외에도 아주 다양한 여행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주인공 3명이 다 액티브하고 겁도 없어서인지 정말 다양하고 희한한 경험을 많이 시도하는것 같고 덕분에 읽는 나도 간접으로나마 재미를 느끼게 되고 사진한장 없어도 아주 흥미롭게 읽게 된다. 보통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여행을 함께 하다 보면 사이가 벌어지고 안좋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단기간도 아니고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다. 그 긴 시간동안 당연히 마음에 안드는 일도 있고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3명이라는 숫자는 이럴 때는 참 좋은 것 같다, 보통 3명이 각각 안좋은 경우는 없으니까..꼭 누군가는 중재자역할을 하게 되고 이들도 그렇게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여행을 이어간다.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혹은 정말 잘 나가는 뉴욕의 직장을 포기하고까지 이 여행을 결정하게 된 주인공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훌쩍 떠나고 싶거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는 욕망이 마구마구 솟을 듯 하다. 현재 자신의 나이가 몇살이던지 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굳이 긴 여행이 아니면 어떤가.굳이 해외여행이 아닐 수도 있다. 가까운 곳으로 단 며칠이라도 떠나보자. 삶에 있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솔솔했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다. 역시 이번에도 제목이 무척 재밌다. 이번 캐릭터는 수수께끼..에 비해 조금 더 코믹스럽고 재밌게 표현되어져 있어서 본격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유머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진 터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대학생 류헤이는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받게 된다. 사귀던 애인에게 차이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살해당하게 되는데, 그 전날 술자리에서 애인에게 차인 분풀이로 그녀에 대한 저주와 욕설을 퍼부은 행동으로 인해 이 살인사건에 있어서 더욱 많은 의심을 받게 된다. 그녀가 살해된 같은 날 비슷한 시각. 류헤이는 그녀의 아파트 바로 옆 모로 선배의 집에서 같이 영화를 보기로 약속되어져 있다. 그런데 함께 영화를 보고 술도 마신 후 샤워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간 선배가 욕실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현관문은 안쪽으로 체인이 감겨져 있어 범인이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 밀실 그 자체로 변해버린 선배의 집. 이런 상황에서 류헤이가 완벽한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니까 류헤이는 하루아침에 가까운 두 지인의 살해사건의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건의 살해사건현장이 서로 아주 가까운 위치이고 사건시각도 비슷하기에 더더욱.. 이제 류헤이가 기댈 곳은 누나의 전남편이자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는 탐정인 우카이. 하는 행동이며 사고방식이며 도저히 탐정의 냄새조차 느껴지지 않지만 막상 이 사건을 같이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날카롭고 재치있는 추리도 서슴치 않는. 이를 테면 탐정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게 된다. 그러나 아주 완벽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살인사건으로 용의자 류헤이를 쫓는 또 다른 주인공 콤비는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형사이다. 다른 사람은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오로지 류헤이만을 쫓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완벽한 형사는 아니구나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명쾌한 분석과 추리의 모습이 돋보인다. 이러한 구도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밀실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주요포인트로 내세움으로써 도대체 누가 범인인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작품 역시 캐릭터도 재밌고 가벼운 듯 하면서도 추리소설에서 꼭 있어야 할 요소들은 다 들어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만. 경부나 탐정이 추론하고 짚어나가는 요소요소에 대부분 납득이 가지만 한가지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 우카이 탐정의 추론 가운데, 모로 선배가 샤워도중 칼에 맞은 채 급히 안으로 체인을 걸어 잠그고 무의식적으로 칼에 찔리기 바로 전에 했던 행동 즉 샤워하는 상황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부분.잘 이해가 안간다. 아무리 칼에 찔려 당황스럽고 이성이 마비되었다고는 하지만 바로 옆방에 후배 류헤이가 있는데 도움을 청하지도 않고 칼에 찔린 상태로 다시 샤워하기 위해 샤워실로 들어갔다는 추론은 글쎄...정말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는 걸까...
지금까지 많은 홀로코스트 책을 읽어왔고 읽을 때마다 그 끔찍함과 잔인함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는데 특히 이번만큼 감동적인 느낌은 처음인 것 같다. 이 책은 이레네라는 한 여성이 자신이 살았던 폴란드 마을에 독일군이 점령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와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많은 유대인들을 구해준 과거에 대한 회고록이다. 그 당시의 이레네의 모습과 그녀로 인해 죽음에서 벗어나게 된 유대인들의 사진까지 있어서 그 느낌은 훨씬 더 생생하다. 실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적이고 숨막히는 도피생활은 마치 소설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레네 구토브나는 진정 용기있는 여성이다. 그 어느 누구도 이 같은 용기있는 행동을 하기는 결코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독일군 장교식당에서 일하며 수많은 정보를 유대인들에게 전달해주고 음식,의복의 공급은 물론이거니와 유대인들이 숲으로 탈출하는 걸 도와주기도 한다. 독일장교의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는 장교식당에 숨어 지내던 12명의 유대인들을 장교집의 지하실로 옮겨가게 하고 그 곳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들을 돌보아준다. 그 과정에서 끔찍한 거래도 이루어지지만 이레네는 자신의 희생과 유대인 친구들의 생명을 맞바꾸게 된다. 그냥 주어진 현실에서 가만히만 있어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충분히 안전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희생을 치르며 열 두 명의 유대인들을 끝까지 살려낸 이레네의 용기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 그녀의 주변에는 비록 독일인이지만 그녀의 그러한 행동을 눈감아주고 암암리에 도와주는 양심적인 독일인들의 힘도 컸다. 이레네는 비록 홀로코스트로 부모님을 잃지만 열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되었고 그 때 태어난 아기를 비롯한 그들의 후손들이 폴란드 혹은 세계 각지에 지금도 살아있다고 생각하니 새삼 이레네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하지 실감할 수 있겠다. 정말로,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을 위한 올해의 책과 뉴욕 공립도서관 선정 십대를 위한 추천도서 로 선정이 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서야 우리나라에 번역이 된게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소개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에게 홀로코스트의 대표적 명작으로 꼽히는 "쉰들러 리스트"의 그 실존인물의 이야기못지 않게 많은 느낌을 선사해줄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