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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자, 혼자 떠나는 유럽
유경숙 글 사진 / 끌리는책 / 2011년 10월
평점 :
내겐 너무나 매력적인 유럽여행기이다. 사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그다지 당기지는 않았던 것이. 서른이니, 혼자 라느니 이런 단어가 붙어서 아주 좋았던 책이 별로 없었기에..
그리고 약간 수박겉핥기 식의 유럽의 여기저기를 그냥 구경시켜주는 책일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완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이야기인 것을..유럽에 유명한 명소가 여기저기 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많이 접해왔던 내용이기에 그런 내용 말고. 다양한 유럽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진정한 유럽을 느끼고 싶었는데 이 책이 딱 그러하다. 유럽이 굉장히 잘 느껴진다.
너무 부러운 것은, 비록 일과 관련해서라고는 해도, 현지인의 집에 일정기간 머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그에 따라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 정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이렇게 며칠이라도 현지인의 집에 머무는 것이 그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나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기에 마냥 부러운 마음 뿐이다.
그리고 참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유럽을 바라보고 분석하고 있다.
동양여자를 좋아하는 유럽남자에 대해, 저자의 직업과 관련해서 유럽의 다양한 축제와 황당한 공연에 대해,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 등등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읽어온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생각하는 여행기라고 해야 할까..그렇다고 심오하다거나 그런 주제로만 일관되는 것도 아니다.
현지인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 그리고 여러가지 사건들 사이사이에 이러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책소개 그대로 결코 축제이야기만 들어있지 않은, 만남 소중한 인연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해외에서 만난 수많은 한국의 싱글여성들을 통해, 순간적인 충동으로, 혹은 너무 힘들어서 회사 다 때려치우고 떠나는 여행이 생각만큼 달콤하거나 행복하지만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래. 그 수많은 여행자들 중에서 이렇게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 여행이야기를 들려주고 너무도 부러운 마음을 갖게 하는 그런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 여행의 끝과 여행후의 생활이 그 전보다 안좋은 사람도 수없이 많을 꺼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설프게 흉내낸 여행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도 있고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깨닫게 된 연륜이랄까..그런 것을 저자에게서 느끼게 된다. 많은 공감이 가고 참 재미나게 읽은 여행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