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드 - 대실 해밋 단편집 틴 하드 1
대실 해밋 지음, 김다은 외 옮김 / 린틴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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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이 스페이드 대실 해밋 인가 싶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 새뮤얼 대실 해밋' 이라는 작가가 쓴 '스페이드' 라는 책이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궁금해 찾아봤는데, 책도 책이지만 일단 이 작가에게 무척 흥미가 생겼다.

아마도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이 작가의 이름을 거의 알테지만, 난 추리소설 초보자 수준이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국식 하드보일드' 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이 작가의 소설들은 이후에 나온 수많은 통속 소설과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역사상 가장 멋진 미스터리 소설을 쓴 작가로 소개되고 있다.  오!!! 이번 기회에 내가 손에 꼽을 정도로만 알고 있는 고전 추리소설 작가의 반열에 한 명을 더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책을 받아본 순간, 흔히 생각하는 책의 사이즈보다 작아서 황당(?)하기까지 하고, 안의 글자들도 작아서 무척 특이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분위기에 빠지다 보니, 출판사측에서 이 작품의 컨셉에 딱 맞는 스타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드보일드' 라는 장르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작품을 읽으면 그 독특한 느낌을 알 수 있다.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에는 그의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왔던 추리소설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추리하는 과정, 심문하는 과정, 대화 방식 등등이 매우 간결하고 단도직입적이다. 어찌 보면, 치밀하지 않고 다소 무턱대고 밀어붙이기식(?)의 수사과정을 엿볼 수도 있는데, 또 이것이 이 작가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매력이라는 생각도 든다.

4편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 교수형은 한 번뿐 > 이다.  이런 식으로도 사람을 속일 수 있구나 !!! 라고 감탄할 정도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범죄의 내용이 기발나다. 


각각의 내용들은 쉽게 읽힐 것 같았는데 또 의외로 머리를 쓰게 만든다. 너무 만만하게 본 듯 하다. 

작가가 실제로 탐정회사의 현장요원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이미지를 혼자 상상해보고 작가의 사진을 찾아보니, 내가 작품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작품 속 주인공인 사립탐정 ' 스페이드 ' 딱 그 이미지이다.


린틴틴 출판사에서 틴 하드 1 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이 출간되었는데 아마도 이 시리즈로 계속 출간될 예정인 듯 싶다.

사립탐정 '스페이드' 캐릭터를 기억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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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틴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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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리옌첸 지음, 정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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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방 ' 너무도 직선적이고 섬뜩한 제목과 띠지만 보고도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여느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 소설보다 더 리얼하고 더 세세하고 더 임팩트가 강하다. 

단순히 뼈에 대한 분석이나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죽음에 관련된 모든 것 (죽은 후의 인체의 변화과정,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에 따른 시체 분석 둥 )그리고 마치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내용도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법의인류학자 라는 직업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법의학자는 시체에서 사망 원인을 찾고, 법의인류학자는 뼈에서 사망의 종류와 원인을 찾아낸다고 한다. 즉, 부패가 시작된 시체를 다루는 직업이 법의인류학자인 것이다. 얼핏 보면 비슷한 것 같아도 분석하는 분야가 전혀 다르다고 한다. 

 

2018년 넷플릭스에서 방영되었던 < 칼날 위에 서다 > 라는 다큐를 예로 들면서, 의료용 삽입물이 경우에 따라서는 인체에 얼마나 큰 해를 입히는지 경고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이 지금처럼 많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각종 약품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이야기하고 있다. - 1800년대 영국의 성냥 공장의 노동자들의 '인 중독성 괴사'로 인한 턱뼈의 괴사 사례, 19세기에 벽지,페인트,옷감에 씌였던 비소에 의한 중독 사례, 1950년에 임신부의 입덧을 해소하는데 사용되었던 약물 탈리도마이드로 인한 높은 기형아 발생률 사례 등.

 

시체가 유골이 되기까지의 단계를 설명하는 부분은, 어떤 부연설명 없이 부패된는 과정을 객관적으로 깔끔히 설명되어 있는데, 이것은 소설이 아닌, 실제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라 더욱 리얼하고 섬뜩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그 당시의 기준으로) 외모를 인위적으로 바꾼 사례도 들려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전족, 19세기의 코르셋, 태국 치앙마이의 카렌족이다.  

    

특히,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남미 에코도르의 슈아족의 '싼사'라는 풍습인데 사람이 살해당하면 그 영혼이 머리 안에 갇힌다는 믿음으로 인해, 적의 머리를 이 싼사라는 풍습에 이용했는데 그 방법이 참으로 엽기적이다. 두개골을 끄집어 내고 살,귀,코의 연골 제거, 눈꺼풀과 입술 꿰매는 작업을 거친 후, 한두시간 정도 끓인다. 그 후 머리안에 모래와 돌을 집어넣고 다시 건조시킨다. 이 작업 후 성대한 잔치를 연 후, 이 머리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사용되거나 버려진다고 한다.    


저자는 해부학을 수행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인체 구조를 배우는 것이 아닌, 삶과 죽음, 인간의 본질, 존엄성 등 철학적인 문제까지 다루는, 매우 깊이 있는 분야라고 한다. 

'뼈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한때 우리 곁에 살아 숨쉬었던 사람'이라는 문구가 맘에 와 닿는다. 

책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를 알아가는 재미는 언제나 새롭고 신기한데, 특히 이 "뼈의 방'을 통해 알게 된 인간의 죽음과 뼈, 그리고 그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오래 기억될 듯 하다.

 

 

[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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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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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여성의 자기 성찰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리얼하고 섬세하게 다룰 줄 아는 소설가”라는 평가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이자, 오프라 윈프리가 “내가 가장 영감받은 21세기 작가”라고 극찬한 '켈리 함스' 의 소설을 읽어볼 기회를 가졌다.

처음에는 제목과 책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이, 다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영미소설? 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 의외로 재미있고 경쾌하고,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내용들이 팍팍 공감이 간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특히 엄마의 입장은 세계 공통인듯 싶다. 

가정을 버리고 말없이 떠난 남편이 3년만에 돌아와서 그동안 못다한 남편, 아빠로써의 의무를 다하고자 애쓰는 설정은 약간 공감이 가진 않지만, 이 부분만 배재하고 본다면, 전체 내용은 엄마의 위치, 특히나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엄마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주인공인 에이미 바일러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돌아온 남편이 아이들을 봐준다는 제안을 그닥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여차여차해서 결국에는 처음으로 아이들을 떠나 혼자 뉴욕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가지게 된다. 

뉴욕에서의 숙소도 문제가 생겨서, 생각지도 못한 최고급 호텔에서 누리는 호사스런 생활 !!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이 경험을 표현하는 방법도 정말 재미나고, 막상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처음엔 행복하고 들뜨고 지금까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자 하지만, 자꾸만 아이들이 생각나고, 자신만이 아이들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아이들이 남편을 잘 따르는 것을 보고 느껴지는 소외감,아이들한테 엄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고..이러한 심리 묘사가 심각하지 않게, 오히려 유쾌하게 보여지는데 의외로 독자로 하여금 절대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읽은 여성 특히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라면, 주인공이 누리는 멋진 도시에서의 새로운 자유시간과, 남편이 아닌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잘생긴 남자와의 하룻밤의 일탈(이 책에서는 이혼만 안했을 뿐, 사실은 이혼부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불륜으로 보여지지 않아서 그런 부분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이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질 것이다.


한편의 로코를 보는 듯하고, 참 오랜만에 유쾌하고 재미난 소설을 만나서 독서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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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 -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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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복잡하게 굴리면서 읽게 되는 추리소설이나, 긴장감을 느끼며 읽게 되는 대부분 벽돌 수준의 두께를 자랑하는 스릴러 소설이나, 꼼꼼히 읽게 되는 인문학 에세이 등을 내리 읽다 보면 가끔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국내소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품을 좋아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다. 

야구 시즌이면 퇴근 후 어김없이 잠실 운동장으로 출근을 하고, 안되면 집에서도 야구를 즐겨봤었기에 이런 야구소설은 언제나 좋다. 


이 책도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야구소설이고, 야구와 연관된 인생을 사는 3명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고졸 최고의 연봉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100년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한 실력을 가진 투수 혁오 !

그러나, 자신과 연관됐다고 믿는 지인의 사고 이후 트라우마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거기에 대해 승부조작이라는 의혹까지 받게 된다.


혁오와 같이 중학교 때 야구부에서 활약했던 준삼! 그러나 고등학교 이후 일반인의 길을 걸으며 증권회사에 취직하고, 사회의 부조리에도 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안주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였던 기현은, 야구부에 여자가 없다는 이유로 선수의 길은 포기하고 대신 스포츠 신문의 기자가 된다. 그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자 열심히 뛰어나니던 중, 야구계의 승부조작이라는 특종의 기회를 잡게 되면서 혁오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된다. 


이 세 주인공들은 각자의 세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이지만, 자신의 실력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이 사회는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온갖 부조리와 불평등, 편견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오더라도 한발짝 물러나고, 희생하는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다. 

조금 돌아서 가도 좋을 듯 하다. 불펜의 뜻이 ' 야구에서 시합 중에 구원투수가 경기에 나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곳'인 것처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앞만 내다보지 말고, 불펜에 잠시 머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한창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 한겨레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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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너프 -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
다니엘 S. 밀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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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생존의 허점 고발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새롭게 해석한 문제작 ! " 이 책을 소개하는 한구절이고,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 이 책의 부제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그에 관한 책은 읽은 적이 없지만 학창 시절 때 하도 많이 들어서 간략하게는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바로 지금까지 현대인들이 당연시 여겨왔던 이 진화론에 이론을 제기하고 나선다.


책 표지에 기린 그림이 있어서 왜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자 마자 그 궁금증은 바로 해소가 된다.

적자생존을 바탕으로 하는 진화론에 반기를 드는 예로 저자는 기린을 꼽고 있다.

기린의 긴 목은 높은 곳의 먹이를 잘 먹기 위해 진화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먹이가 부족한 건기 때는 낮은 풀을 먹고, 오히려 먹이가 풍성한 우기 때 높은 곳의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기린의 긴 목, 짦은 뒷다리, 커다란 몸통, 그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은 머리. 과연 진화론자의 끊임없는 연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들이 진화론도 제대로 읽지 않은 나에게는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 책에서 얘기하는 주된 내용은 결국 이렇다.


자연의 개체에 열성과 우성을 논하는 것은 인간 중심의 이론에 불과하며, 새로운 것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인간의 기준에서 적합한 이론이라고 얘기한다. 오히려, 자연은 정체를 좋아하고, 또한 진화하기를 원하는 자연의 존재는 없다는 것, 인간은 만족할 줄 모르는 반면, 자연은 어느 정도만 갖추고 있으면 '충분하다'고 받아들인다. 자연에서 도태된 돌연변이도 자연은 거두어 수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이 저자가 제목으로도 말하고 있는 'Good Enough " 즉, 최고만 살아남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 기본만 갖추고 있으면 살아나가는데 있어서 충분히 훌륭하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이야말로, 우열반을 가려 수업을 하고, 외모, 성적, 돈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 !! 만을 외치는 우리 인간들에게 적용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역사도 시대가 지나면 재평가되고, 우리가 알고 있었던 사실이 결코 사실이 아닌 일이 많은 것처럼,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왔던 이론도 이렇게 재해석되고 새로운 이론이 나오는 걸 보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하다.

이 책으로 인해, 다윈의 진화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다산사이언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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