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현대 여성의 자기 성찰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리얼하고 섬세하게 다룰 줄 아는 소설가”라는 평가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이자, 오프라 윈프리가 “내가 가장 영감받은 21세기 작가”라고 극찬한 '켈리 함스' 의 소설을 읽어볼 기회를 가졌다.

처음에는 제목과 책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이, 다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영미소설? 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 의외로 재미있고 경쾌하고,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내용들이 팍팍 공감이 간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특히 엄마의 입장은 세계 공통인듯 싶다. 

가정을 버리고 말없이 떠난 남편이 3년만에 돌아와서 그동안 못다한 남편, 아빠로써의 의무를 다하고자 애쓰는 설정은 약간 공감이 가진 않지만, 이 부분만 배재하고 본다면, 전체 내용은 엄마의 위치, 특히나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엄마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주인공인 에이미 바일러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돌아온 남편이 아이들을 봐준다는 제안을 그닥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여차여차해서 결국에는 처음으로 아이들을 떠나 혼자 뉴욕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가지게 된다. 

뉴욕에서의 숙소도 문제가 생겨서, 생각지도 못한 최고급 호텔에서 누리는 호사스런 생활 !!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이 경험을 표현하는 방법도 정말 재미나고, 막상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처음엔 행복하고 들뜨고 지금까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자 하지만, 자꾸만 아이들이 생각나고, 자신만이 아이들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아이들이 남편을 잘 따르는 것을 보고 느껴지는 소외감,아이들한테 엄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고..이러한 심리 묘사가 심각하지 않게, 오히려 유쾌하게 보여지는데 의외로 독자로 하여금 절대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읽은 여성 특히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라면, 주인공이 누리는 멋진 도시에서의 새로운 자유시간과, 남편이 아닌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잘생긴 남자와의 하룻밤의 일탈(이 책에서는 이혼만 안했을 뿐, 사실은 이혼부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불륜으로 보여지지 않아서 그런 부분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이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질 것이다.


한편의 로코를 보는 듯하고, 참 오랜만에 유쾌하고 재미난 소설을 만나서 독서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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