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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평점 :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보는 스티븐 킹의 소설이다. 일반적으로 소설은 500페이지는 넘어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중단편은 거의 읽지 않는 내가, 오로지 '스티븐 킹' 이라는 이름만 보고 중단편집을 선택했다.
예전에도 이 작가의 중단편집이 꽤나 인상적이었고, 특히나 이 작가의 중편은 웬만한 다른 얇은 분량의 한 권의 소설보다 더 긴 중장편의 느낌마저 들어서 읽을 맛이 난다.
이 책에는 총 4개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 해리건 씨의 전화기 > 어린 소년 크레이그는 한 재력가 노인인 해리건에게 책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둘 사이에는 조금씩 우정이라는 감정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해리건씨가 죽은 후, 크레이그는 해리건씨한테 선물했던 스마트폰을 그의 관속에 몰래 숨겨놓는다. 그 후에, 크레이그는 해리건씨가 그리운 마음에 무작정 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데..그 후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4편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몰입해서 읽었고 해리건을 향한 소년의 그리움이 참 애잔하게 느껴지면서도, 핸드폰과 연관된 부분에서는 소년이 행한 그런 시도는 실제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에 오싹한 느낌마저 든다.
< 척의 일생 > '39년동안의 근사했던 시간! 고마웠어요 척! 소설 내내 이 문구가 꽤나 등장한다. 전세계가 지진과 지구종말을 앞두고 전기공급도 안되고 식량도 부족한 암울한 시기에, 마을 곳곳의 광고판에 뜨는 이 문구! 그러나 정작 마을 사람들은 이 '척' 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
과연 그는 누구이며 이 문구는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 피가 흐르는 곳에 >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아웃사이더'의 후속작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작품을 읽진 않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데는 무리가 없다. 탐정 사무소 소장인 홀리는 중학교 폭발사건에 대한 뉴스특보를 보던 중, 현장기자인 체트 온도스키라는 인물을 마주한 후, 그의 존재에서 자꾸만 뭔가 의심스러운 부분을 느끼게 되면서, 그의 뒷조사를 해나가는데..
중반까지는 그렇다할 만한 큰 긴장감 없이, 홀리가 체트 온도스키라는 인물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따라 읽어내려가는데, 결말 부분에서 강한 임팩트 한방 !! 갑자기 전작인 '아웃사이더' 가 궁금해진다.
< 쥐 > 한적한 시골에서 글 쓰는 작업을 하던 작가 드류가, 태풍으로 꼼짝 못하게 된 상황에서 커다란 쥐를 만나게 되고 그 쥐가 제안하는 거부할 수 없는 거래 !!
조금은 익숙한 소재임에도 스티븐 킹이 쓰니까 이것이 또 웬지 독특하고 오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매 작품의 소재가 무척이나 특이해서, 한번 읽으면 좀처럼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이 스티븐 킹의 작품이 갖는 힘이자 매력인 것 같다.
한번 이 작가의 작품에 빠지면, 아마도 쉽게 빠져나오기는 힘들듯...이런 무궁무진한 소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직 70대 중반이시니,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우리 독자들에게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읽는 행복을 오래도록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