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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 요리 전문가부터 미식가까지 맛을 아는 사람들을 설레게 할 이야기
장준우 지음 / 북앤미디어디엔터 / 2021년 11월
평점 :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의 표지를 만나니 이 책을 받는 순간부터 기분이 참 좋다. (물론 모든 책을 받는 순간은 항상 행복하지만..)
아..그런데 이 책을 출출한 밤에 읽은 건 큰 실수였다.
크고 선명한 맛난 음식 사진들이 계속 나오는 통에 책장을 넘기기가 곤혹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음식 사진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다.
바로 저번주에 과일 이야기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서른 가지의 특별한 음식 여행 에세이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번째 '매력적인 식재료'에서는 우리에게 흔한 호박,오이 등에서부터 후추, 버터,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특히 나에게는 낯설기만 한 아티초크와 샤프란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이 극혐인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사실을 나는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저자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먹어본 오이를 넣은 칵테일과 오이를 곁들인 볶음밥 나시고렝 이야기를 접했을 때에는, 내가 살았던 곳이기에 오이를 곁들인 이 음식들을 당연시 여겨왔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흔한 건 아니었나보다.
아티초크는 단어만 들어봤지 그것이 꽃인지, 채소인지 뭔지는 전혀 몰랐었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아티초크의 생김새와 그 정체(한 엉겅퀴의 꽃봉오리)를 알게 되었다.


두번째 '음식의 속사정' 에서는 카레, 추로스, 케밥에서부터 비둘기 스테이크, 푸아그라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장어젤리, 처트니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케밥 하면 당연히 터키만 생각났는데, 여기서 소개하는 케밥은 베를린 케밥이다. 왜 터키의 케밥이 베를리너들의 소울푸드가 되었는지..
1961년 서독과 터키가 노동자 이주협약을 맺은 이후, 독일에 터키인이 대거 몰리게 되었고 많은 터키음식 가운데 특히 케밥은 햄버거보다 푸짐하면서 양도 많아 베스트푸드 1위가 되면서 한끼 식사용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어젤리는 열량도 높고, 만들기도 쉽고, 먹기 편리해서 노동자들이 사랑하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런던에만 100여개 했던 식당수가 지금은 열 곳도 채 안될 정도라 150년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 다고 한다. 장어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장어젤리의 전통을 생각해볼 때 웬지 아쉽기만 하다.
세번째 '낯선 듯 익숙한 세계의 맛' 에서는 스페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의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익숙한 요리도 있지만 생돼지고기를 빵에 발라먹거나 빵사이에 끼워 먹기도 하는 메트라는 독일 음식은 생각만 해도 비릴 것 같은데, 의외로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게 입 안에서 맴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콩 발효 음식인 '템페'를 이 책에서 보니 반갑고 새삼 그립다. 강정같이 생긴 이 템페는 발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서민음식의 구성 가운데 하나인데 맛은 심심하지만 여러가지 조리방법으로 맛이 가미되면 고소하고, 특히 채식주의자들이 많은 발리에서는 이 템페의 용도는 무한하다.
다양한 음식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데, 그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곁들여지니 너무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소개된 음식을 서울에서 먹을수만 있다면, 조만간 일부러 찾아가서라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디엔터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